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 무산' 에디슨 강영권 회장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 [현장+]
쌍용차 인수 무산 이후 주주들 앞에 선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30일 "(거래를 살릴 수 있다면) 누구한테라도 가서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이라며 "남은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날 경기 수원에서 열린 에디슨EV(구 쎄미시스코)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후 별도 간담회를 마련해 "자금조달 계획안을 다 마련해놨는데 (쌍용차에서) 갑자기 저렇게(인수 계약 해제) 나와 뒤통수 맞은 심정"이라고 했다.

에디슨EV는 강 회장이 이끄는 에디슨모터스의 자회사이자 그동안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해왔던 곳이다. 강 회장은 이날 주총에 에디슨EV 대표이사이자 의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는 "재무적 투자자와 에디슨EV, 유앤아이 등을 통해 인수 자금조달 계획안을 마련해놨고 쌍용차도 이를 알고 있었다"면서 "(채권단을 설득하기 위해) 매각주관사를 통해 관계인 집회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잔금 납입기한인 지난 25일까지 계약금 30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2743억원에 대한 납입이 어려워지자 쌍용차 측에 관계인집회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쌍용차는 이를 거절했다.

강 회장이 자금조달을 추진했던 유앤아이는 에디슨EV가 지난달 인수해 에디슨그룹으로 편입된 회사. 강 회장은 그동안 에디슨EV를 통해 조달된 자금에 더해 최근 인수한 유앤아이로부터 약 1000억원 이상의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30일 경기도 수원 에디슨EV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노정동 기자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30일 경기도 수원 에디슨EV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노정동 기자
그는 "쌍용차 대의원 총회에서 '인수 후 한 달 안에 시간외 수당 등 노동자들이 받지 못한 임금을 해결해달라'고 하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이후 언론에서 에디슨모터스에 대한 안 좋은 얘기가 나오더니 갑자기 계약 해제 소식을 들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초 재무적 투자자로 자금 지원을 약속했던 강성부 펀드(KCGI)와 키스톤PE 등이 쌍용차 인수를 위해 구성한 컨소시엄을 이탈한 것에 대해선 "KCGI 등 재무적 투자자들은 향후 진행되는 상황을 좀 지켜보자고 한 상태"라고 전했다.

'쌍용차 인수가 최종 무산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주주 질문에 강 회장은 "향후 전기차를 위한 배터리셀 투자나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또 에디슨모터스에서 필요한 전기차 부품 생산을 에디슨EV가 생산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지난 29일 서울중앙지법에 쌍용차 인수합병 투자계약 해제에 대한 효력을 본안 소송 전까지 정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또 계약금으로 이미 지불한 305억원을 쌍용차가 출금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청구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