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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산은, ESG 투자 가속화…재활용업체 100억대 인수

문재용 기자
입력 : 
2022-04-17 18:28:00
수정 : 
2022-04-18 08: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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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PE와 공동펀드 조성해
한빛그린환경 지분 사들여
KDB산업은행과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가 조성한 ESG(환경·책임·투명경영) 인프라 펀드가 고형폐기물연료(SRF) 생산 업체 한빛그린환경을 인수했다. 기존에 폐기물 처분 업체만 사들였던 이 펀드가 종합재활용 업체를 처음으로 인수해 향후 펀드 투자가 ESG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유진PE의 '1호 인프라 펀드'는 100억원 중반대의 가격으로 한빛그린환경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한빛그린환경은 산업은행 계열회사로 추가됐다.

1호 인프라 펀드는 그간 약 700억원을 투자해 KC환경서비스, DDS, 씨에스에코 등 3개 폐기물 처리 업체의 지분을 매입했다. 이들 업체는 각각 특화된 폐기물 분야는 다르지만, 모두 처리과정 마지막에 있어 더 이상 활용하기가 어려운 폐기물을 처분하는 업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반면 충북 청주에 위치한 한빛그린환경은 품질이 좋은 폐플라스틱 등을 골라내 이를 발전자원으로 재가공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산업은행과 유진PE가 폐기물 처리 가치사슬(밸류체인)의 전 단계에 있는 업체까지 투자범위를 넓힌 것이다.

당초 3개 폐기물 처리 업체의 지분 인수를 끝으로 투자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던 1호 인프라 펀드가 영역을 확장해 재투자한 셈이어서 향후 산업은행과 유진PE가 보다 광범위한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두 운용사는 지난해 8월 7000억원 규모의 2호 인프라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당초 예정했던 5000억원에서 2000억원을 확대한 규모다.

인프라 펀드가 단순한 자본투자를 넘어 가치사슬 간 연계에 나서면 소각하기가 어려운 플라스틱을 대량으로 SRF로 활용하는 식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SK·LG·쌍용 등 환경 이슈에 민감한 업종을 지닌 대기업들이 주로 폐기물 분야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있는데, 산업은행과 유진PE가 나서면 순수하게 환경 산업만의 가능성을 보고 진입하는 국내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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