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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내 50조 굴리는 `대체투자 백화점` 될 것

강두순,박창영 기자
강두순,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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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4-07 17:49:18
수정 : 
2022-04-07 20: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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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자산운용 김희송 대표

공모형 대체투자 상품 확대
고액 자산가 참여 기회 늘려

칼라일과 `투자 플랫폼` 조성
해외 우량자산 발굴 토대마련

합병 후 종합자산운용 시너지
`CEO와 익명대화` 소통 지속
◆ 레이더M ◆

사진설명
"2026년 말 운용 자산 50조원 규모의 국내 1위 대체투자운용사로 도약하겠다." 김희송 신한자산운용 각자 대표(CEO·55)가 최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진행된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20조원 수준인 설정액(대체투자 부문)을 5년 안에 2배 이상 늘려 대체투자운용사 가운데 확고한 1위로 등극하겠다는 구상이다. 2017년 신한대체투자운용을 설립한 뒤 4년 만에 운용 규모를 7조5000억원으로 늘린 속도를 감안하면 향후 5년 내 2배 이상 증가는 무리하지 않은 목표라는 게 김 대표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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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자산운용은 지난 1월 '값진 내일을 위한 투자솔루션'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신한대체투자운용과 합병했다. 상장지수펀드(ETF),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전통 자산을 주로 다루는 신한자산운용과 인프라스트럭처, 사모펀드(PEF), 부동산, 대출 등에 투자하는 신한대체투자운용을 합쳐 '대형 종합자산운용사'로 도약한다는 취지에서다. 전통자산 부문은 자산운용사 대표 경력만 20년이 넘는 조재민 대표가, 대체투자 부문은 김 대표가 각각 경영하며 시너지 효과를 도모한다.

김 대표는 신한자산운용의 대체투자 부문을 '대체투자의 종합상사'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그는 "국내 인프라 및 기업투자, 벤처투자, 해외투자를 아우르는 대체투자 백화점"이라며 "올해는 ESG(환경·책임·투명경영) 투자 펀드를 4000억원 조성해 경영권 투자, 메자닌 투자를 중점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고액 자산가를 위한 대체투자 상품군 확대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난해 5월 케이뱅크 증자에 신한대체투자운용이 1300억원 규모로 참여하며 개인 자산가들에게도 투자 기회를 열어준 것이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현재 대체투자는 기관투자자의 전유물"이라며 "개인투자자 풀은 훨씬 더 크고 다양한 투자 재원이기에 중요한 고객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도 고삐를 틀어쥔다. 올해 미국 뉴욕 또는 영국 런던에 지사를 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일회성 해외투자를 넘어 지속적으로 우량 자산을 발굴할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칼라일그룹 등 국제적 PEF 운용사와 펀드를 공동으로 조성·운용하는 사업도 이르면 올 상반기에 시작한다. 김 대표는 "칼라일 등과 투자 플랫폼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단순 펀드 출자자(LP) 참여를 넘어 전략적 관계를 구축해 실사, 딜 소싱(거래 발굴)에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금융그룹이 칼라일 등 세계 3대 PEF 운용사와 해외 투자 목적으로 조 단위 공동 운용 펀드를 조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금융그룹은 2010년대 말부터 칼라일, KKR 등 PEF 운용사가 신규 펀드를 조성할 때 상품 개발 과정을 지원하고 LP로 참여하는 등 제한적 기회를 부여받았다. 이번에는 펀드 조성 이후 각 펀드를 운용하는 데까지 적극 관여한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별화된다. 신한자산운용은 이 펀드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인수금융(M&A를 위한 대출) 등을 주선할 기회가 생기면 신한금융그룹 외 국내 금융기관도 참여할 수 있게 해줄 방침이다.

김 대표는 두 조직이 합쳐 탄생한 신한자산운용이 잠재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융합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체 임직원 300여 명 중 대체투자 부문 임직원만 110여 명에 달하는 큰 조직이 된 만큼 화학적 결합을 달성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그는 생각한다. 김 대표는 "합병 6개월 전부터 시스템, 프로세스, 인사 체계 등 통합을 준비했다"며 "세계적인 대체투자 하우스로 비상하기 위한 기반을 단단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지난해 말 영상회의 플랫폼 '줌'을 활용해 'CEO와의 무기명 대화'를 진행했더니 직원들 반응이 좋았다"며 "즉석에서 제도 개선과 인사 조치 사항 등을 약속하는 자리를 앞으로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런던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부터 신한생명 투자금융부 부장, 투융자본부장, 최고위험관리자(CRO) 등을 지냈다. 2017년에 자본잠식에 빠진 신한프라이빗에쿼티(PE)를 신한대체투자운용으로 탈바꿈시켜 1년 만에 흑자 전환했고, 대표 대체투자운용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시켰다.

[강두순 기자 / 박창영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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