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세상이 바뀌고 있어요. 권력과 자본이 중심이던 시대에서 도덕성이 강조되는 세상으로의 전환이죠. 기존 기업들도 시대 흐름에 맞춰 본질을 바꾸면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것입니다." 국내 첫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기반 운용사인 라이프자산운용의 ESG행동주의펀드가 11일 기준 설정액 25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7월 말 출시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단기적 성장성이 아닌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하는 기업에 대해 투자하려는 수요가 생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내 펀드 시장에서 가치투자 1세대로 꼽히는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 그가 한단계 진화한 가치투자를 실행하기 위해 ESG 시장에 뛰어든지 10개월이 지났다. 가치주 부진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결국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업들이 ESG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바뀌어야 한다는 판단 끝에 내린 도전이기에 조금은 더디지만 확실한 '선구자'로서 걸음을 내딛고 있다. 라이프자산운용이 추구하는 전략은 극도로 우호적인 행동주의다. 먼저 저평가된 기업들 가운데 ESG 개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의 저평가 요인을 분석하고 ESG전략팀을 중심으로 전체 회의를 거친다. 회사에서 이에 대해 수용하고 ESG 개선 의지를 보이면 자문을 해주고 투자함으로써 기업의 가치를 개선시키는 전략이다. 현재 이 펀드에서 투자하는 기업은 20개 안팎. 이 의장은 "가능성 있는 기업들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며 "소액주주들의 이익 보호 등에 대해 관심과 의지가 있는지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했다. 아직까지 ESG 개선에 대한 기업들 태도가 소극적인 만큼 현실의 벽에 부딪히기도 한다. 하지만 수십년간 가치투자 외길을 걸으며 꾸준히 인내해 온 세월이 무기가 된 만큼 흔들림없는 철학 고수에는 이 의장을 능가할 선수는 없다. "열 곳을 추려서 1,2곳만 성공해도 다행이죠.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더라도 이것을 수용하지 않는 경우들도 있어 안타까울 때도 있어요. 상속세 비율이 워낙 높다보니 당장 주가가 오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기업들의 현실도 이해합니다. 개선될 부분이 여전히 많은 시장입니다. 하지만 앞서가고 있는 미국만 보더라도 ESG는 주식, 채권 등 자본시장에서 이미 상당 비중을 차지할 만큼 기업들에게 핵심 이슈가 되고 있어요." 국내에선 대표 ESG기업으로 쌍용C&E가 꼽힌다.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연료를 유연탄에서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등 가연성 폐기물로 대체, 친환경 기업으로 전환한 뒤 친환경 산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13일 기준 시가총액은 4조원, PER은 29.35배를 기록하며 주식 시장에서도 '착한 기업'으로서 인정받고 있다. 선경화학이 모태였던 SKC도 KCFT를 인수한 이후 과거 화학제품 위주의 기업에서 세계 최대 동박 회사로 거듭났다. 특히 ESG 경영체계를 강화하면서 국내 기업 최초 RE100을 선언, 친환경 전기로만 공장을 가동하면서 기업의 이미지를 향상시킨 대표적 사례다. 실제 라이프운용이 운용 중인 ESG펀드는 출시 이후 시장 대비 10%포인트 가량 아웃퍼폼하며 '착한(좋은 기업) 투자가 착한 성과를 만든다'는 새로운 투자공식을 만들어 가고 있다. "오래된 기업들이 시대 흐름에 맞춰 본질을 과감히 바꿔나갈 때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해집니다. 하루라도 빨리 ESG 비용을 다 내재화한 기업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채원 ‘ESG펀드’ 2500억 돌파…"착한 기업 살아남는 세상 올 것"

착한 투자=착한 성과 만든다
"제2,3의 쌍용C&E 많아지는 세상 올 것"

박민선 기자 승인 2022.04.13 11:23 | 최종 수정 2022.04.13 15:15 의견 0
(사진=연합뉴스)

"세상이 바뀌고 있어요. 권력과 자본이 중심이던 시대에서 도덕성이 강조되는 세상으로의 전환이죠. 기존 기업들도 시대 흐름에 맞춰 본질을 바꾸면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것입니다."

국내 첫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기반 운용사인 라이프자산운용의 ESG행동주의펀드가 11일 기준 설정액 25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7월 말 출시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단기적 성장성이 아닌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하는 기업에 대해 투자하려는 수요가 생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내 펀드 시장에서 가치투자 1세대로 꼽히는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 그가 한단계 진화한 가치투자를 실행하기 위해 ESG 시장에 뛰어든지 10개월이 지났다.

가치주 부진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결국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업들이 ESG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바뀌어야 한다는 판단 끝에 내린 도전이기에 조금은 더디지만 확실한 '선구자'로서 걸음을 내딛고 있다.

라이프자산운용이 추구하는 전략은 극도로 우호적인 행동주의다. 먼저 저평가된 기업들 가운데 ESG 개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의 저평가 요인을 분석하고 ESG전략팀을 중심으로 전체 회의를 거친다. 회사에서 이에 대해 수용하고 ESG 개선 의지를 보이면 자문을 해주고 투자함으로써 기업의 가치를 개선시키는 전략이다.

현재 이 펀드에서 투자하는 기업은 20개 안팎. 이 의장은 "가능성 있는 기업들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며 "소액주주들의 이익 보호 등에 대해 관심과 의지가 있는지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했다.

아직까지 ESG 개선에 대한 기업들 태도가 소극적인 만큼 현실의 벽에 부딪히기도 한다. 하지만 수십년간 가치투자 외길을 걸으며 꾸준히 인내해 온 세월이 무기가 된 만큼 흔들림없는 철학 고수에는 이 의장을 능가할 선수는 없다.

"열 곳을 추려서 1,2곳만 성공해도 다행이죠.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더라도 이것을 수용하지 않는 경우들도 있어 안타까울 때도 있어요. 상속세 비율이 워낙 높다보니 당장 주가가 오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기업들의 현실도 이해합니다. 개선될 부분이 여전히 많은 시장입니다. 하지만 앞서가고 있는 미국만 보더라도 ESG는 주식, 채권 등 자본시장에서 이미 상당 비중을 차지할 만큼 기업들에게 핵심 이슈가 되고 있어요."

국내에선 대표 ESG기업으로 쌍용C&E가 꼽힌다.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연료를 유연탄에서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등 가연성 폐기물로 대체, 친환경 기업으로 전환한 뒤 친환경 산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13일 기준 시가총액은 4조원, PER은 29.35배를 기록하며 주식 시장에서도 '착한 기업'으로서 인정받고 있다.

선경화학이 모태였던 SKC도 KCFT를 인수한 이후 과거 화학제품 위주의 기업에서 세계 최대 동박 회사로 거듭났다. 특히 ESG 경영체계를 강화하면서 국내 기업 최초 RE100을 선언, 친환경 전기로만 공장을 가동하면서 기업의 이미지를 향상시킨 대표적 사례다.

실제 라이프운용이 운용 중인 ESG펀드는 출시 이후 시장 대비 10%포인트 가량 아웃퍼폼하며 '착한(좋은 기업) 투자가 착한 성과를 만든다'는 새로운 투자공식을 만들어 가고 있다.

"오래된 기업들이 시대 흐름에 맞춰 본질을 과감히 바꿔나갈 때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해집니다. 하루라도 빨리 ESG 비용을 다 내재화한 기업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