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회계법인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4일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상반기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M&A 재무자문 부문에서 상위 5위권에 삼정KPMG와 삼일PwC, 딜로이트안진이 진입했다.

M&A 재무자문 부문은 과거부터 외국계 투자은행(IB)이 독식하는 모습을 보여왔으나 최근 들어 국내 회계법인의 성과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상반기도 상위 10곳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회계법인은 삼일PwC와 삼정KPMG 두 곳만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국내 중형 딜이 늘어나면서 회계법인들이 리그테이블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삼정KPMG는 올해 상반기에 23개의 딜을 맡으며 총 5조5천447억원의 M&A 재무자문 실적을 쌓았다.

삼정KPMG는 구승회 재무자문 대표가 이끌고 있다.

그 밑에 하병재 M&A리더와 이재현 RS 리더 등 부문별로 나뉜 7개의 본부가 있다.

지난해 김이동 센터장이 이끄는 M&A 센터를 새로 설립하며 M&A 자문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여왔으며, 약 40여 명이 소속돼 딜소싱과 아이디어 공유 등을 통해 고객에게 통합적인 M&A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조원이 넘는 두산공작기계 매각 딜에서 인수자 지엠티홀딩스 측의 자문을 단독으로 맡으며 선두권에 올라섰다.

그밖에 6천억원대 규모 딜인 스카이레이크가 티맥스소프트를 인수하는 딜에서 매각자 측을 도우며 실적을 쌓았다.

한화솔루션이 중국 닝보법인 지분을 출자해 만든 HCC홀딩스 지분 매각 딜에서 인수자 측인 해임달 PE에 자문을 제공했고, 두산인베스트먼트가 반도체 테스트 회사 '테스나'를 인수하는 딜에서도 인수자 측에 재무자문을 제공했다.

삼일PwC는 5조3천53억원의 실적을 냈으며, 가장 많은 33개의 딜 자문을 맡았다.

삼일PwC는 최근 인사에서 딜 부문 대표 자리에 글로벌 M&A 전문가로 평가받는 박대준 파트너를 앉히며 딜 부문 강화에 나섰다.

유상수 대표가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서비스팀과 마켓부문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프로젝트가 있을 때마다 해당 인력들이 투입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올해 상반기 삼일PwC는 조 단위 대형 딜부터 중·소형 거래까지 가장 많은 딜을 자문했으며, 특히 대기업의 신사업 동력 발굴 관련 자문을 많이 수행했다.

1조2천억원대 딜인 SK에코플랜트의 전기·전자 폐기물처리업체 테스(TES) 인수 딜에서 인수자 측의 재무자문을 단독으로 맡았으며, IMM PE의 한샘 인수 딜에서 씨티와 함께 인수자 측을 자문했다.

그밖에 한국미니스톱 매각 딜에서 매각자 측 자문을 단독으로 맡았으며, 어펄마캐피탈이 세아FS 등 세아그룹 계열사 3곳을 인수한 딜에서 인수자 측 재무자문을 맡았다.

딜로이트안진은 단 10건의 딜 자문만으로 4조8천588억원의 실적을 내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딜로이트안진은 IMM PE가 한샘을 인수한 1조5천억원 규모 딜에서 매각자 측의 재무자문을 단독으로 맡아 실적을 냈다.

1조2천억원이었던 이마트 성수점 매각 딜에서는 이마트 측을 도와 실적을 쌓았고, 그밖에 7천억원 규모의 알펜시아 매각 딜에서는 매각자 측에 재무자문을 했다.

2분기에는 대형 딜보다는 1천억원대 규모의 홈플러스 부산 연산점 매각 딜과 한화솔루션의 미국 폴리실리콘 생산기업 'REC실리콘' 인수 딜 등에 참여하며 실적을 쌓았다.

딜로이트안진의 재무자문본부는 길기완 본부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글로벌 PE의 자문을 수행한 1세대로, 과거 구조조정, 화학 산업부문 리더를 거치며 탄탄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길 본부장은 지난 2019년 5월부터 재무자문 본부를 맡은 후 다각화에 초점을 맞춰 조직을 이끌어왔으며, 산하에 딜과 부동산 자문, 위기관리 3개 부문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계법인의 장점은 글로벌 투자은행(IB)보다 촘촘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회계감사 등으로 인해 중소형 회사까지 네트워크가 넓다는 점"이라며 "금리 인상으로 M&A 시장규모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올 하반기에도 회계법인들이 자문시장에서 많은 역할을 것"이라고 말했다.

jyk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2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