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는 12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업무계획에 중소·중견·대기업 간 급격한 지원격차, 기업규모 중심의 기업 지원체계 등 기업성장에 역행적인 인센티브를 개편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중소·중견기업 지원책을 '성장 촉진형'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개편방안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조만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중견기업이 산업 생태계의 핵심 연결고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4000억원 규모의 민관합동 펀드도 만든다. 정책자금 1000억원과 희망 중견기업의 출자를 더해 2027년까지 조성한다는 목표다. 내년부터는 중견기업이 주도하는 협력형 연구개발(R&D)인 '중소·중견 상생혁신 R&D'도 새로 추진한다.
산업부에 따르면 국내 중견기업은 2017년 말 4468곳에서 2020년 말 5526곳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0년에는 중소기업 643곳이 중견기업으로 새로 진입했다. 그러나 중소·중견기업계에서는 여전히 성장을 거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규모를 키우면 온갖 규제에 시달려야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나 각종 세제혜택 등 그동안 받아온 메리트를 포기해야 하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지난 4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진입하자마자 온갖 규제를 떠안기는 고질적인 불합리를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규제개혁에 초점을 맞춘 기업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식의 지원책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 지원체계를 특정 시점에 중단하기보다는 규모에 비례해서 서서히 줄어들도록 하는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며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나눠서 지원하는 식의 규모에 따른 접근법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동준기자 blaa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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