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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PEF 운용사들은 기존 펀드를 통한 투자가 어느 정도 완료되면 다음 펀드 조성에 나선다. 기존 투자 건을 관리하는 동시에 새롭게 자금을 모아 다음 투자를 준비하는 수순인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 초부터 적게는 수천억원 규모에서 많게는 조 단위 펀드 조성에 나서는 곳이 속속 등장했다.
문제는 자금을 모아야 하는 운용사들과 달리 자금을 쏴주는 기관투자자들은 팔짱을 끼고 다소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출자 계획을 밝힌 곳은 없지만 대부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극적인 규모의 출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런 태도 변화에는 거시경제 상황 변화를 지켜보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관투자자 성적표를 살펴보면 PE와 VC 등이 포함된 대체투자 자산군이 높은 수익률을 이끌었던 경우가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은 전체 수익률이 10.77%인 가운데 대체투자에서 23.8% 수익률을 냈고, 공무원연금도 전체 자산군 가운데 대체투자가 해외주식 다음으로 실적이 좋았다.
그럼에도 기관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은 올해 들어 기업공개(IPO) 시장 등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PE나 VC 투자 건의 엑시트가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원활히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도 자리하고 있다. 다른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특히 VC 같은 경우 엑시트의 가장 주요한 수단이 IPO인데 IPO 시장은 이미 피크를 찍은 것 같다”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출자사업이 본격화되는 하반기까지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예년처럼 펀드 모집에 호의적인 상황은 아니다”며 “기관들이 실적이 괜찮은 기존 출자 운용사에 리업(이미 투자한 곳에 추가로 투자하는 것)하는 방식 등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