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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LX인터내셔널, 한국유리공업 싸게 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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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LX인터내셔널, 한국유리공업 싸게 샀을까?

한국유리공업의 군산공장 전경. 사진=한국유리공업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유리공업의 군산공장 전경. 사진=한국유리공업
LX인터내셔널이 코리아글라스홀딩스가 보유한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를 5925억원에 인수하면서 한국유리공업 인수가격이 적정한 선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LX인터내셔널의 한국유리공업 인수는 LX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한 뒤 처음으로 기업을 인수한 사례이어서 LX그룹이 의욕을 보인 M&A(인수합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코리아글라스홀딩스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글랜우드PE가 세운 투자목적회사이며 LX인터내셔널과 글랜우드PE는 지난해 12월 한국유리공업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바 있습니다.

한국유리공업은 2019년 12월 13일 생고뱅코리아홀딩스(구 한국유리공업) 플로트유리와 코팅유리 등 사업부문이 물적분할 방식에 의하여 분할·설립됐습니다.

한국유리공업은 유리 제품의 제조, 판매를 주목적으로 플로트유리 등을 생산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본점 소재지는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534 글라스타워빌딩 5층입니다.

한국유리공업은 국내 2위 판유리 제조업체로 지난해 매출액 3093억원, 영업이익 365억원, 당기순이익 24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한국유리공업의 지난 2020년 실적은 매출액이 2404억원, 영업이익이 55억원, 당기순이익이 36억원에 머물렀습니다.

LX인터내셔널의 한국유리공업 취득 예정일은 오는 9월 30일이며 한국유리공업의 실적은 올해 4분기부터 LX인터내셔널의 재무제표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한국유리공업의 재무상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본금 250억원, 자본총계 2239억원, 부채총계 722억원, 자산총계 2961억원 규모입니다. 부채비율은 32% 수준입니다.

M&A 시장에서 가장 단순한 기업가치 평가 방법으로는 자산총계에서 부채총계를 뺀 기업가치 측정방법이 있습니다.

한국유리공업의 기업가치가 자산총계에서 부채총계를 뺀 자본총계인 223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하는 방법입니다.

통상 M&A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으로는 EV/EBITDA를 가장 많이 이용해 산정하고 있습니다.

EV(기업가치)를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로 나눈 배수를 이용해 기업가치를 측정합니다. 기업이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을 이용해 어느 정도의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지 분석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한국유리공업은 2021년 영업이익이 365억원, 감가상각비 124억원, 무형자산상각비 11억원, 순금융비용 17억원 등으로 EBITDA가 약 517억원 규모로 추정됩니다.

LX인터내셔널이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하는 5925억원을 EBITDA 517억원으로 나누면 EV/EBITDA가 약 11.5배 정도로 추산됩니다.

M&A 업계에서는 통상 EV/EBITDA를 8~12배로 적용하고 있어 LX인터내셔널은 상단 부근에서 한국유리공업을 사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유리공업의 EV/EBITDA를 추정할 때 지난 2020년의 실적을 기준으로 하면 영업이익이 적기 때문에 EV/EBITDA가 훨씬 높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LX그룹이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LX하우시스 대신에 LX인터내셔널을 동원한 데는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LX인터내셔널에서 훨씬 편하게 끌어올 수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LX인터내셔널의 지난해 말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625억원, 연결기준으로 8419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반면 LX하우시스의 지난해 말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915억원, 연결기준으로 2222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LX그룹이 한국유리공업의 인수에 필요한 5925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LX하우시스보다는 LX인터내셔널을 동원하는 것이 훨씬 유리한 상황이 됩니다.

글랜우드PE는 2019년 10월 프랑스 생고뱅그룹으로부터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할때 3136억원 상당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글랜우드PE는 2년6개월여 만에 한국유리공업을 LX그룹에 매각해 88.9%의 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일각에서는 LX그룹이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LX하우시스가 아닌 LX인터내셔널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을 사용하는 데 대해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LX인터내셔널의 소액주주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63%에 달합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