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07일 13:59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리디 유니콘 등극에 프랙시스캐피탈 투자 차익 4배 '잭팟'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이 콘텐츠 플랫폼 스타트업 리디에 투자해 4배 넘는 투자 수익을 올렸다. 투자 당시 2300억원이었던 리디의 기업가치가 5년 만에 약 6배인 1조6000억원으로 치솟은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리디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약 1200억원을 투자받았다. 1조6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서 국내 콘텐츠 플랫폼으로는 처음으로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약 5%였던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투자 원금 대비 수익률(MOIC) 4.4배, 내부수익률(IRR) 33%의 성과를 기록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두 차례에 걸쳐 리디에 투자했다. 리디가 전자책 서비스만 제공하던 2016년 말, 선진국과 비교해 아직 저조하던 국내 전자책 전환율에 주목해 100억원의 첫 투자를 결정했다. 전자책 구독이 보편화되면 업계 1위 사업자인 리디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2020년 리디가 글로벌 웹툰 구독 서비스 만타를 출시하자 프랙시스캐피탈은 두 번째 투자를 집행했다. 당시 펀드의 투자기간이 이미 끝난 상태였지만 프랙시스캐피탈은 기관투자가(LP)들을 끈질기게 설득했고 결국 인수금융을 통해 60억원을 추가로 베팅했다. 전자책 시장이 정체기를 겪고 있던 당시 콘텐츠 범주를 넓히며 신규 사업을 적극 발굴하는 모습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국내 PEF 운용사가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기업에 후속 투자를 결정한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만타는 북미를 중심으로 초기부터 빠른 성장세를 보였고 그해 리디는 매출 1000억원 달성과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리디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1491억원을 기록,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규모다.

프랙시스캐피탈은 국내 컨텐츠 분야에 활발히 투자하는 운용사다. 지난해 3월 JTBC스튜디오에 30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12월에는 음원 저작인접권 관리회사 비욘드뮤직에 2000억원을 투자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프랙시스캐피탈은 최근 고성장하고 있는 콘텐츠 분야에서 가장 적극적인 투자 활동을 벌이는 곳"이라며 "산업의 변화를 읽고 선제적으로 움직이면서 콘텐츠 투자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박시은 기자 seek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