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석의 투자월드] 2020년 12월 11일 기준 블룸버그의 해당 통계(Global Aggregate Bond Index)가 생긴 이래 투자금액보다 만기상환금액이 작은 채권(negative yielding bond)의 비중이 최고점을 기록했다.

무려 18.3조 달러(약 2.1경원)에 해당하는 채권이 마이너스 금리에 거래됐다. 글로벌 채권 발행량의 무려 30%에 육박하는 수치다.

금리 급등으로 이 비율은 3월 말 기준 5% 이하로 떨어졌지만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자본시장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

90년대 일본의 버블 붕괴,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11년 유로존 사태는 중앙정부의 유동성 공급을 극대화했다. 2020년의 팬데믹은 또 한차례 전 세계의 유동성 공급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각국 중앙은행은 막대한 유동성 공급과 함께 급격한 금리 인하를 반복적으로 처방했다. 근래에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에서 금리 인상이 진행된다.

하지만 장기성장률을 감안하면 인상폭은 제한적일 것이다. 현재 미국 30년 만기 채권 금리는 겨우 2.5% 수준이다.

마이너스 금리가 비록 유로존에 치중됐지만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채권의 평균 수익률은 오랜 기간 선진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에 꽤 낮게 유지됐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자산군이 바로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다. 주식과 채권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traditional) 자산군의 대안적 역할로 대체자산이란 이름이 사용된다.

이런 자산군이 더 이상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대안적’ 투자라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중요한 투자수단이 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2년 3월 30일 기준 자산운용업계 전체 투자자산 중에서 주식(17.85%), 채권(31.49%), CP, 예금 등을 제외한 기타 자산 비중이 37.7%를 차지한다.

10년 전 기타 자산 비율 17.2%에 비하면 ‘비전통적’ 자산이었던 대체자산이 이제 한국 투자의 핵심이 된 셈이다.

해외에선 2021년 말 기준 대체자산 투자 규모는 13.3조 달러, 즉 현재 환율로 대략 1.6경에 이른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동일 시점 글로벌 채권 평가액이 68조 달러였으니 꽤 많은 금액이 대체자산 투자에 집행되고 있다.

채권 발행은 국가 경제규모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국가에서 발행된다는 점(북한도 채권 발행 경험 있음)을 감안하면 실제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여유자금에서 대체자산의 비중은 훨씬 높다.

지금 금융시장에서는 어떤 유형의 대체투자가 가장 많이 일어나고 있을까. 크게 대체투자는 PE(Private Equity)/VC(Venture Capital), PD(Private Debt), 헤지펀드, 인프라 그리고 부동산 정도로 나눈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 전 세계 투자가들이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는 분야는 어딜까. 2021년 말 기준 6000조원이 넘는 돈이 투자됐고 전체 대체 자산군에서 37%를 차지하는 분야는 바로 PE/VC다.

헤지펀드, PD가 그 뒤를 잇고 부동산과 인프라가 비슷한 비율로 4, 5위를 차지한다.

한국도 2004년 기준 2개에 불과했던 PEF(Private Equity Fund)가 2020년 말 기준 855개로 증가했다. 2020년 한 해에만 무려 218개의 PEF가 국내에서 신설됐다.

현재 한국은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 개인과 비상장법인이 PEF의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지만 기관 차원에서의 투자는 대폭 증가한다.

현재 국내 개인투자가들에게 다양한 글로벌 대체투자상품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다소 제한적이다. 해외에서는 개인투자자금의 비중이 점차 증대돼 더 많은 PEF가 개인들에게 참여 가능한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한다. 국내에도 조만간 개인 참여가 가능한 대체 상품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주식, 예금으로만 당신의 자산이 구성됐다면 이젠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서 세계의 돈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펴보자. 수익과 위험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가상화폐와 개별 주식투자의 위험을 지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투자를 일굴 대안들이 존재한다. 바야흐로 글로벌 대체 자산에 대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윤석 우버인사이트객원칼럼니스트(현대자산운용 전무/국민이주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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