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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된 ‘벤처캐피탈’...증권사 실적 견인

정책·민간자금 유입에 순익 100%↑...미래에셋〉다올〉한국투자 순
올해 전망도 밝아..."운용사 간 '양극화' 발생할 듯"

 

[FETV=성우창 기자] 벤처캐피탈(VC)이 증권사의 '효자' 자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벤처투자는 VC 회사가 출자자(LP)를 모집해 혁신기술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스타트업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대체투자의 한 종류다. 스타트업들이 산업 혁신을 주도하며 이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투자 생태계 중요성이 강조되자, 정부의 정책지원과 민간자금의 유입으로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계열 VC 5개 업체(미래에셋벤처투자, 한국투자파트너스, 키움인베스트먼트, 다올인베스트먼트, 유안타인베스트먼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31억원으로 전년(1015억원)에 비해 두배 이상 증가했다. 가장 많은 순익을 거둔 곳은 미래에셋증권의 미래에셋벤처투자였으며, 그 뒤를 다올인베스트먼트(전 KTB네트워크), 한국투자파트너스, 키움인베스트먼트,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뒤를 이었다.


이는 벤처투자촉진법이 자리 잡으며 시장에 많은 정책자금과 금융기관 등 민간자금이 유입, 전반적인 평가가치가 좋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표 유니콘(기업가치 1조 이상) 기업인 쿠팡·배달의민족·토스 등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가치가 더욱 커지면서 자연스레 벤처투자 확대도 이뤄지고 있다. 정부도 지난해 창업지원 예산으로만 1조4000억원을 집행했고, 개인 투자자의 자금도 금융기관 신탁을 통해 많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창업(기술기반업종 창업)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벤처 열기가 뜨거운 점도 한몫했다. 지난 2월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1년 연간 창업기업 동향’에 따르면 국내 기술창업은 역대 최대인 연 23만개를 돌파했다. 지난 2018년 사상 처음으로 20만개 돌파 후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고유계정으로 보유하고 있는 리디·버킷플레이스(오늘의 집)·매스프레소 등 유니콘 기업들과 펀드로 투자한 기업들의 처분·평가이익이 지난해 크게 늘었다. 그 결과 순이익 659억원으로 전년(266억원)에 비해 393억원(148%) 증가,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증감폭도 5개 VC 가운데 최고치를 자랑했다. 


박준엽 미래에셋벤처투자 이사는 "유니콘 기업이 다수 등장하는 등 시장 자체가 호황이었기 때문에 회수 이익이 많이 발생했다"며 "바이오나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쪽 포트폴리오들의 가치 상승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뒤이어 다올인베스트도 같은 기간 순익이 358억원에서 647억원으로 약 81% 커졌다. 총 300건 이상의 기업공개(IPO) 실적과 함께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초기 투자로 27배가 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 상장과 흥행을 통해 많은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349억원에서 576억원으로 65%, 키움인베스트는 76억원에서 93억원으로 22% 증가했다. 유안타인베스트는 -34억원에서 56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1000억원대 펀드를 결성하는 등 전체적인 운용자산이 커졌으며, 조미료 제조사 에스앤디 등 투자기업 상장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모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VC 업체의 실적 증가로 모회사인 증권사에 대한 기여도가 높아졌다"며 "금리 인상 등 시장을 둘러싼 환경으로 올해 실적에 보수적인 시각이 많지만,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로서 성장 중인 만큼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대부분의 VC업체가 다 같이 성장하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옥석이 가려져 실력 있는 운용사와 그렇지 않은 운용사 간 양극화가 발생할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