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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모빌리티 제왕을 꿈꾼다"…벤처 1세대 변대규의 도전은 '진행형'

최근 5년간 17개 모빌리티 기업들에 수천억 투자

차량공유·주차장서 출발 보험·드론 등 영역 확대

변 회장 강한 의지 불구 사업·재무성과 아직 '미비'

휴맥스 그룹의 창업주인 변대규 휴맥스 홀딩스 회장/사진제공=휴맥스




‘움직이는 모든 것을 서비스 한다’

벤처 1세대 휴맥스(115160)가 새 먹거리로 찜한 모빌리티업종에 투자한 지 5년이 가까워 지면서 창업자인 변대규 회장의 최종 목표에 대한 재계와 투자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본업인 셋톱박스 사업은 침체 일로인데 이를 대신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해온 사업들은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변대규 회장은 대외 활동을 최소화하면서도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휴맥스 그룹의 모빌리티 사업을 주도하는 휴맥스모빌리티가 자동차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는 카123제스퍼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휴맥스모빌리티는 지난해 8월 카123제스퍼에 투자하며 2대 주주가 됐는데 경영권의 완전한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휴맥스모빌리티는 사모펀드(PEF)운용사인 PNP인베스트먼트, 마이스터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잡고 조만간 250억원 규모의 우선주 추가 투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 거래에서 휴맥스모빌리티는 콜옵션(지분을 특정한 조건에 사는 권리)을 보유하게 돼 카123의 경영권 확보는 시간 문제로 평가된다.

휴맥스모빌리티를 비롯해 휴맥스 그룹은 2018년 이후 17개 이상의 모빌리티 관련 기업을 인수하면서 3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하이파킹·휴맥스모빌리티 등 주요 모빌리티 투자 기업의 자산만 5400억 원에 이른다.

2019년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인 플랫(현 휴맥스모빌리티)을 1152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주차장 운영사인 하이파킹(1700억원)과 AJ파크(664억원)도 사들였다.

이후에도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디지파츠, 전기차 충전기 생산 및 운영기업 휴맥스EV·차지인, 차량공유 기업 피플카, 맞춤형 모빌리티 모험 서비스 기업 스몰티켓, 비대면 차량관리 서비스 기업 카버샵 등을 인수하거나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휴맥스그룹이 모빌리티에 주력하는 이유는 본업인 셋톱박스 및 게이트웨이 등의 사업이 케이블 방송업계의 사양화로 사업성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어서다. 휴맥스는 지난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유료 방송 가입자가 감소해 484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도 399억원으로 2020년(874억 원) 보다 줄긴 했지만 매출은 6498억원에 그치며 1년 만에 25.7% 감소했다.

변대규 휴맥스 홀딩스 회장이 1989년 창업한 휴맥스는 노래방 반주기 제조로 돈을 벌어 디지털 셋톱박스 시장에 진출, 매출 1조원을 일궈냈지만 방송업계의 빠른 변화 속에 빛을 잃고 실정이다.



변 회장도 셋톱박스 사업의 한계를 일찍 체감하고 2009년부터 자동차 전장사업을 새 먹거리로 정해 알티캐스트와 휴맥스오토모티브를 인수했다. 그가 전장 사업에 관심을 둔 당시부터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변 회장은 실제 2014년 지주사인 휴맥스 홀딩스 회장으로 올라서면서 휴맥스 경영에서는 상당 부분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같은 벤처 1세대인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뒤를 이어 2017년부터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맡아 네이버의 지속 성장에 주력한 것도 휴맥스 경영에 소홀해진 측면으로 꼽힌다. 또 변 회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로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도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다.

IB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변 회장이 휴맥스의 셋톱박스 사업 등을 정리하는 것은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면서 “방식과 시기의 문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변 회장은 대신 모빌리티 사업 확대에 한층 주력하고 있다. 우선 하이파킹의 자산을 기반으로 주요 건물 주차장에서 직접 차량 공유나 전기차 충전 등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해 일반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차장이 있는 건물에서 공유주방·인공지능 재활용자원 회수·모빌리티 관련 보험 등 부가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구상을 펼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주차장 자산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넓힌 소프트뱅크나 차량공유 앱에서 대출 상품까지 판매하는 그랩 모델을 거론하기도 한다. 다만 휴맥스모빌리티는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단계로 나가지는 않았고, 금융 서비스 비중도 아직은 적은 편이다.

주력 계열사인 휴맥스모빌리티는 연결 기준 매출이 2018년 15억원에서 2020년 776억원으로 성장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21억원에서 112억원, 당기순손실은 21억원에서 289억원으로 급증했다.

변 회장은 하지만 모빌리티 사업의 성장을 실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휴맥스모빌리티에 600억원을 증자했고, 자금 마련을 위해 2016년 모빌리티 사업을 위해 투자했던 물류회사 메쉬코리아 지분을 작년 4월 377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모빌리티업계의 한 관계자는 “변 회장이 주차장 자산을 기반으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나름의 성장 전략을 갖고 있다" 면서 "투자자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도 긴밀하게 논의가 진행 중이어서 향후 어떤 결실을 맺을 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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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원 기자 시그널부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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