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의무고용제 활용해 74억 유치한 스타트업 '브이드림'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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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장애인 특화 재택 근무 플랫폼

브이드림이 내놓은 장애인 인사 솔루션 플랫폼 ‘플립(Flipped)’ 화면. 브이드림 제공 브이드림이 내놓은 장애인 인사 솔루션 플랫폼 ‘플립(Flipped)’ 화면. 브이드림 제공

장애인 인사 솔루션을 제공하는 부산 스타트업이 최근 70억 원대 투자 유치를 받아 화제다. 장애인 재택근무 플랫폼 ‘플립(Flipped)’을 출시한 (주)브이드림이 그 주인공이다. 브이드림은 2019년 시드 머니와 2020년 시리즈A 투자까지 2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지금까지 100억 원 이상의 누적 투자를 유치했다.


구직 힘든 장애인·부담금 내는 회사

‘브이드림’서 만든 플랫폼으로 상생

출퇴근 못 하는 장애인에겐 일자리

부담금 내던 기업은 채용 뒤 장려금

300여 곳서 사용하며 투자 유치도


브이드림은 벤처캐피털 비에이파트너스를 비롯해 라구나인베스트먼트, 파인밸류자산운용, LX인베스트먼트로부터 총 74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21일 밝혔다. 특히 기존 투자자인 비에이파트너스는 추가로 투자를 결정했다.

시장 검증을 마친 시제품이나 베타버전을 출시할 때 유치하는 투자가 시리즈A라면 시리즈B는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은 서비스를 확장할 때 받는 투자 단계다. 브이드림의 ‘플립’을 이용하는 공공기관과 기업이 300여 곳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고, ESG(친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개선) 경영이 중요해지면서 이번 투자 유치가 가능했다.

브이드림은 김민지 대표가 2018년 1월 부산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IT 기업 대외이사였던 김 대표가 장애인 고용부담금으로 힘들어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장애인은 구직이 어려운 상황을 보고 착안했다. 장애인고용법에 따라 상시근로자가 50인 이상인 기업일 경우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3.1~3.6%)의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고, 고용 비율을 맞추지 못하면 부담금을 내야 한다.


지난해 5월 근로자의 날을 맞아 열린 브이드림 우수 장애인 재택 근로자 시상식 모습. 브이드림 제공 지난해 5월 근로자의 날을 맞아 열린 브이드림 우수 장애인 재택 근로자 시상식 모습. 브이드림 제공

김 대표는 “발달장애인과 지적장애인을 제외하면 인지기능은 비장애인과 똑같다. 단지 몸이 불편해 출퇴근을 하기 어렵다”며 “기업은 장애인 고용 부담금을 줄일 수 있고 장애인은 ‘플립’을 이용해 재택근무할 수 있어, ‘윈-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플립’은 근태관리, 인사관리, 급여관리, 전자결재까지 가능한 장애인 특화 재택근무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장애인 근로자는 사무보조부터 마케팅, 디자인, 모니터링, 캐드 등 다양한 업무를 집에서 소화할 수 있다. 브이드림의 실시간 전담팀은 원스톱으로 기업과 고용된 장애인의 업무를 관리해 준다.

‘플립’을 이용하는 기업은 대기업부터 공공기관까지 다양하다. 롯데주류, 롯데칠성음료 같은 대기업부터 숙박 플랫폼이자 유니콘 기업 야놀자, IT 중견기업 티맥스소프트 등이다.

김 대표는 “‘야놀자’의 경우 고용부담금을 내다가 지금은 장애인을 20~30명 고용해 고용장려금을 받는 기업으로 변신했다”면서 “패션 브랜드 ‘젝시믹스’로 유명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도 회원사로 계약직이었던 장애인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만큼 재택근무하는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브이드림은 투자금으로 ‘플립’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AI(인공지능) 기술기업 (주)에어사운드에 투자했다. 시각·청각 장애인을 위해 에어사운드의 STT(Sound-to-Text, 음성-문자 전환), TTS(Text-to-Sound, 문자-음성 전환) 기술을 ‘플립’에 적용할 예정이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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