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27일 16:41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팹리스 스타트업 파두, 몸값 9000억 평가…유니콘 등극 '눈앞'
반도체의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분야 스타트업인 파두가 투자유치 과정에서 90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선 희소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인 데다 최근 SK하이닉스와의 협업이 가시화되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뛰었다. 파두는 이르면 내년 초를 목표로 상장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27일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파두는 최근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 투자유치 절차를 마무리했다. 레버런트파트너스가 120억원으로 가장 큰 금액을 투입했고 포레스트파트너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JS프라이빗에쿼티(PE) 등 기존 주주들이 지분율에 비례한 금액으로 투자에 참여했다.

파두의 투자 후 기업가치는 9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지난 8월 진행된 투자유치 과정에서 몸값이 4500억원으로 평가된 점을 반영하면 8개월만에 두 배가까이 몸값이 뛰었다.

파두는 비휘발성 인터페이스 메모리(NVMe) 기반 저장장치(SSD) 컨트롤러를 주력으로 만들고 있다. SSD는 반도체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기 때문에 자기디스크를 이용하는 하드디스크(HDD)보다 데이터를 읽거나 쓰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게 장점이다. 파두는 SSD에 들어가는 핵심 반도체인 컨트롤러를 개발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정도만 SSD 컨트롤러를 독자적으로 설계하는 능력을 갖췄다.

투자자들은 최근 파두가 SK하이닉스가 미국 테크기업인 메타(옛 페이스북)에 공급하기로 한 기업용 SSD(저장장치)의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반경을 넓혀가는 점에 '베팅'했다. 파두는 해당 SSD에 핵심 반도체 중 하나인 NVMe(Non-volatile Memory Express) 컨트롤러를 공급할 예정이다.

파두는 서울대 공대 ‘메모리 및 스토리지 구조연구실' 출신 연구원들이 창업했다. SK텔레콤 연구원 출신 남이현 대표와 베인앤컴퍼니 출신 이지효 대표가 공동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번 투자유치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등극에도 한 발 다가섰다.

파두는 늦어도 올 해 하반기 중에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고 내년 1분기 상장 작업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상장 준비에도 돌입했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예상 공모가는 약 2조~3조원이 거론되고 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