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5월 30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벤처캐피탈 관계자들로부터 부쩍 ‘구인’에 대한 민원이 잦아졌다. 투자와 펀드레이징을 담당할 베테랑 심사역이 있으면 소개 좀 부탁한다는 문의다. 특히 설립 3년 이내 벤처캐피탈로부터 많이 받고 있다.지난해 설립된 한 벤처캐피탈의 대표는 괜찮은 심사역이 있다면 본인보다 연봉을 더 주고서라도 모셔올 수 있다며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다른 신생 벤처캐피탈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베테랑 심사역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5년차 이상’의 심사역을 원하고 있다. 벤처캐피탈업계의 문을 두드리는 산업계 인재들도 많지만 투자 실무에 바로 투입하기엔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즉시 전력감인 5년차 이상 심사역을 선호한다.
5년차 이상의 심사역을 원하는 이유는 또 있다. 운용인력의 경력이 펀드레이징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모태펀드의 경우 최근 투자 경력이 부족한 신생 벤처캐피탈에게 출자 기회를 주지 않는 경향이 한층 강해졌다. 출자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심사역의 경력 기준도 5년차 이상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5년차 이상 심사역 모셔오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일단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는 심사역이라면 이직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대표 펀드매니저가 회사를 옮기는 순간 펀드 운용사에게 페널티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5년차 이상이지만 대표 펀드매니저가 아닌 심사역의 몸값이 치솟는 이유다.
5년차 이상 심사역 확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면서 신생 벤처캐피탈을 중심으로 성과보수 체계에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투자 성과에 따른 보상을 극대화한 성과보수 시스템을 정립하는 신생 운용사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구인난 해결을 위한 일종의 당근책인 셈이다.
2020년 설립된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한 곳은 최근 심사역 베스팅 제도를 도입했다. 투자 이후 성과보수가 발생하면 딜을 담당한 심사역이 퇴사를 하더라도 성과보수를 지급해주는 시스템이다. 국내 벤처캐피탈에선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조건의 성과보수 체계다. 성과보수를 딜 담당 심사역에게만 주도록 개편한 운용사도 생겼다. 모두 구인난에서 기인한 심사역 친화적인 인센티브 시스템이다.
이렇듯 베테랑 심사역 품귀현상이 심화하면서 벤처캐피탈업계에 변화의 미동이 감지되고 있다. 신생 벤처캐피탈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성과보수 체계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머지않아 처우가 좋은 신생 벤처캐피탈로 옮기겠다는 심사역을 붙잡기 위해 중대형 벤처캐피탈도 ‘당근’을 준비할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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