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강화 나선 김기홍 JB금융 회장, 벤처투자사 택한 이유는

시간 입력 2022-06-02 07:00:01 시간 수정 2022-05-31 17: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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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 480억원에 메가인베스트먼트 인수
은행·캐피탈·자산운용 등과 기업투자 밸류체인 구축

JB금융지주 본점 전경<사진 제공=JB금융지주>

JB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 강화책으로 벤처투자사 인수를 꺼내 들었다. 증권사나 보험사를 인수하기에는 관련 업황이 좋지 않고, 지주의 경영 전략인 ‘강소금융’에 부합한 것이 벤처투자사라는 판단에서다.

앞서 벤처투자사를 인수한 여타 금융지주들이 의미있는 실적 성과를 낸 만큼, JB금융 역시 메가인베스트먼트 인수로 비은행 강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은 지난달 30일 메가스터디가 보유한 벤처투자사 ‘메가인베스트먼트’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JB금융은 메가스터디가 보유한 메가인베스트먼트의 보통주 396만주(지분율 99.99%)를 480억1500만원에 인수하게 됐다.

◇메가인베스트먼트 인수…정책금융 협력도 ‘강점’

JB금융은 메가인베스트먼트가 모태펀드와 성장금융 등을 취급하는 등 정책금융 친화적인 벤처투자사라고 판단했다. 편입 후 은행, 캐피탈, 자산운용 등 그룹 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유의미한 사업 성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메가인베스트먼트는 2012년 자본금 200억원으로 설립된 벤처투자사다. 지금까지 포용적 금융 정책기조에 부합한 농식품벤처와 스타트업, 청년일자리 기업 등에 투자하며 세를 불려왔다. 회사가 지난해 말 기준 운용 중인 투자조합은 9개, 운용자산(AUM) 규모는 2000억원 수준이다.

수익성도 나쁘지 않다. 2014년부터 8년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121억원으로 전년보다 95.2% 늘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8억원으로 1260% 급증하는 강소금융의 면모를 보였다. 

JB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전문 벤처투자사를 보유하게 돼 비은행 이익 기반 확대를 통한 그룹의 수익원 다각화도 한층 진전되게 됐다”며 “그룹 내 투자금융 사업라인과 함께 기업 투자의 밸류체인 구축을 포함한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벤처투자 시장 급성장…‘강소금융’ 전략에 제격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취임 이후 ‘강소금융그룹’을 표방하며 수익성이 높은 자산을 발굴하는데 주력했다. 

비은행 강화에서도 증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와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자본 확충이 절실한 보험사보다 성장 가능성이 큰 벤처투자사가 ‘강소금융’ 전략에 적합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벤처투자조합 신규투자 금액은 2016년 2조1503억원에서 2017년 2조3803억원, 2018년 3조4249억원, 2019년 4조2777억원, 2020년 4조3045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엔 7조6802억원으로 전년보다 78.4% 급증한 규모를 기록했다.

시장 성장세를 바탕으로 주요 금융지주 산하 벤처투자사는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KB금융의 KB인베스트먼트와 신한금융의 신한벤처투자는 지난해 각각 553억원, 15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나금융의 하나벤처스는 5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우리금융은 올해 벤처투자사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JB금융의 경쟁 대상인 지방금융지주들 역시 벤처투자사를 운영 중이다. BNK금융은 2019년 유큐아이파트너스를 인수해 ‘BNK벤처투자’를 출범했다. DGB금융은 지난해 수림창업투자를 인수해 사명을 ‘하이투자파트너스’로 변경했다.

BNK벤처투자의 지난해 순이익은 34억원으로 전년보다 750.0% 급증했다. 하이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들 회사는 각 지주 계열사와의 협업으로 인수 당시보다 AUM 규모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벤처시장 규모와 분야가 다양해지며 벤처투자사의 중요도도 높아졌다”며 “초기 지원을 받아 성장한 스타트업은 향후 은행과 증권사의 잠재적 고객으로까지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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