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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EF 국가 투자한 K사모펀드 `함박웃음`

박창영 기자
입력 : 
2022-05-26 17:36:43
수정 : 
2022-05-27 07: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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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인베, 싱가포르·인도 등
현지 스타트업 사이서 인기
IMM, 주요 대기업과 손잡고
베트남 민영기업에 1조 투자

테크기업 규제 중국서 벗어나
사업영역 다각화 성과 기대
◆ 레이더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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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참여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최근 출범함에 따라 앞서 IPEF 가입국에 투자해온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수혜가 기대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적 결속을 강화하는 경제협력체 가입국의 기업이 활동을 펼치기에 유리한 교역 환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에 시동을 건 국내 사모펀드가 IPEF 가입국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증권가에선 내다보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IPEF 가입국에 대한 투자가 가장 활발한 운용사로 꼽힌다. 2020년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그랩에 약 2억달러(약 2529억원)를 투자한 게 대표적이다. 그랩은 차량 공유와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 운영사로 동남아 우버로 불린다. 스틱은 인도에서는 배달 서비스 업체 던조, 병원 체인 기업 사히아드리에 각각 1000만달러(약 126억원)를 투자했다. 인도네시아판 마켓컬리로 평가되는 신선식품 배송업체 해피프레시에는 네이버 등과 함께 3300만달러(약 417억원)를 투자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08년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소를 설립한 이래 동남아에 사무소를 꾸준히 늘려왔다. 국내 PEF 업계에서 IPEF 권역으로 가장 일찍 진출한 만큼 현지에서 거래 발굴 능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근래 들어서는 현지 사무소가 아닌 한국 본사로 거래 참여 제안이 직접 접수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랩, 던조, '베트남 아마존' 티키에 대한 투자가 전부 한국 본사 딜 소싱으로 이뤄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스틱이 10년 넘게 동남아에 투자해왔다는 이유로 현지 스타트업들은 스틱 투자 유치에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대기업과 협업해 IPEF 지역에 투자해왔다. 주요 사례로는 지난 3월 대우건설과 조성한 총 4억달러(약 5058억원) 규모 코파 펀드(코퍼레이션 파트너십 펀드)가 있다. 베트남 내 콜드체인 사업을 중점 분야로 선정해 우량 자산에 공동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IMM인베는 상반기 중 SK에코플랜트와도 코파 펀드를 최대 5억달러(약 6322억원)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첫 투자처는 싱가포르 폐기물 처리업체 테스다. 앞서 2018~2019년엔 SK그룹과 함께 베트남 1·2위 민영 기업인 빈그룹, 마산그룹에 1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한국, 인도, 동남아, 중동, 중국, 아프리카 등 6개 지역에서 프라이빗에퀴티(PE)를 운영 중인 어펄마캐피탈은 지역별 협업 강점을 십분 발휘해 IPEF 지역에 투자하고 있다. 인도 소액 금융업체 벨스타 마이크로파이낸스, 송전회사 스텔라이트파워, 여행 플랫폼 TBO, 헬스케어 업체 티루파티 등에 대한 투자는 인도 어펄마가 발굴한 기회에 한국 팀이 참여하며 성사됐다. 최근 싱가포르 빔모빌리티에 약 900억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에 오른 거래는 한국 팀이 주도해서 이뤄졌다.

국내 PEF 운용사의 IPEF 투자는 지역과 업종 모두 다변화하고 있다. SJL파트너스는 2018년 KCC, 원익그룹과 손잡고 미국 실리콘 제조 기업 모멘티브를 30억달러(약 3조7935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 카무르파트너스와 세리토스홀딩스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호주 광산 운영사 ASM(Australian Strategic Materials)의 지분 20%를 사들였다.

국내 PEF 운용사는 중국에도 투자하고 있으나 근래 들어서는 중국 외 국가에 대한 투자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 심화와 중국 내 테크 기업 규제로 중국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IPEF 공식 출범으로 해당 협력체 가입국에 대한 국내 PEF 투자 규모는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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