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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PE 찾아 떠나는 파이어족...역량 못 갖춘 이직, '미운털' 전락하기도

대이직 시대 5대 뉴트렌드

  • 노승욱, 정다운 기자
  • 입력 : 2022.04.29 11:14:28
  • 최종수정 : 2022.05.06 09:41:03
“코로나 팬데믹에 대기업들이 처음에는 관망하며 대책 수립에 집중했어요. ‘디지털 전환’으로 방향성이 정해지자 지난해부터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죠. 담당 임원이 바뀌니 팀장 이하 실무진도 줄줄이 바뀌며 이직 시장이 급팽창했습니다. 최근 1년 6개월 만에 경력 이직 문의가 50%나 증가했습니다.”

평판 조회 전문기업 ‘하이어베스트’ 정혜련 대표 전언이다.

‘대퇴사(Great Resignation)’의 후폭풍 ‘대이직(Great Reshuffling)’이 한창이다. 코로나 여파로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인재 영입 전쟁이 한창이다. 최근 달라진 이직 트렌드와 이직에 성공하기 위한 노하우를 들여다봤다.

지난 4월 19일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에 개발자를 모집한다는 구인 광고가 붙어 있다. (매경DB)

지난 4월 19일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에 개발자를 모집한다는 구인 광고가 붙어 있다. (매경DB)



▶트렌드1. 이직은 아무나 하나

▷개발자 1순위…관리직은 찬밥

‘이직 붐’이라 해서 모든 직군에서 이직이 활발한 것은 아니다. 최근 대이직 시대의 배경에는 디지털 전환이 있다.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업종 회사나 직군인지에 따라 이직 수요는 양극화된 분위기다. ‘네카라쿠배당토’로 대표되는 IT 스타트업과 개발자, 온라인 마케팅 경력자는 이직 1순위인 반면, 인사·총무나 일반 관리직 경력자는 사실상 ‘사각지대’다.

인력 수요가 풍부했던 ‘대면 영업직’도 요즘은 찬바람이 분다. 코로나 2년을 거치며 세일즈도 대면에서 온라인 비대면으로 방식이 확 바뀐 것. 정혜련 대표는 “제약사, 생명보험사 등이 대면 영업을 줄여도 회사가 잘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기존 인력을 내보내고 대신 홈페이지 개선을 위한 UX(사용자 환경) 기술자나 e마케팅 담당자를 찾기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트렌드2. 대기업 대신 스타트업

▷‘연봉 2배’보다 스톡옵션 선호

‘ 신(神)의 직장’ 공식도 바뀌고 있다. 대기업, 공기업에 대한 무조건적 선호는 옛말. 오히려 대기업에서 전도유망한 테크 스타트업으로 옮겨 가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스타트업 ‘핵클’에 근무 중인 고미송 씨(28)는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 공기업을 박차고 나와 이직한 사례다. 고 씨는 이전 직장에서 연차가 쌓일수록 늘 똑같고 모호한 업무에 피로감을 느꼈다. 특히 젊은 직원에게 엑셀 활용법을 물어보는 상사의 모습에서 20년 뒤 직원들에게 코딩 방법을 물어보는 자신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고. ‘프로그래밍’에 미래가 있다고 판단한 고 씨는 과감히 퇴사, 코딩 교육 업체인 ‘팀스파르타’에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개발자로 변신, 핵클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고 씨는 “개발자 문화에서 배울 점이 참 많다. 새로운 트렌드 등장을 배척하지 않고 배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지식을 공유한다. 항상 이런 특성을 지닌 사람들과 가까이 하고 싶었기에 현재의 나에 매우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레거시(legacy·과거의) 신의 직장’이 된 대기업, 공기업은 인재 유출에 비상이 걸렸다. 한 HR 전문기업 A대표는 얼마 전 국내 5대 그룹의 한 경영진에게 긴급 호출을 받았다. 자사 과장급 직원이 스타트업의 C레벨(임원급)로 연이어 이직하고 있다며 “우리가 뭘 잘못했길래 이러냐”는 하소연을 들어줘야 했다고. 중견·중소기업도 구인난은 마찬가지다. 네이버, 카카오 등 잘나가는 테크 스타트업 인재를 임원급으로 영입하려 기존 연봉의 1.5~2배를 제시해도 도통 오지 않는다며 안달이라는 후문이다.

