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생존 훈련의 시간…'투자 혹한기' 극복 돕는 투자사들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등에 따른 경기부진 여파가 벤처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스타트업의 성지'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전세계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자금에 여유가 있는 투자사들도 보수적인 관점으로 전환하는 등 '투자 혹한기'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스타트업들로선 생존의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난관 속에서 성장 동력까지 마련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번 위기 국면을 통해 스타트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돈줄이 말라가는 역경에도 스타트업 발굴·육성, 투자에 힘을 쏟는 국내외 벤처캐피탈(VC)과 액셀러레이터(AC)들이 있어 주목된다.

1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투자사 안드레센호로위츠(a16z)는 지난 4월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a16z START'를 공식 출범한 뒤 전세계를 대상으로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정해진 규모는 없으며 혁신 스타트업들의 지원을 모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선발된 기업에는 최대 100만달러(약 12억원)를 투자한다. 지난해 베타 프로그램 때는 1000개 이상의 신청 기업 중 11곳을 선발해 투자했다.


애플과 에어비앤비 초기 투자로 유명한 세콰이어캐피탈은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아크(ARK)'를 선보였다. 선정된 기업은 세콰이어캐피탈 설립자·운영자와 교류하고 100만달러의 투자도 받는다. 아크는 우선 유럽에서 시작됐으며 올해 말 미국으로 확장된다.
조직개편, 액셀러레이팅 나선 국내 투자사들
국내 투자사들 중에서도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조직을 개편하거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마련한 곳들이 있다. 국내 VC 업계 2위(결성총액 기준) K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월 초기 스타트업 투자 전담조직 'KB파운더스클럽(KBFC)'을 신설했다.

KBFC는 지난 4월 KB캐피탈과 KB인베스트먼트가 투자에 참여한 300억원 규모의 'KB파운더스클럽 2022' 펀드를 결성하며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1호 펀드 투자가 완료되는 대로 올해 하반기 2호 펀드 결성에 나설 계획이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올해 하반기 초기투자팀을 AC로 떼어내 신설법인을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법인과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이 각각 초기-벤처-상장사 투자를 맡아 더욱 체계적인 투자 구조를 정립하려는 구상으로 보인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사 패스트벤처스는 배치(batch, 기수제) 기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FV START' 참가팀을 모집했다. 선발팀에는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 방식을 적용해 가치상한(Valuation Cap) 없이 30% 할인율만 적용되는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한다.

스타트업은 1억원을 이 조건으로 투자받고 프로그램이 끝나는 3개월 뒤에는 추가 2억원을 같은 조건으로 투자받을 수 있다. 패스트벤처스는 선발팀을 정부의 기술창업 투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도 추천한다.

팁스에 선정되면 기술개발(R&D) 최대 5억원, 창업사업화 최대 1억원, 해외마케팅 최대 1억원 등 총 7억원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START 선발 스타트업은 최소 1억원에서 최대 10억원의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딥테크 전문 투자사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스타트업의 양적·질적 성장을 돕기 위해 '포트폴리오그로스 팀'을 구성했다. 230여곳의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다양한 방면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지원 역할에 나선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관계자는 "사업 전반에 필요한 블루패밀리케어(공통 가이드)를 비롯해 외부 전문가와의 연결, 신속한 프로덕트마켓핏(PMF) 실현을 위한 컨설팅, 각종 오프라인 그로스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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