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07일 08:00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단독]베어링PEA, 롯데 등 제치고 PI첨단소재 새주인된다
홍콩에 본사를 두고 아시아 기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어링PEA가 글로벌 1위 폴리이미드(PI) 필름 제조 기업인 PI첨단소재의 새 주인이 된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PI첨단소재의 최대주주인 국내 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매각주관사인 JP모간은 베어링PEA를 회사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글랜우드가 보유한 지분 54.06%다.

베어링PEA는 가격은 물론 비가격적 측면에서도 우위를 보여 국내외 굵직한 대기업을 제치고 승리를 차지하게 됐다. 앞서 지난주 실시한 본입찰에는 베어링PEA 외에도 롯데케미칼, KCC글라스, 프랑스의 소재 기업인 알케마 등이 참여했다. 인수 금액은 약 1조3000억원이다. 매각 측은 이르면 이날 오후 베어링PEA에 지분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PI첨단소재는 당초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50대 50으로 합작 설립한 폴리이미드 필름 제조업체다. 연성회로기판(FPCB), 방열시트, 2차전지 등에 들어가는 폴리이미드 필름을 제조, 공급한다. 글랜우드PE가 이 회사 경영권 지분인 54.06%를 2019년말 6070억원에 사들였다.

PI첨단소재는 지난해 매출 3019억원, 상가전영업이익(EBITDA) 996억원, 당기순이익 64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0년에 비해 매출은 15.3%, EBITDA는 22.1%, 순이익은 53.4% 증가했다. 지난 3일 종가 기준 PI첨단소재의 시가총액은 1조4889억원이었다.

베어링PEA와 글랜우드PE간 거래는 이번이 두번째다. 두 회사는 2016년 4월 한라시멘트 지분 99.7%를 6300억원에 공동인수 한 바 있다. 당시 글랜우드가 4000억원, 베어링PEA가 1800억원의 자금을 댔다. 베어링PEA는 이듬해인 2017년 글랜우드의 보유 지분을 전부 인수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베어링은 회사의 기업가치를 키워 그해 말 아세아시멘트에 매각하면서 두 배 이상의 차익을 거뒀다.

베어링PEA는 필름 시장에서 PI첨단소재의 시장점유율을 추가로 높여 회사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킨다는 계획이다.

베어링PEA는 영국 베어링은행의 자회사로 출발했다가 지난 2000년 독립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 운용사다. 올해초 스웨덴 발렌베리가문 계열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EQT파트너스가 75억 달러에 인수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