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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기, 가치주·대형기술주 나눠 담아라"

강두순,박창영 기자
강두순,박창영 기자
입력 : 
2022-03-06 17:18:32
수정 : 
2022-03-07 06: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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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수 교직원공제회 새 CIO

우크라 사태에 인플레 가속
주요국가 긴축 강화 나설듯

2년 연속 두 자릿수 수익률
대체투자서 높은 성과거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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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교직원공제회 준비금 적립률이 110%를 넘었다. 적립률이란 공제회에서 회원에게 지급가능한 금액을 현재 공제회에 총납입된 원금과 부가금의 합으로 나눈 비율이다. 적립률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회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을 한 번에 주고도 공제회의 돈이 남는다는 의미다. 교직원공제회는 2018년 100.2%, 2019년 102.1%, 2020년 105.8%로 적립률을 높인 끝에 지난해 110%를 돌파했다. 국내 공제회 중 최고 수준이다. 박만수 교직원공제회 신임 기금운용총괄이사(CIO·57)는 최근 서울 여의도 한국교직원공제회에서 진행한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교직원공제회는 직원들에게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조성해준다"며 "당장 성과 나는 곳보다 장기적인 투자처를 고르게 되다 보니 선순환이 이뤄지며 꾸준한 수익률이 나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0년 세계 증시 활황에 힘입어 10%의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며 "지난해엔 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낮았음에도 전년을 뛰어넘는 11.3%의 수익률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며 장기 투자의 힘을 강조했다.

수익률을 견인한 것은 대체투자 부문이었다. 기업금융, 인프라, 부동산 등 교직원공제회의 대체투자 부문 비중은 전체의 62.4%로 주식, 채권 등 전통 자산 비율과 비교해 크게 높다. 박 이사는 "기업금융 부문이 23.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일부 투자자산의 성공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비롯해 기존 투자 자산으로부터의 안정적 평가이익이 발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프라, 부동산까지 포함한 대체투자 부문 전체 수익률은 14.3%"라고 덧붙였다.

특히 해외 자산에서 수익 규모가 컸다. 2019년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엘리 메이에 400억원을 투자한 건이 1년 반 만에 1700억원으로 회수됐다. 해외 인프라 부문에서는 호주, 미국 가용성 기반(사용량과 관계 없이 매출이 정해지는 구조) 민관합작사업(PPP)에 투자한 에버딘 펀드에 출자해 지난해에만 1474억원, 누적으로는 2820억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투자 원금 대비 2.65배를 되찾은 것으로, 연환산 내부수익률(IRR)은 18%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최근 판교 알파리움 타워 매각으로 1400억원가량의 차익을 얻었으며, 잡코리아 투자 회수를 통해 12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박 이사는 올해 세계 전반으로 인플레이션이 확대되며 금융긴축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는 "금융긴축은 주요국 경기 및 기업실적 둔화를 촉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급등한 모든 자산 가격 조정을 빠르게 진행시킬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가 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환경변화에 대응해 인프라, 기업금융 등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는 게 박 이사 설명이다. 그는 "인프라 자산은 금리와 상관성이 높은 물가연동 구조를 갖는 게 대부분"이라며 "도로, 송전망 등 규제 체계를 적용 받는 해외 인프라의 경우 물가 인상이 요금체계에 반영돼 일정 매출을 보장 받는 구조로 금리 인상기에도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는 이어 "공제회는 인프라 자산의 안정성에 주목해 북미·유럽 등 발달된 법체계를 갖춘 선진국 위주의 인프라 자산에 투자를 꾸준히 확대해왔다"며 "2021년 말 기준 본회 국내외 인프라 투자자산 규모는 기금운용 자산 중 13%인 약 5조2000억원으로, 본회 수익 거양에 일조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는 일반 투자자에게는 보수적 대응을 권했다. 그는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위험자산 기대수익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도 진행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과도한 위험선호 투자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며 "실적이나 재무상태 등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양호한 가치주에 초점을 맞추거나 장기 성장성이 기대되는 대형 기술주 중심의 분할 매수 전략은 유효하다고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1971년 설립된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전국 교직원의 생활안정과 복리증진을 목표로 한다. 87만여 명의 개인 회원을 두고 있으며, 2020년 회원자격을 학교법인 등으로 확대해 법인예탁급여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기금운용 자산 규모는 2021년 말 기준 42조3963억원이다. 인하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박 이사는 1992년 한국교직원공제회에 입사해 사업운영부장, 대체투자부장, 금융투자부장을 지냈으며, 올해 초 기금운용총괄이사로 선임됐다.

[강두순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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