A대표의 진단은 ‘자기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의 차이’다. A대표는 “한 달 넘도록 테크 스타트업 직원 70명 이상에게 연락을 돌리며 이직을 제안해봤지만 단 한 명도 옮기려 하지 않았다. 이들은 한마디로 ‘물이 다르다’고 말한다. 이미 조직이 꽉 짜여져 있는 전통적인 기업은 직원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해보려 해도 무산되기 일쑤여서 자신의 역할이 제한적이라고 느끼더라. 작은 스타트업이더라도 스톡옵션을 받아 성과를 분배받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고 귀띔했다.

▶트렌드3. 내 꿈은 ‘파이어족’

▷ IPO 앞둔 스타트업·PE 어디 없소

스타트업 중에서도 우선순위는 철저히 나뉜다.

최근 MZ세대 이직러들이 선호하는 스타트업 1순위는 머지않아 상장(IPO)을 계획 중인 곳이다. 이만하면 기업이 어느 정도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데다, 스톡옵션을 받아 단단히 한몫을 챙길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3~5년 차 중견 스타트업도 상장 계획이 어렴풋이 있다면 괜찮은 선택지로 분류된다. 자신이 가서 기업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업무 자유도와 권한 위임에 호감을 느끼는 이가 많다.

이직 선호 직장 2순위는 ‘사모펀드(PE)’다. 부실한 회사를 인수해 턴어라운드시키고 재매각까지 성공하면 상당한 성과를 분배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는 “요즘 MZ세대는 단번에 일확천금을 벌고 은퇴하는 ‘파이어족’이 되고 싶어 한다. 이를 위해선 프로젝트성으로 단기간에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PE가 적합하다. ‘인수한 회사가 어렵더라도 내가 가서 반등시키면 된다’는 자신감과 배짱도 두둑한 편이다”라고 말했다.

▶트렌드4. 점프업은 ‘독이 든 성배’

▷몸값 뛰면 재이직 그만큼 어려워져

대부분의 이직러는 ‘점프업’을 꿈꾼다. 기존 직장보다 간판이든 연봉이든 더 높은 곳으로 옮기길 원한다. 보통은 이직할 때 연봉 상승률이 5~10% 정도지만, 그 이상이면 나름 성공한 ‘점프업’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점프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점프업을 위해서는 나만의 독보적인 기술이나 역량이 있어야 하는데, 정보 전파 속도가 워낙 빨라 인기 기술이나 역량이 금세 모방되기 때문이다.

물론 개발자 등 인기 직군은 여전히 몸값이 높다. 연봉 30~50% 인상을 내걸며 경력직을 모집하는 ‘테크 스타트업’이 적잖다. 대기업에서도 이들을 영입하려 파격적인 연봉을 제시한다. 단, 기존 직원과 연봉 체계가 달라 ‘전문계약직’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특급대우를 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억대의 사이닝 보너스(입사 축하금)와 고연봉을 주는 대신 그만한 성과를 요구하기에 근무 강도도 점프업되기 일쑤다. 결국 체력이 달려 6개월 만에 재이직을 노리는 이도 적잖다. 그러나 이미 몸값이 높아진 상황에서 눈높이를 다시 낮추기란 쉽지 않다. 꾸준한 우상향이 아닌, 오르락내리락 ‘갈지 자(之)’를 그리니 경력 관리 측면에서도 스텝이 꼬인다.

한 HR 전문기업 고위 관계자는 “업계 일각에서는 연봉 인상률을 50%나 제시한 토스가 이직 시장을 망쳐놨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인재 영입을 위해 너도나도 따라 하면서 결국 ‘커리어 버블’이 생겼다. 젊은 나이에, 역량에 비해 너무 많은 연봉을 받게 된 이직자는 경력 관리 측면에서 선택의 폭이 확 좁아진다. 기업 입장에서도 부메랑이다. 미국은 성과가 나쁘면 해고하면 그만이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트렌드5. 이직 준비, 일상으로

▷‘커리어 SNS’서 선배 개발자 팔로우

“그동안 이직은 몇 년에 한 번 관심 갖는 대형 이벤트였습니다. 요즘은 일상적으로 경력을 관리하며 이직에 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국판 링크드인’을 표방하는 ‘커리어리’ 김광종 리더의 얘기다. 커리어리는 커리어 관리에 특화된 SNS다. 2030 직장인이 주축인 회원 수는 약 20만명에 달한다. 커리어리 게시글 중 16.7%가 이직, 커리어 관련 콘텐츠다. 특히, 온라인 이력서에 해당하는 ‘마이브랜딩페이지(마브페)’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3주 만에 2200명이 이용 중이다. 누구나 볼 수 있는 SNS 공간에 자신의 이력서를 띄워놓고 언제든 이직 관련 대화를 나누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직에 특화된 버티컬 서비스가 등장하며 이제 이직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일상이 되고 있다. ‘커리어테크’ 발달로 회사 밖 사람들과 네트워킹이 수월해지며 이직을 위한 인맥 관리에 적극 나서는 이들도 많아졌다.

