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이지스운용, 부동산 투자 합작법인 설립 추진
입력 2022.04.28 07:00
    밸류애드투자파트 분사 후 KKR 자금 출자 방식 거론
    KKR 한국 내 거점 강화, 이지스는 든든한 자금줄 확보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지스자산운용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

      27일 부동산 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과 KKR은 부동산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JV를 만들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연내 JV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여의도 파크원을 설립 거점으로 할 것으로 파악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작년 말부터 밸류애드투자파트를 분사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는데, 이번 JV 설립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설법인에 KKR이 자금을 출자해 합작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과 KKR이 합작사 지분 절반씩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인명은 미정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올해 여름까지 밸류애드투자파트 분사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를 감안하면 KKR과의 합작사는 이르면 올 하반기 쯤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밸류애드투자파트는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 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왔는데, KKR과는 남산스퀘어빌딩을 함께 개발한 경험이 있다. 이 외에도 2018년 옛 르네상스호텔 재개발 사업에 이지스자산운용의 펀드를 통해 3000억원 가량 투자하는 등 손발을 맞춰 왔다.

      KKR은 이번 이지스자산운용과의 합작사 설립으로 한국 내 부동산 딜 소싱을 위한 거점을 더 공고히 하게 됐다. KKR은 벨류애드(Value-add) 부동산 투자, 특수 상황 펀드 투자로 아시아 지역 내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작년 1월 17억달러 규모로 첫 아시아 부동산 펀드(KKR Asia Real Estate Partners)를 결성하기도 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몇년 간 투자 전략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2018년 그린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GIP)와 환경·인프라 PEF 운용사인 이지스프라이빗에쿼티를 설립했고, 2019년엔 디벨로퍼 네오밸류와 함께 개발 운용사인 '이지스네오밸류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작년부터는 국내 대형 PEF와도 협업을 검토하기도 했는데, KKR과 합작사 설립으로 글로벌 큰손 투자자를 우군으로 맞게 됐다. 향후 대형 펀드를 조성하기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매각가로 4조원이 거론되는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신한금융투자 여의도 사옥, 남산 밀레니엄힐튼호텔 등 국내 랜드마크 거래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임원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여 왔는데 이번 KKR과 부동산 합작법인 설립도 그런 맥락으로 해석된다"라고 말했다.

      국내 부동산 투자 운용사와 외국계 투자사간 합작법인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연금이 지난 2020년 상업용 부동산 투자 목적으로 미국 부동산 투자개발업체 하인즈와 15억달러(1조7730억원) 규모의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사례는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