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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엑시트 후 기업가치 더 오르도록…먹거리 발굴 올인” [PEF 릴레이 분석 20 BNW인베스트먼트]
반도체 제조경력 40년 김재욱 대표의 포부
420억투자 에코프로비엠
상장 시총 1조 넘어…최근 12조 몸값
엑시트 앞둔 성일하이텍 등 대박행진
AUM 5511억·IRR은 48% 투자성과
자금 마중물 넘어 기술노하우 전수도
김재욱 BNW인베스트먼트 사장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의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윤준희 상무, 김재욱 사장, 김유미 부사장, 김석주 상무. 이상섭 기자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해도 회사가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터전을 만드는 것이 투자의 기본 원칙이다.”

20일 김재욱 BNW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투자 철학을 밝혔다. 투자금으로 중소·중견기업에 성장의 마중물을 부어주는 한편 김 대표 만의 노하우를 전수해 한국의 강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반도체 제조 경력 40년인 김 대표는 삼성전자 사장을 역임한 이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BNW인베스트먼트를 세웠다.

▶자금+노하우, 중소·중견 기업 ‘든든한 파트너’자리매김=2013년 설립해 올해로 10년차를 맞은 BNW의 트랙레코드(운용 이력)를 보면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한 포트폴리오가 등장한다. 2차전지 소재 생산업체 에코프로비엠이 대표적이다.

BNW가 지난 2016년 420억원을 투자한 에코프로비엠은 2019년 시가총액 1조원을 훌쩍 넘기며 코스닥에 입성, BNW 또한 투자금의 5배에 달하는 수익으로 엑시트를 완료했다. 이후 에코프로비엠의 최근 시가총액은 약 12조원에 이르는 등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BNW는 신성장동력이 될 만한 기업을 발굴하고, 기술개발·생산증설 등으로 자금이 절실한 순간에 투자금을 투입해준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반도체 제조 전문가였던 김 대표의 노하우, 그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인재 영입 추천 등으로 회사의 역량 전반을 밸류업(value-up) 시킨다는 점도 강점이다.

누적 운용자산(AUM) 5511억원에 누적 내부수익률(IRR) 48%라는 투자성과도 주목을 받는 부분이지만, BNW의 손을 거쳐 간 회사들이 한국의 미래를 이끌 핵심 산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점이 출자자(LP)들의 호평이 쏟아지는 이유로 꼽힌다.

▶ “업황에 일희일비 안 해”단순 재무적투자자 넘어 전략적투자자로=BNW의 또다른 특징은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의 장점을 결합해 투자에 나서는 점이다.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김 대표를 필두로 투자대상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딜 소싱’에 나선다. 기술 문턱이 높은 반도체, 2차전지, 5G·통신, 신사업 내 소재부품장비 등에 중점적으로 투자를 단행할 수 있던 배경이다. 삼성SDI의 첫 여성 부사장으로 유명한 김유미 부사장을 최근 영입한 점도 새로운 강점으로 주목된다. 2차전지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BNW의 윤준희 상무는 “경영진에 기술 전문가들이 자리함에 따라 산업, 대학, 연구소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기업의 레퍼런스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투자를 단행한다”며 “산업, 인수합병(M&A), 회계법인, 벤처캐피탈(VC), 은행 등 다양한 분야의 BNW 구성원들도 투자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석주 상무는 “BNW는 산업의 방향과 흐름을 먼저보고 투자하는 것이 특징으로, 일례로 코미코 투자 후 반도체 업황이 안 좋아졌으나 일희일비하지 않았고 실제로 금세 회복됐다”며 “이런 선제적 투자로는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네패스 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BNW 투자 이후 네패스는 완전히 바뀌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와 협업하며 기술 역량도 크게 성장했다”며 “반도체 패키지 업체에서 국내를 넘어 세계 1위를 도전해보는 등 더 큰 비전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반도체 다음 먹거리는? “결국 소·부·장”=김 대표는 “우리나라가 산업화되던 시기에는 조선, 화학, 자동차, 핸드폰, 가전 등 모든 산업이 성장기를 누렸다”며 “액정표시장치(LCD)는 이미 중국으로 경쟁력이 넘어갔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뿐만 아니라 반도체도 위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후손들의 먹거리를 고민하다보니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산업을 단단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데이터 사이언스 등 신사업의 기반이 되는 반도체, 2차전지 등 소재·부품·장비 회사에 투자하게 된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BNW는 몇몇 펀드의 청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성일하이텍, 청담글로벌 등 최소 3배에서부터 많게는 10배정도의 수익이 예상되고 있다. 화려한 엑시트 성과를 가지고 올해 3000억원 규모의 신규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블라인드펀드는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을 모은 뒤 우량 투자대상이 확보된 다음 자금을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펀드레이징이 완료되면 누적 AUM은 약 8500억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김성미 기자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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