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매니저 프로파일/세븐브릿지PE] 펀드매니저에서 성장기업 '혁신파트너'된 홍승완 대표산업 트렌드·기업 성장성 안목 탁월, 블라인드펀드 통한 도약 추진

김경태 기자공개 2022-04-06 08:18:50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4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븐브릿지프라이빗에쿼티(PE)는 지난해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출자자(LP) 사이에서 회자된 하우스다. 한국교직원공제회의 사모대체 루키리그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낙점받으면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첫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게 되면서 운용사로서 한 단계 도약을 노리고 있다.

홍승완 세븐브릿지PE 대표(사진)는 펀드매니저 출신으로 일반적인 PEF 운용역과는 다른 궤적을 밟아왔다. 하지만 그를 지근거리에서 바라보는 업계 전문가들은 과거의 경험이 오히려 강점으로 발현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홍 대표는 '헝그리 정신'을 누차 강조하면서 LP의 자금을 소중히 운용하겠다는 방침이 확고하다. 앞으로 중견·중소기업의 성장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성장스토리 : 베테랑 펀드매니저, 'PEF'에 꽂히다

세븐브릿지PE가 업계의 이목을 끄는 배경 중 하나는 홍 대표의 이력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PEF 시장의 운용역들은 투자은행(IB), 회계법인, 컨설팅펌 출신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홍 대표는 펀드매니저라는 다소 이색적인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펀드매니저가 되는 과정도 극적이었다. 그는 1998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제일투자신탁(현 하이자산운용)에 입사했다.

당시 투자신탁증권과 투자신탁운용으로 분할이 되는 과정에서 사내 펀드매니저 공모가 있었다. 단 1명을 뽑는 공모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홍 대표가 최종 선발되면서 펀드매니저로서의 경력을 시작하게 됐다.

직급이 대리이던 2001년부터 펀드 운용을 맡았고 특히 공모주펀드를 담당했다. 당시 대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일드, 채권담보부증권(CBO) 펀드에 공모주 우선배정을 해줬는데 펀드 규모가 1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 외에 수백여개에 달하는 기업공개(IPO) 기업에 투자하면서 유통시장에 대한 노하우와 관련된 지식들을 차근차근 습득했다. 그 후 홍 대표는 우리CS자산운용(현 키움투자자산운용), 수협중앙회,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을 거치며 베테랑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알렸다.

홍 대표는 펀드매니저로 일하는 시기 인수합병(M&A) 시장에 대한 관심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M&A에 대한 공부에 목말랐던 그는 2005년 한국채권연구원에서 진행했던 2기 PEF전문가 과정을 다니면서 조금씩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펀드매니저로서 충분한 경력을 쌓은 이후 그는 2017년 세븐브릿지PE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PEF업계에 발을 디뎠다. 세븐브릿지PE는 설립 직후 파낙스이텍 투자를 시작으로 해마다 딜을 성사시켰다. 작년에는 교직원공제회의 블라인드펀드와 한국성장금융 사업재편펀드 위탁사에 선정되면서 더 큰 미래를 그릴 수 있게 됐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 '발로 뛰는 리서치', 성장성 갖춘 '우량기업' 발굴

홍 대표는 세븐브릿지PE를 설립할 때 기업들에게 단순히 부족한 자금을 공급해 주는 중개자 역할에 머물지 않고 외부의 브레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조력자이자 동반자가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는 시장에 출회되는 옥션 딜이 아닌 프라이빗 딜을 발굴하기 위해 창업 초기부터 직원들에 '발로 뛰는 리서치'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홍 대표가 펀드매니저 때부터 가졌던 원칙이다. 현장을 직접 찾는 기업탐방과 다양한 채널을 통한 적극적인 딜 소싱(Deal Sourcing)을 추구한다.

홍 대표는 발품을 파는 것이 투자수익 창출이라는 PEF 운용사 본질과 맞닿아있다고 밝혔다. 수고를 들여야 재무제표 이면에 존재하는 문제들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고 해당 기업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홍 대표는 무엇보다 안정성이 담보된 투자를 추진한다. 그는 LP들의 자금을 소중히 관리하는 '청지기'가 되겠다고 늘 강조한다. 이를 위해 철저한 기업분석을 통해 투자 대상기업을 선별하고 원금 손실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안정적인 투자구조를 설계하기 위해 노력한다.

산업 변화에 기민하게 움직이는 투자도 추구한다. 산업 트렌드와 정부 정책의 변화에 따른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트랙레코드1: 자동차산업 트렌드 읽은 '파낙스이텍' 투자, IRR 19% 성과

홍 대표는 펀드매니저로 활동하던 시기부터 자동차산업의 격변에 대해 관심을 뒀다. 당시에는 내연기관차가 확고하게 시장을 장악했던 시기였고 전기차 시장의 발전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많았다. 하지만 홍 대표는 전기차 시장이 결국 발전한다는 판단으로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에 나섰다.

