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VC에 현대차(005380) 출신 인력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국내 초기 스타트업 발굴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DSC인베스트먼트(241520)의 경우 30명의 인력 가운데 4명이 현대차 출신이다. DSC가 설립한 액셀러레이터 슈미트의 김현준 대표 또한 현대차 출신이다. 비하이인베스트먼트 또한 현대차에서 스타트업 발굴 경험이 있는 팀장급 인사를 영입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로 바뀌면서 전기차 배터리 등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해야 할 유인이 커진 탓이다. 실제로 지난해 DSC인베스트먼트, 삼성벤처투자 등은 배터리 충전 스타트업 에바(EVAR)의 시리즈A 투자에 참여했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체 라이드플럭스에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등이 자금을 대는 등 관련 스타트업에 관심이 높아진 추세다.
본래 VC업계 심사역엔 컨설팅이나 금융, 증권업계에 종사했던 인력이 강세를 보였다. VC의 본질이 투자자금 집행 및 회수로 이익을 올리는 것인 만큼 회사가 보유한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역할이 중요한 만큼 투자 경험이 필요한 탓이다. 또, 초기 기업의 사업 방향성을 설정하는 컨설팅 경험도 요구됐다.
실제로 현대차 출신 외에도 국내 주요 대기업에 몸을 담았던 직원들이 심사역으로 적을 옮기면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김희진 한국투자파트너스 수석팀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세미파이브, 브이에스아이 등 반도체 기업 투자를 주도했다. 스톤브릿지벤처스 또한 최근 SK하이닉스 출신의 젊은 심사역을 영입해 반도체 분야 투자에 중량감을 더했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는 현재 유한책임회사(LLC)형 VC를 포함하면 200개기 넘는 업체가 난립해 있는 만큼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대기업 출신까지 영입 풀을 넓히고 있다”라면서 “전문적인 지식과 기업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 출신이 우대받는 게 최근 주목받는 산업 트렌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