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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사람, 전략, 콘텐츠

/그래픽=디미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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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VC 펀딩 시장은 정부 의존성이 높은 구조를 띄고 있다. 정부로부터 나온 자금은 VC 시장 규모를 안정적으로 키우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매력적인 벤처투자 환경을 조성하진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에 비해 국내 VC 시장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이유도 주요 펀드 출자자가 '정부'기 때문이다. 정부는 출자 기관을 선정할 때 가장 높은 수익률이나 출자 사업의 목적에 가장 적합한 운용사를 선정하기 위해 일정한 심사 기준을 내건다. 이제는 각 VC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차별화된 방법론을 개발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를 위해 벤처의 본고장인 미국 실리콘밸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니콘 수색 가능한 'VC 전문 인력' 키우기

재무, 금융 출신 인력 비중이 압도적인 국내 VC와 달리, 실리콘밸리에서는 수많은 벤처캐피탈과 투자자, 투자기업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움직이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VC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는 인력의 절반 이상을 투자 이후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사람들로 채웠다. 이들은 재무, 마케팅, 전략과 같은 경영 기법을 가지고 투자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하거나 조언한다. 이러한 전문 인력 채용과 조직 운영은 투자한 기업가치를 늘리는데 기여할 수 있다. 

Andreessen Horowitz 로고. /사진=테크M 편집국
Andreessen Horowitz 로고. /사진=테크M 편집국

실제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VC들은 기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인물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기술이나 시장, 기업운영에 대한 식견을 가지고 있는 VC가 드물기 때문에 체계화된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해 업종별 전문성을 겸비한 VC가 육성되어야만 향후 VC 업계 미래가 보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도 벤처캐피탈리스트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내 VC 업계 상당수 심사역들의 출신 배경이 다양화되고 있지만, 아직 상당수 심사역들이 금융권 출신으로 첨단을 걷고 있는 벤처기업을 심사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IPO 중시 전략에서 벗어난 다양한 투자회수 전략 모색

업계 전문가들은 IPO만 중시하는 국내 VC의 투자 전략도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VC 시장 환경에서 정책 울타리 안에만 안주해 기존 관행만 고집하면 도태된다"며 "다른 자본시장 투자자와 달리, IPO 외에도 다양한 회수전략을 통해 투자 역량을 인정받아야 경쟁 우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 VC 중 한 곳인 '세콰이어캐피털'은 올드하고, 고착화된 펀드 방식을 탈바꿈하는 방식을 택했다. 평균 7~10년 만기 펀드라는 기존의 틀을 깨고, 시리즈A부터 IPO까지 투자 단계에 따라 자펀드를 만들어 모펀드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과거와 달라진 현 벤처 생태계에 자금 순환 구조 혁신을 일으켜 '인내심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통한 최대 수익을 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래픽=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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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미국 실리콘밸리 대표 VC '매리 미커(Marry Meeker)'는 매년 '인터넷 트렌드 리포트'를 발행한다. 보고서는 인사이트 있는 이슈들과 최신 콘텐츠들이 쏟아져 창업자부터 투자자, VC까지 인터넷 벤처 바닥에 몸담은 모든 사람이 열심히 본다. 이처럼 '콘텐츠'를 통한 브랜딩은 업계 인지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금융기관과 협력도 고려해볼 수 있다. 사모펀드와 투자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해 보유 주식을 매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벤처시장을 정부 주도로 육성하다보니 경직적인 규율체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나, 시장규모가 커지고 질적으로 성숙해가고 있으므로 과감한 규제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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