세븐브릿지PE 창업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투자 대상도 전기차 관련 기업이었다. 전기차 제조의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로 꼽히는 전해액을 만드는 파낙스이텍(현 동화일렉트로라이트)을 투자 대상으로 낙점했다. 당시 파낙스이텍은 중국 천진공장을 증설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했다. 홍 대표는 소식을 접하고 적극적으로 접촉해 딜을 성사시켰다.

투자를 하던 2017년에는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 3사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 불확실성이 높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홍 대표는 전기차 산업의 미래 성장성을 보고 과감하게 베팅했다.

세븐브릿지PE는 전환사채(CB) 투자를 통해 파낙스이텍의 3대 주주가 됐다. 중국 천진공장 증설에 사용될 자금을 지원했다.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는 등 경영 참여 활동을 통해 사측을 조력했다.

특히 홍 대표는 파낙스이텍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과정과 새 주인을 찾는데도 조력했다.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할 수 있는 기업들을 물색해 연결하는 역할을 했고 최종적으로는 파낙스이텍이 동화홀딩스에 인수돼 새롭게 거듭나는 과정을 도왔다.

◇트랙레코드2 : 원자력 시장 '선구안' 빛난 BHI 투자

홍 대표의 '선구안'이 빛난 투자는 올해도 있었다. 세븐브릿지PE는 올 2월말 발전기자재업체인 비에이치아이(BHI)에 투자했다. BHI는 경남 함안에 위치한 상장기업이다.

폐열회수보일러(HRSG) 글로벌 원천기술을 확보한 기업으로 기술력이 우수하지만 탈원전, 원자재가격 급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수년간 연평균 수주액이 2000억원대에 머물렀고 적자도 발생했다.

하지만 작년에만 약 6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주를 따냈다. 미래 일감을 대거 확보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이에 세븐브릿지PE는 BHI가 수주 급증에 따른 운전자본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했다. 홍 대표는 직접 함안을 내려가 수차례 BHI를 접촉했다. BHI는 상장 후 한번도 외부에서 자본조달을 하지 않았지만 결국 세븐브릿지PE의 투자를 받기로 했다.

투자 과정은 쉽지 않았다. 작년말 ‘증권의 발행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 등으로 투심이 얼어붙어 LP 자금을 모으기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홍 대표는 BHI의 작년 수주 실적과 향후 전망에 대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했고 다수의 캐피탈사를 비롯한 기관투자자가를 중심으로 자금 모집에 성공했다.

이후 원전 정책의 변화 등으로 BHI가 관심을 받으며 투자 초기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홍 대표는 BHI 딜을 통해 '투자자는 항상 컨트래리언(역발상) 관점에서 기업을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업계 평가: 펀드매니저 경력 '강점' 승화, 추진력 강한 '의리'의 PE맨

홍 대표는 2017년 세븐브릿지PE를 창업하기 전까지 오랜 기간 펀드매니저로 살아왔다. PE 업계에서 흔히 찾아보기 어려운 이력이라는 점에서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PE시장의 '만학도'이지만 과거의 경력을 오히려 강점으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한종석 경찰공제회 금융투자이사(CIO)는 "홍 대표는 펀드매니저 출신으로 주식 운용에 대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안목은 의심이 없다"며 "산업의 트렌드, 장기 성장성을 보는 작업에 단련이 된 전문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번 투자한 기업은 끝까지 챙기고 투자한 LP들도 순조롭게 엑시트(투자금 회수)해 성과를 거두도록 배려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영규 신한캐피탈 투자금융2본부 본부장은 "유통시장에서의 주식 플레이와 PE 업무는 다른 영역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걱정을 했지만 이를 불식시켰다"며 "자신의 장점은 잘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면서 레코드를 탄탄하게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파낙스이텍 딜과 최근의 BHI 투자를 봐도 산업의 변화를 인지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유통시장에서의 경험을 잘 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대광 JKL파트너스 부대표는 "홍 대표는 추진력이 상당히 강한 전문가로 본인이 마음먹은 투자에 관해서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딜클로징을 명쾌하게 해냈다"며 "유통시장에 있을 때부터 폭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의리가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라고 말했다.

◇향후 계획: '헝그리 정신' 갖춘 중견·중소기업 혁신 파트너 지향

홍 대표는 세븐브릿지PE를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한 스타트업 PE로 소개한다. 재계, 금융계열사, 스폰서 등이 없는 신생 PE이기에 남들보다 한 발짝이라도 더 뛰는 운용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소중한 LP의 자금을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잊지 않고 투자하는 청지기가 되겠다고도 말한다.

특히 우리나라 중견·중소기업의 든든한 외부 조력자가 되겠다는 목표다. 단순한 자금 조달에 그치지 않고 신사업 발굴과 포트폴리오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투자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올 상반기 조성될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세븐브릿지PE가 한단계 도약할 것이라 강조했다. 설립 이후 블라인드 펀드가 없다보니 좋은 딜들을 발굴하고도 놓친 경험들이 종종 있었다. 앞으로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해 중견·중소기업이 변화하는 시대에 빠르게 혁신을 도모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이를 통해 성과보수에 만족하는 것이 아닌 궁극적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신의를 지키는 PE로 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 조 단위의 딜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고 싶은 목표도 있으며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PE가 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