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JB금융지주가 벤처캐피탈(VC) 인수에 성공했지만, 올해 들어 VC업권을 둘러싼 시장환경이 다소 비우호적으로 변한 점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한편 JB금융까지 VC를 확보함에 따라, 우리금융지주는 VC 포트폴리오가 없는 유일한 은행금융지주로 남게 됐다.

◇금융지주 VC 성적 주춤…JB금융, 480억 VC 인수 효과는

2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은 오는 3일 메가스터디로부터 벤처투자회사인 메가인베스트먼트 주식 396만주(지분율 약 99%)를 양도받을 예정이다.

메가인베스트먼트 396만주의 가치는 440억800만원~544억1천200만원의 범위에 있을 것으로 산출됐고, 실제 양수 예정가는 480억1천500만원으로 결정됐다.

메가인베스트먼트는 신기술사업자에 대한 투자를 주력으로 하는 VC다. 작년 매출액은 12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JB금융은 메가인베스트먼트가 모태펀드와 성장금융 등 정책금융과 협력도가 높은 점을 매력적으로 봤다. 이번 인수를 통해 JB금융은 숙원인 비은행 이익 기반 확대에 한발 더 나아갈 수 있게 됐다.

JB금융은 계열사로 전북은행,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 보험, 저축은행 등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아쉬운 편이다.

올해 VC업권 사업환경이 작년보다 비우호적으로 변한 점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시장 유동성에 힘입어 기업공개(IPO)도 활발했지만, 올해는 철회하는 회사가 잇따라 나오는 등 투자환경이 위축된 상황이다.

그 영향으로 금융지주사 VC 계열사들의 순이익도 주춤했다. KB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스, 하나벤처스, BNK벤처투자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7천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줄었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벤처투자는 이익이 경상적으로 발생한다기보다 투자시장 상황에 따라서 왔다 갔다 한다"며 "올해 VC 업황은 작년 대비 좋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너도나도 VC 확보…우리금융만 남았다

JB금융이 VC 인수에 성공하면서 국내 금융지주 중에서 VC 계열사를 확보하지 못한 곳은 우리금융지주뿐이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KB금융만 KB인베스트먼트를 가지고 있었다. 지난 2018년 하나금융이 하나벤처스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 금융지주도 적극적으로 VC 확보에 나섰다. 지난 2019년에는 NH농협금융이 NH벤처투자를 설립했고, BNK금융은 유큐아이파트너스를 인수해 BNK벤처투자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 2020년에는 신한금융이 두산그룹의 네오플럭스를 인수해 신한벤처스로, 지난해에는 DGB금융이 수림창업투자를 인수해 하이투자파트너스로 만들었다.

우리금융도 실적발표 때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의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0년과 지난해 초에 걸쳐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을 편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추가 비은행 인수 후보도 물색 중이다. 인수합병(M&A) 우선순위로는 증권사, VC, 보험사 순으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VC업은 MZ세대 등 좋은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지원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분산투자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은행금융지주들이 수익 다변화를 할 수 있는 업종"이라고 말했다.

JB금융그룹
[JB금융그룹 제공]




hrs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3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