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윤건수 DSC인베 대표 “화두는 시장주의, 새 분야 리더에 투자”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 인터뷰…10년간 고속 성장 비결
두나무·컬리에 에이비엘바이오까지 '될놈될' 미리 예측해 배팅
작년 2500억원 신규 투자, 창립 10주년인 올해 AUM 1조원 목전
"가상자산·모빌리티·로봇은 물론 ESG 그린에너지 뜰 것"
  • 등록 2022-03-22 오전 5:40:00

    수정 2022-03-22 오전 8:40:44

[이데일리 김예린 기자]“규모 있는 벤처캐피털(VC)이 보통 그로스 단계 투자를 많이 했다면 우리는 초기기업 위주로 투자해왔습니다. 전체 투자의 60%가 초기기업이죠. 투자 규모가 작은 이 시장에서 펀드 규모를 키워 유망한 기업들을 일찌감치 발굴해내는 것이 DSC인베스트먼트의 포지션입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 인터뷰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241520)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이제는 초기기업 투자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면 그로스 투자가 힘든 상황이 됐다”며 “변동성이 큰 분야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내는 것이 투자 원칙”이라고 밝혔다. 풍부한 유동성에 벤처투자로 뭉칫돈이 몰리면서, 그로스 단계는 물론 초기기업들의 밸류까지 급등하고 있다. 따라서 기술 발전과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분야의 기업에 저점일 때 투자해 고점으로 올라타겠다는 전략이다.

윤 대표는 미국 매사추세스공과대 경영학석사를 마치고 한국기술투자·LB인베스트먼트를 거쳐 2012년 DSC를 설립한 베테랑 벤처캐피털리스트다. 그의 리더십 아래 DSC는 초기기업 투자에서 뛰어난 트랙 레코드를 쌓았고, 2016년 기업공개(IPO)에도 성공했다. 마켓컬리와 두나무, 직방, 무신사, 리디북스 등 독보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항체신약개발사 에이비엘바이오에 초기 투자해 16배 이익을 내며 빛나는 혜안을 보여주기도 했다. 작년 한 해만 25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집행했고, 창립 10주년인 올해는 운용자산(AUM) 1조원을 앞뒀다.

“빠른 예측과 과감한 투자가 핵심”

DSC의 고속 성장 비결은 새로운 시장에 과감히 투자하는 선구안이다. 일부 VC들이 법적 불확실성이 크고 몸값에 거품이 꼈다며 가상자산 분야 투자를 주저했다면, DSC는 두나무와 두나무의 블록체인 자회사 람다256 등에 투자하며 변화에 빠르게 대응했다. 미래 세대는 현실과 가상세계가 연동된 공간에서 놀며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큰 만큼, 가상자산 분야 기반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왔다는 설명이다. 윤건수 대표는 “인터넷·모바일 버블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왔듯 버블이 생겨야 새 산업이 탄생한다. VC는 건전한 버블을 만들어야 한다”며 “가상자산 시장도 당연히 버블이지만 그동안 많은 기술 발전이 이뤄졌기 때문에 앞으로 빠른 변화가 생겨나고 급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빛나는 선구안을 얻기까지는 미래 예측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있었다. 일례로 가상자산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 2030세대 심사역 17명이 스터디그룹을 꾸려 매주 1~2회 블록체인을 공부한다.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변동성 심한 시장을 예측하고 산업 현장을 잘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이공계 출신의 공부하는 심사역이 많은 덕분에 DSC는 그간 투자 비중에서 바이오·플랫폼·테크 분야가 각 30%를 차지하며 균형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었다. 윤 대표가 투자를 제안하는 심사역 및 그가 선택한 스타트업을 믿고 과감히 투자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우리만큼 심사역들의 전문분야가 뚜렷한 VC는 많지 않다. 모빌리티는 현대차 출신이 많아 수소 관련 소재와 부품, 기술 등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가 우리나라 VC 중 가장 많고, 로봇과 인공지능 포트폴리오도 상당하다”며 “바이오 역시 기업들이 창업하면 가장 빨리 만나보고 싶은 VC 리스트에 들 만큼 뛰어난 분야”라고 자신했다.

올해 유망 분야로는 가상자산을 비롯해 모빌리티와 로봇, 인공지능, 그린에너지를 꼽았다. 다만 IPO 시장과 바이오 섹터의 경우 거품이 빠진 만큼 현금흐름과 파이프라인이 탄탄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작년까지는 과잉 유동성에 IPO 시장이 호황기였다면 올해는 금리 및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 등 여러 요인으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캐시플로어가 안 나오면 IPO는 굉장히 힘들 수 있다”며 “특히 바이오의 경우 그간 문제를 일으킨 상장사가 많아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고 라이선스 아웃이 가능한 기업 위주로 투자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화두는 시장주의…“예비 1등에 투자해야”

윤건수 대표는 올해 화두로 시장주의 기조 확대와 양극화를 꼽았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 주도의 성장 기조를 추구했다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끌 차기 정부는 시장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아울러 벤처투자시장에 공적자금보다는 민간자금이 더 많이 유입될 것이니만큼 투자사와 피투자기업 모두 시장 논리에 좌우돼 잘하는 곳 위주로 살아남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도 LP가 믿고 투자를 맡길 수 있는 안정적인 VC로 성장하는 것이 DSC의 목표다.

그는 “시장 자율에 맡기면서 최소한의 규제로 갈 가능성이 크다. 체력과 기술이 좋은 기업이 파이를 다 가져가고, VC도 잘나가는 곳에 시간과 돈을 더 많이 투자할 것”이라며 “철저히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혁신적인 기업이 많은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본다. 1~2등 중심 시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재 리더급인 기업이 아니라 새 기술로 인해 변화하는 분야에서 1~2등이 될 곳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대한민국 3대 도둑 등장
  • 미모가 더 빛나
  • 처참한 사고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