스윗, 알로 등 한국계 4세대 협업툴 업체들이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10대 그룹에 제품을 공급하거나 소프트뱅크를 통해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 식이다.

협업툴은 줌, 슬랙처럼 원격 근무에 도움이 되는 소프트웨어다. 4세대 서비스는 메신저, 일정 공유, 전자결재 등으로 흩어져 있던 업무 기능을 한 화면에 연결해 ‘업무 허브’ 역할을 하는 게 특징이다. 엔데믹에도 불구하고 원격 근무가 대세가 되면서 대기업들이 4세대 협업툴 업체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업툴 신흥 강자들, 줌·슬랙 아성 넘본다

대기업이 먼저 ‘공급 요청’

24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협업툴 업체 스윗은 국내 10대 그룹에 속한 복수의 기업과 협업툴 서비스와 관련해 협의하고 있다. 서비스 공급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윗은 조쉬 리(이주환) 대표가 2017년 공동창업자들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한 업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협업 계약을 했고 트위터, 메타플랫폼 등에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한 에듀테크 기업과도 계약이 성사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고객인 한 국내 대기업과는 계열사까지 제품을 서비스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알로는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최근 소프트뱅크그룹 소속 무역·유통 계열사인 소프트뱅크커머스&서비스와 일본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9월 그룹 연례행사에서 ‘소프트뱅크가 주목하는 기업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으로 알로를 소개하기도 했다.

알로는 레이 홍(홍용남) 대표 겸 공동 창업자가 201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했다. 사무실에 주요 일정을 적어놓고 회의 때 쓰는 화이트보드에 착안해 소프트웨어 기능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줌,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에서 60억원을 투자받았다. 국내 한 대형 IT업체와의 협업툴 공급 계약이 성사 직전인 것으로 전해졌다.

엔데믹에도 수요 급증

협업툴은 과거에도 있었다. 사내 전자결재 시스템이 1세대, 사내 이메일 등은 2세대 협업툴의 범주에 속한다. 관심이 커진 것은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재택근무가 보편화하면서다. 화상회의에 특화된 줌, 메신저에 강점을 지닌 슬랙 같은 3세대 협업툴이 이름을 알린 것도 이때다. 세계 1위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는 2020년 슬랙을 277억달러(약 36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스윗, 알로 등의 협업툴은 메신저, 화상회의 등 3세대 서비스의 강점을 한데 모았기 때문에 4세대로 불린다. 최근 대기업의 4세대 협업툴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조쉬 리 대표는 “기업들이 원격 근무를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진지하게 찾고 있다”며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위해 엔지니어들이 밤을 새워 일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도 커질 전망이다.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협업툴 시장은 2021년 172억달러(약 22조원)에서 2028년 407억달러(약 53조원)로 연평균 13.2% 성장할 전망이다. 레이 홍 대표는 “일본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장 규모가 연 20% 이상 커지고 있다”며 “일본 기업 고객을 위한 다양한 판매활동 및 제품 개발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