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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대 몸값 거론 SK에코플랜트…IB업계, 주관사 선정두고 눈치싸움

강우석 기자
입력 : 
2022-04-03 18:25:20
수정 : 
2022-04-04 11: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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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자 나서며 7조 이상 기업가치 책정
친환경·폐기물 부문 성장성도 주목
SK에코플랜트가 상장주관사 선정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내로라하는 투자은행(IB)들 사이에서 치열한 눈치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회사 측이 목표로 내건 기업가치는 10조원 수준인데 대부분의 IB들이 13조원 이상의 가격을 써내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내세우는 친환경·폐기물 부문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4일 오후까지 상장을 위한 입찰 제안서를 접수받는다. 앞선 지난달 21일 국내외 증권사 10여곳에 입찰 참여를 요청한 바 있다. 주관사단을 빠르게 결정짓고 상장 준비를 서두르자는 입장이다. 시장 관계자는 "상장을 위해 일찌감치 몸을 만들자는 차원에서 대표 주관사부터 먼저 뽑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의 주식 중 일부는 비상장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에서 SK에코플랜트의 지난 1일 종가는 8만9400원이었다. 발행 주식 수를 감안하면 장외에서 약 3조1500억원 안팎의 몸값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입찰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IB들은 SK에코플랜트의 예상 몸값을 13조~15조원 사이로 써내는 분위기다. SK에코플랜트가 최근 진행한 상장전지분투자에서 7조원 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이음PE, 브레인자산운용PE 등의 재무적투자자들은 증자에 참여하며 회사의 주당 가격을 10만원 이상으로 책정했다.

투자은행(IB)들은 기업가치 추산 과정에서 친환경·폐기물 부문의 잠재력도 반영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상장과 함께 종합 환경기업으로 도약할 청사진을 갖고 있다. 2020년 국내 최대 폐기물 회사 EMC홀딩스(1조500억원)와 지난 2월 글로벌 전기·전자 폐기물 업체 테스(1조2000억원)를 인수했다. 최근 2년 사이 전국 각지에 위치한 폐기물 사업장을 여러 곳 사들이기도 했다. 여기에 수소·연료전지, 태양광·풍력 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상장한 이후엔 현재와 상당히 다른 사업 모델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IB들은 공모가 추산 단계에서 국내외 수십곳의 상장사들을 참고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 중에서 SK에코플랜트만큼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 드물어서다. SK에코플랜트의 사업 영역은 에코비즈니스·에코에너지·에코엔지니어링·에코스페이스·에코인프라 등 다섯 가지 분야로 나뉜다. 회사 측은 다음달 주관사단을 확정짓고 상장 준비에 본격 돌입한다. 목표 상장 시점은 내년 하반기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사업부마다 다른 비교기업들을 뽑아내 기업가치를 추산하고 있는 중"이라며 "여러 가치 산정 방식 중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V/EBITDA)을 중점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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