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업계 "바이오 기술특례상장, 해답은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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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업계 "바이오 기술특례상장, 해답은 매출"
  • 최광석 기자
  • 승인 2022.06.1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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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깃 시장규모 추정 근거 등 명확해야…"연말 상장 늘어날 것" 전망도

[프레스나인] 바이오벤처들이 강화된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문턱을 통과하기 위해선 사업 지속성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투자업계 조언이 나왔다. 향후 매출 계획을 뒷받침할 근거자료를 명확히 밝혀야 한단 얘기다.

기술특례로 상장한 바이오 기업들이 예상보다 사업성을 보이지 못하자 한국거래소가 매출 추정 근거 등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있는 데에 따른 조언이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은 14일 일산 킨텍스에서 ‘제약·바이오 사업개발연구회(K-BD Group) 2022년도 제1회 제약·바이오 사업개발전략 포럼’을 열고 바이오 업계의 투자 트랜드와 기업공개(IPO)에 대해 논의했다. 

신석호 신한금융투자 이사 사진/프레스나인
신석호 신한금융투자 이사 사진/프레스나인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기술특례상장에서 높았던 바이오 기업 비중이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메타보스 등 새로운 기술 트렌드 중심으로 기술특례상장의 업종이 다변화했단 것이다. 또 일부 상장 바이오 기업들의 임상 실패로 시장의 평가가 부정적으로 전환되고 실적 부진, 구설수 등으로 기술특례상장 기준이 강화된 탓도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바이오 기업들이 기술특례상장을 통과하기 위해선 기술을 바탕으로 한 향후 사업성과 매출 추정 근거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신약개발 기업보다 의료기기‧진단 기업들의 기술특례상장이 늘어난 이유도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고 있단 설명이다. 

신석호 신한금융투자 Directing Manager(이사)는 “거래소가 심사를 강화하면서 향후 매출 추정을 보수적으로 판단,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의료기기‧진단 기업의 상장이 늘었다”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등의 실적이 있는 기업들이 기술성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술을 바탕으로 한 매출 발생 가능성이 평가 포인트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 심사 방향을 고려한 상장 전략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유의미한 수준의 기술수출(license-out) ▲대형제약사와 공동 임상 및 연구 ▲안전성 및 유효성이 검증된 임상결과 ▲전임상 단계에서 임상 가능여부 및 효능 평가 등을 주요 요건으로 제시했다. 신 이사는 위 요건이 거래소 관계자가 마련해 내부적으로 공유한 내용이라고 귀띔했다. 

신 이사는 “최근 상장 미승인된 기업들을 보면 거래소가 10~20억원 수준의 기술수출은 인정하지 않는다. 적어도 100억 단위는 돼야 기업의 계속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선급금 비중을 높이거나 대형‧글로벌 제약사와의 계약 등 의미있는 수준의 기술수출이 있으면 좋다”고 말했다.

◆"상장 문턱 높지 않다"는 거래소…"연내 바이오 상장 늘어날 것"

거래소는 올 연말 바이오 기업들의 상장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가 바이오 기업에 대한 심사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심사기준이 공개된 이후 상장이 몰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거래소는 기술성평가 제도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신 이사는 “거래소는 ‘바이오 기업에 대한 상장 문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또 ‘바이오 기업에 대한 심사 기준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면서 “연말에 바이오나 의료기기 업체의 상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지수 BNH인베스트먼트 전무 사진/프레스나인
강지수 BNH인베스트먼트 전무 사진/프레스나인

강지수 BNH인베스먼트 전무도 상장 가능성 제고를 위해선 사업성 입증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비상장 때부터 단계적 중도기술료(마일스톤) 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괄된 기준을 적용하긴 어렵지만 상장 청구 시점에 2상 임상과 의미있는 기술수출 요건 정도는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투자 심리 위축이 지속될 경우를 대비해 선제적인 자금 확보 및 관리 노력이 필요하고 했다. 

투자 유치를 위해선 명확한 시장 정의와 경쟁 제품 연구 등의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항암제 시장은 크다’ 식의 두루뭉술한 서술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항암제 개발에 성공한다 해도 시장 점유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문적이지 못한 자료가 회사의 가치를 낮춘다는 게 강 전무의 설명이다. 

강 전무는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는 심사역들이 늘었고 이들의 눈높이가 생각보다 높다”면서 “(구체적이지 못한 투자계획서는) 회사의 고민이 적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개발하려는 약이 어느 적응증인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 전무는 “차라리 희귀질환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는 게 더 낫다”면서 “시장에 대한 고민과 경쟁 제품에 대해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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