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투자는 대략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소극적 측면에서 ESG등급이 좋은 기업, 즉 ESG요인들이 재무적 성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이 낮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고 (이하 ESG통합전략투자), 또 다른 하나는 적극적 측면에서 기업의 구체적 ESG위험 요인들을 제거함으로써 ESG등급의 개선을 유도하는 투자이다 (이하 ESG임팩트투자). 전자가 ESG경영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저변을 확대하는 역할이라고 하면, 후자는 직접적으로 ESG경영의 변화를 도출하는 역할이다. 예를 들어 친환경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전자의 경우이고 탄소배출이 많은 기업에 탄소저감장치 설치 목적의 투자를 하는 것은 후자의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두 유형 모두 의미 있는 투자이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ESG투자 규모에 비해 질적 성장, 즉 ESG투자가 기업의 ESG경영을 유도하고 가속화하는 역할은 미흡한 상황이다. 국내 ESG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연기금의 경우 ESG통합전략 형태의 소극적 투자만을 시행하고 있고 ESG임팩트투자는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마저도 부적절한 ESG투자 성과평가와 ESG투자의 목적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은 투자 벤치마크 설정으로 인해 효과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둘째, ESG투자의 목적에 부합하는 ESG벤치마크를 설정해야 한다. 연기금이 사용하는 주식투자 벤치마크는 일반적으로 종합주가지수(KOSPI)인데, 그렇다고 해서 ESG벤치마크를 종합주가지수나 이와 유사한 형태로 설정하면 무늬만 ESG투자인 꼴이 되기 쉽다. ESG벤치마크를 ESG투자의 목적에 맞게 별도로 설정하고 종합주가지수와 ESG벤치마크간의 불일치 위험은 연기금이 자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ESG는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이 지속가능성장을 하기 위한 기업경영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고, ESG투자는 기업의 이러한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마중물이자 핵심 수단이다. ESG투자의 질적 성장을 위한 국내 연기금의 선도적 역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