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기후테크 시장 뜬다”…ADB가 투자한 전 세계 스타트업

“아시아 기후테크 시장 뜬다”…ADB가 투자한 전 세계 스타트업

한국 이그린글로벌, 미국 스카이캐치, 독일 누벤츄라 등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자국에서 탄소배출 감축 성과와 잠재력을 입증한 기후테크 기업들은 아시아태평양 등 개발도상국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설립한 벤처투자기관 ADB벤처스는 국내 임팩트 투자사 소풍벤처스와 'ADB벤처스가 전망하는 아시아 기후테크 시장의 미래'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19일 개최했다.

김민수 ADB벤처스 심사역은 발제자로 글로벌 지향성을 가지고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대표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소개했다.

김 심사역은 “파리협약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기후기술 벤처캐피탈(VC)·사모펀드(PE) 투자가 급증해 2016년 66억달러에서 지난해 500억달러로 8배 가까이 성장했다”면서 “전 세계 기후테크 자금의 4% 미만이 아시아 개도국(중국 제외)에 투자됐다”고 아태지역 투자확대 배경을 밝혔다.

ADB벤처스는 주목할만한 기후테크로 △한국 이그린글로벌(E Green Global:첨단 농·생명과학 벤처기업) △미국 스카이캐치(Skycatch:건설 및 토목 인프라 설계·시공·관리 온실가스 배출 감축 스마트 건설 스타트업) △독일 누벤츄라(Nuventura:온실가스 SF6 저감 스타트업) 사례를 소개했다.

이그린글로벌은 세계 최초로 작은 크기 무병씨감자(MCT)를 무균 환경에서 상업적 규모로 생산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조직 배양기술로 무균 식물공장에서 MCT를 연중 대량 생산한다. 단기간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씨감자를 생산할 수 있다. ADB벤처스는 지난해 국내 농생명 기술기업 이그린글로벌에 25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그린글로벌은 아태 지역 개발도상국 시장에 진출하는 한편, 감자뿐 아니라 고구마, 카사바, 양파, 마늘 등 작물의 기술 개발을 위해 투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스카이캐치는 자체 개발한 드론 측량·분석 플랫폼으로 대규모 복합 건설 프로젝트 현장 관리효율을 높여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다. 기후 전문가들은 건설·토목·광업 분야에서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0% 이상이 나온다고 진단하고 있다. 스카이캐치는 비효율적인 현장 운영, 잦은 지연, 재작업, 낭비가 이뤄지고 있는 아태 개도국 시장에 2㎝ 이하 정확도의 레이저 스캔 디지털 3차원(3D) 모델을 저가에 제공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현장을 지속적으로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어 업무효율을 크게 개선해 온실가스 감축을 지원한다.

누벤츄라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온실가스로 꼽히는 육불화황(SF6)을 제거하는 개폐기 기술을 개발했다. 회사는 SF6를 건조 공기로 대체하는 중압(MV) 가스 절연 개폐기(GIS)를 제조한다. 누벤투라는 특허기술로 연간 약 1억대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SF6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회사는 ADB벤처스 등으로부터 시드 투자 유치를 계기로 아시아 지역을 SF6 무배출 에너지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김 심사역은 “이그린글로벌, 스카이캐치, 누벤츄라 등 기후테크 기업의 탄소배출 감축량을 ADB 등 국제기준으로 평가해 투자여부를 결정한다”면서 “지원대상이 되면 ADB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국적개발은행(MDB)·투자사와 연결하고 시제품 개발, 스케일업 등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김민수 ADB벤처스 심사역이 19일 온라인으로 열린 세미나에서 아시아 대표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소개했다.
김민수 ADB벤처스 심사역이 19일 온라인으로 열린 세미나에서 아시아 대표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소개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