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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2세 `슈퍼엔젤` 결성…美 한국계 스타트업 본격 투자

이상덕 기자
입력 : 
2022-07-10 15:09:19
수정 : 
2022-07-10 1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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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에 이유경 삼보모터스 사장
SB엔젤클럽 벤처투자조합 신청
사진설명
중견기업 2세 경영인 약 40명이 'SB엔젤클럽'을 결성하고 창립총회를 열었다
중견기업 2세 경영인들이 미국에 있는 한국계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초기 투자자 모임인 엔젤클럽을 결성했다. 실리콘밸리 투자 붐이 일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설립한 적은 종종 있지만, 국내 중견기업들이 공식 단체를 만들어 미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은 처음이다. 10일(현지시간) 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보모터스와 성우하이텍, 구영테크, 삼익THK, 한국OSG, 화신을 비롯한 중견기업 2세 경영인 40여명이 'SB엔젤클럽'을 결성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창립 총회를 열고 회장에 이유경 삼보모터스 사장, 부회장에 김대환 디자인엑셀러레이터 대표를 선출했다. 이른 시일내에 중소벤처기업부에 벤처투자조합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김대환 디자인엑셀러레이터 대표는 "그동안 개별적으로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라이머사제, 빅베이슨캐피털, 뮤어우즈벤처스, 알로이스벤처 같은 곳에 유한책임투자자인 LP로 참여했다"면서 "하지만 보다 큰 성장 동력 확보와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해 단체를 결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들이 개별적으로 투자한 금액은 3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대기업이 실리콘밸리 CVC를 만든 것처럼 이제는 중견기업도 동종기업들 연합으로 출자해 대규모 펀드를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엔젤클럽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창업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 모임이다. 때문에 투자금액이 적게는 몇 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슈퍼엔젤'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중견기업 2세들이 본격적으로 미국에 진출한 한국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려고 하는 까닭은 스타트업과 협업해 제조업 중심의 사업구조에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접목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대기업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속속 CVC를 설립하는 추세다. 1999년 삼성벤처투자가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지사를 둔 이후 SK텔레콤아메리카스(2008년), 현크래들(2017년), LG테크놀로지벤처스 만도이노베이션실리콘밸리 (2018년), GS퓨처스(2020년)가 잇따라 설립됐다. 또 한국투자공사(KIC), KDB산업은행, 한국투자파트너스를 비롯한 금융권도 최근 진출했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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