김광종 리더는 “커리어리 이용자의 30%는 개발자다. 이어 기획, 마케팅 직군 순이다. 이들은 네카라쿠배당토 등 가고 싶은 회사의 선배 개발자를 팔로우하고 그들이 평소 어떤 생각을 하는지 살피며 이직을 준비한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커리어리는 자신을 드러내기 수줍어하는 ‘한국식 정서’를 감안, 프로필 페이지를 누가 방문했는지는 공개되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직을 위해 지나치게 외부 네트워킹에만 몰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원 소개나 추천으로 입사 가능한 회사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모집이 어려워서일 가능성이 있다. 괜찮은 회사라면 공식 절차를 밟아 채용한다. 외부 네트워킹에 몰두하다 업무에 지장이 생기면 평판 조회에서 점수를 잃을 수도 있다. 현직자와 네트워킹은 일해본 경험을 듣는 정도로만 활용하고, 이직을 위해서는 차라리 전문성을 기르는 데 집중하는 것이 낫다.” 유승연 유앤파트너스 이사의 조언이다.

커리어리가 최근 선보인 ‘온라인 이력서’ 서비스 ‘마이브랜딩페이지(마브페)’는 3주 만에 2200명이 이용 중이다. 이직 준비가 일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커리어리 제공)

커리어리가 최근 선보인 ‘온라인 이력서’ 서비스 ‘마이브랜딩페이지(마브페)’는 3주 만에 2200명이 이용 중이다. 이직 준비가 일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커리어리 제공)



▶팁 1. 이직은 업종을 뛰어넘는다

▷목표 설정한 뒤 적극적인 자기계발

그저 맡은 일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경력이 술술 풀리는 경우는 드물다. 3년, 5년 등 장기적인 경력을 미리 계획해둔다면 이직을 준비하기도, 이직 제안이 들어왔을 때 결정을 내리기도 한결 수월해진다.

아예 이종 업계로 이직을 계획했다면 보다 적극적인 자기계발이 필수다. 10년 차 기자였던 강 모 씨는 1년여 전 새내기 감정평가사가 됐다. 삼십 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담당 분야였던 부동산 지식을 살릴 전문직을 꿈꿨고, 약 2년간 주경야독하며 감정평가사 시험을 준비해 자격증을 취득했다. 강 씨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온라인 강의가 보편화된 덕에 직장인도 어렵지 않게 공부할 수 있다”며 “매일 저녁 일정 시간을 정해두고 꾸준히 공부하면 전업 고시생 못잖게 효율적인 자기계발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팁 2. 업무, 데이터로 정리해놔라

▷같은 말도 구체적인 ‘숫자’로 설명하기

경력기술서를 쓸 때 신뢰도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구체적인 근거, 객관적인 수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단순히 ‘공격적인 영업 활동’이라고 쓰기보다는 ‘누적수주액 ○○억원 달성, 전분기 대비 ○○% 증가’라고 쓰는 편이 훨씬 증명하기 쉽다. 경력기술서와 함께 내는 자기소개서에도 ‘적응력이 빠르다’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다’ 같은 막연한 표현보다는 희망 업무와의 연관성, 구체적인 업무 역량을 쓰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번거롭더라도 현재 담당 중인 업무를 틈틈이 데이터화, 업데이트해두는 수고가 필요하다. 홍정아 헤드헌터는 “자기소개서보다는 경력기술서에 훨씬 많은 분량을 할애하되, 지원하고자 하는 주요 직무와 최대한 연관성 있는 내용을 추려 쓰라”고 조언한다.

▶팁 3. 평판 조회도 대비해라

▷동료에게 솔직하게 도움 구하기

기업이 경력직 인력을 채용할 때 업무 역량 못잖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평판 조회(Reference Check)’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경력직 지원자 면접을 마치고 최종 합격 후, 오퍼 제시 전 지원자에게 평판 조회 진행 여부를 미리 알려 동의를 구하고 조회처(레퍼리·Referee) 연락처를 받는다. 당연히 나를 좋게 평가하고 내 업무와 연관성도 있는 사람을 조회처로 정하겠지만, 이 대목에서 홍 헤드헌터는 “조회처에서 당연히 좋은 얘기만 해줄 것이라고 예단하지 말고 솔직하게 상황을 말하고 협조를 구하는 편이 좋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능력은 별로인데 사람은 참 좋다”는 평판은 아무런 플러스가 되지 않는다. “일도 잘하고 인간미도 좋은 사람이야”라는 평판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다. 칭찬을 받지 못할지언정 적어도 적을 만들지 말라는 충고도 나온다. 특별히 자신을 둘러싼 나쁜 얘기가 들리지 않고 주변으로부터 무난한 평판을 얻기만 해도 앞날 걱정할 일은 별로 없다.

