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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책 쓰는 바이오 심사역, 이태영 SBI인베스트먼트 팀장애널리스트에서 벤처캐피탈리스트로 변신, 제약바이오 투자 입문서 저술

이윤정 기자공개 2022-03-22 07:35:18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8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BI인베스트먼트가 다시 펀딩 무대에 돌아왔다. 풍부한 실탄 덕에 주요 출자 경합에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던 SBI인베스트먼트는 한국산업은행과 성장금융투자운용이 공동으로 진행한 정책형 뉴딜펀드 2022년도 1차 위탁운용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소형부문에서 보란듯 이름값을 하며 운용자 자리를 거머쥐었다.

이번 SBI인베스트먼트 운용사 선정에서 힘을 보태며 중심이 됐던 투자 분야가 바이오다. 그리고 SBI인베스트먼트의 바이오 투자에서 브레인 역할은 물론 활력까지 불어 넣고 있는 주인공이 바로 이태영 SBI인베스트먼트 팀장이다.

◇성장스토리: 애널 출신 벤처캐피탈리스트…상장한 회사의 이유있는 성공비결 전파

이 팀장이 SBI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지 이제 막 2년이 된다. 대학교에서 환경보건학과 약학사를 전공한 이 팀장은 다국적 제약회사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을 거쳐 메리츠증권과 KB증권에서 제약·바이오 분야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특히 KB증권에서는 제약 및 바이오 회사의 상장 주관 업무와 인수 금융 및 투자 관련 프로젝트에 투입돼 벨류에이션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국내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바이오 회사는 다른 산업과 비교해 기업 수가 많지 않다. 이렇게 한정된 숫자의 회사를 보면서 이 팀장은 더 많은 회사 그리고 성장한 회사보다 성장을 하고 있는 초기·중기 단게의 회사를 보고 싶은 욕구가 커졌다. 여기에는 상장에 성공한 회사를 보면서 무엇이 성공의 열쇠가 됐는지, 어떤 점이 다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자신감이 쌓였다.

그러던 중 한 벤처캐피탈이 스카우트 제안을 해 왔고 SBI인베스트먼트에 있는 이 팀장과 친한 선배에게 레퍼런스체크(평판조회)가 이뤄졌다. 벤처캐피탈리스트로의 업종 전환에 관심이 있는 줄 몰랐던 이 선배는 역으로 이 팀장한테 심사역으로 시작할 계획이라면 다른 곳 말고 SBI인베스트먼트에서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국내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SBI인베스트먼트는 팀플레이가 잘되는 하우스 중 하나로 꼽힌다. 그리고 이 점이 이 팀장이 벤처캐피탈업계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이유였다.

이 팀장은 "SBI인베스트먼트 바이오팀은 수평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다"며 "팀을 보고 SBI인베스트먼트 합류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투자스타일 및 철학: "사람도 중요하지만 돈도 중요하다. 자금 얼로케이션은 VC 몫"

벤처캐피탈리스트들에게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이 '사람'이라고 답한다. 하지만 이 팀장은 이 질문에 주저 없이 '돈'이라고 답했다.

이 팀장은 "바이오 기업의 경우 자본을 효율적으로 얼로케이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금을 기업가치(밸류에이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바이오 기업 특히 바이오텍의 경우 상장을 한 후에도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라이선스 딜 등을 통해 회사의 밸류에이션을 꾸준히 높이는 방향으로 성장이 지원돼야 한다. 이 팀장은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기업은 이미 대표가 전문성이나 기술력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돈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벤처캐피탈리스트는 사장님들이 연구개발에 집중해 주변을 보지 못할 때 대신 주변환경을 봐주는 서포터와 같다고 설명했다. 곳곳에 안테나를 세우고 회사 성장에서 중요한 의사 결정이 필요할 때 최대한 그리고 최고의 조언을 해주는 적극적인 벤처캐피탈리스트가 이 팀장의 투자스타일이다.

그는 "회사가 성장을 해서 상장(IPO)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모습을 갖춰 나가야 하는지에 투자 회사 사장님들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고민을 한다"며 "벤처캐피탈리스트는 무대의 주인공인 회사를 빛나게 해주는 백스테이지의 든든한 서포터"라고 설명했다.


◇투자스토리: 바이오오케스트라, 1차 후 후속 투자할 때 가장 뿌듯

SBI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 지 2년 채 되지 않지만 이 팀장은 SBI-성장사다리 코넥스 활성화펀드 제 2 호 핵심운용인력으로 활발한 투자를 하고 있다. 엑소코바이오, 큐베스트바이오, 이뮤노바이옴, 헬스맥스, 애스톤사이언스 등 14개 회사를 포트폴리오에 담으며 약 400억원의 투자를 했다.

일부 회사에 대해서는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리며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팀장은 후속 투자가 이뤄지는 딜을 할 때 가장 뿌듯하다고 전했다. 첫 투자 이후 자금을 적재적소에 잘 배분해서 회사가 벨류업 했다는 증거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 바이오오케스트라다.

퇴행성 뇌질환 RNA 신약 및 뇌전달 약물전달 시스템을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인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최근 시리즈C 라운드에서 545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2020년 말에 진행된 시리즈B라운드 투자도 진행한 이 팀장은 자금을 투자 받고 좋은 모습으로 성장을 하면서 다시 재투자 받는 모습을 보면서 기쁜 마음으로 시리즈C라운드를 검토 및 결정했다고 전했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선한 영향력의 이 팀장, 신개념 바이오 투자 책 저술

이 팀장은 약사, 애널리스트, 벤처캐피탈리스트란 수식어 외에 또 하나의 이력이 있다. 바로 저자 이태영이다.

최근 이 팀장은 약사·약대생 연합 동이리 '비약'의 구성원들과 함께 '제약바이오 투자 입문하기'란 책을 썼다. 이 팀장은 "제약 및 바이오 투자에 대해 여전히 투기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며 "바이오 투자가 도박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신약개발 과정을 쉽게 정리하는 '제약 산업 안내서'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벤처캐피탈 제약·바이오 심사역들을 포함해 여러 분야 투자 전문가들의 이야기도 담아 전문가들이 해당 지식을 투자에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알 수 있다"며 "다른 일반 전문서적 보다는 생생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팀장의 책은 다른 벤처캐피탈리스트들에게도 호평을 얻고 있다.

한 벤처캐피탈 베테랑 심사역은 이 팀장의 책에 대해 '알차다'라는 표현을 쓰며 누가 제약바이오 투자에 대해 물어보면 그냥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할 것이라고 했다. 제약 및 바이오 분야 투자를 위해 알아야 할 기초적인 내용을 꼼꼼히 정리해 바이오 전문 투자자라면 이 책이 기술한 내용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 팀장은 "좋은 투자회사를 발굴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가 투자한 회사가 더 좋은 회사로, 잘 성장할 수 있는게 중요하다"며 "포트폴리오 회사의 동반자가 벤처캐피탈리스트 이태영, SBI인베스트먼트 바이오 팀의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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