▶팁 4. 연봉 협상에서 유리하려면

▷이직할 회사 2~3곳은 확보하기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면 연봉 협상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급여 체계가 회사마다 다른 만큼 양쪽 사정을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예컨대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남기형 씨(36)는 이직을 준비해 두 곳에서 최종 오퍼를 받았다. B회사는 연봉 6800만원, C회사는 7000만원을 제시했고 남 씨는 B회사 입사를 결심했다. 당연히 C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회사에서는 식대가 지원되지 않으며 연봉 7000만원에 자기계발비, 자녀수당, 통신비 등 연 500만원이 포함돼 있다. 혜택을 뺀 실질적인 연봉은 6500만원인 셈이다. 자기계발비, 자녀수당, 통신비를 지원하지만 연봉에는 포함돼 있지 않은 B회사 연봉이 사실상 더 경쟁력 있는 셈이다.

김동석 헤드헌터는 “이직할 회사를 두세 군데 정도 마련해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대안이 없으면 협상한 연봉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꼭 이직 의향이 없더라도 2~3년에 한 번씩 더 나은 회사에 지원해보는 것도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보고 관리하는 방법이다.

인터뷰 | ‘희망퇴사’ 저자, 프로이직러 박정선 씨

業 정의만 바꿔도 이직할 곳은 수두룩

‘희망퇴사’ 저자이자 직장인인 박정선 씨(44)는 소위 ‘프로이직러’다. 첫 직장 8년 만에 사표를 쓴 후 여덟 차례나 직장을 더 옮겼다. 패션지 에디터에서 커머스 스타트업 마케터로, 대기업 e커머스 마케터에서 모바일 매거진 편집장으로, 이후 금융 콘텐츠 미디어 대표에서 피트니스 프랜차이즈 서비스 기획을 거쳐 지금은 다시 금융사 서비스 기획을 맡고 있다.

Q. 이렇게 다양한 이력이 가능했던 본인만의 강점이나 비결이 있나.

A 언뜻 그동안 다닌 직장과 직군이 모두 달라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콘텐츠’ 만드는 일을 한다. 콘텐츠라는 큰 줄기에 패션, 커머스, 스타트업, 금융 등 서비스를 접목해볼 수 있었다. 마케팅 업무에서 독자는 소비자고, 전략 업무에서는 사장님이 독자인 셈이다.

Q. 업종을 다양하게 오가다 보면 ‘전문성’이 부족해지진 않을까.

A 대기업에서 10년간 한 가지 일만 해도 전문가 소리를 못 듣는 경우는 허다하다. ‘일’이라는 것은 결국 프로세스를 잘 설계해 소통만 잘해도 절반은 완성이다. 나머지 지식은 일하며 채워가면 된다. 오히려 다양한 일을 해봤기 때문에 업무와 시각이 다른 각 분야 사람들 사이에서 중재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Q. 이직 결심할 때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A ‘핑퐁’처럼 대기업, 스타트업, 다시 대기업을 오가며 일한다. 대기업에 다니면 안정적이지만 기계 부품이 된 느낌이고, 스타트업은 자율이 보장되지만 월급이 밀리기도 한다. 금융 콘텐츠 자회사 대표를 맡아봤고 지금은 다시 대형 금융사 과장이다. 이런 이력이 가능한 이유는 이직할 때 연봉보다 ‘업무 확장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나는 잡지 에디터”라고 생각할 땐 이직할 곳이 많지 않았는데 “나는 글을 기획하고 쓰는 사람+α”라는 생각을 하니 지원할 수 있는 곳이 확 늘어나는 것과 같다.

Q. ‘퇴사를 꿈꾸는’ 직장인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A 퇴사 자체가 로망이자 목표인 사람이 많지만, 신입 때만 해도 “뽑아만 주신다면” 열심히 하겠다며 들어온 회사다. 그렇다면 회사를 무작정 그만두기보다는 지금 다니는 곳에서 하고 싶은 일과 분야 접점을 찾아 코어 근육(실력)을 키워보길 권한다. 현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건 최대한 배우고, 이직은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노승욱 기자, 정다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57호 (2022.05.04~2022.05.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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