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투자 용도…전환가액 현 주가에 10% 할증

코스닥 상장사 천보가 메자닌(mezzanine)을 발행해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선다. 이번 투자 유치로 확보한 자금은 천보 자회사인 천보BLS의 시설투자를 위한 자금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천보의 향후 기업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최근 천보 주가보다 높은 수준의 전환가액에 동의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천보는 2500억원 어치의 전환사채(CB)와 500억원 어치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결정했다. 납입일은 이달 22일이며 사채 만기일은 납입 후 5년이다. 


CB와 BW 모두 세부 발행 조건이 같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0%로 발행사인 천보에 유리한 조건이다. 투자자는 사채 발행 3년 후인 2025년부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Put Option)을 행사할 수 있다. 발행사인 천보는 사채 발행 1년 후부터 2027년 1월 22일까지 사채 권면의 50%까지 중도상환청구권(콜옵션, Call Option)을 행사할 수 있다.


발행 대상은 국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와 벤처캐피탈이 운용하는 펀드, 증권사 등 다양하다.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펀드는 아우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아우름 골드러시 2차전지 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다. 806억원 어치의 CB를 매입할 예정이다. 


르네상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르네상스미슐레6호일반사모투자신탁'과 NH투자증권 브레인자산운용이 공동운용(Co-GP)하는 'NH-브레인 EV 신기술투자조합'이 각각 500억원 어치의 CB와 BW 매입에 나서며 그 뒤를 이었다.


국내 벤처캐피탈인 스톤브릿지벤처스도 '스톤브릿지DNA혁신성장투자조합'을 활용해 50억원 어치의 CB를 매입할 예정이다. 해당 펀드는 지난해 1460억원 규모로 결성 완료한 펀드로 스톤브릿지벤처스 설립 후 가장 규모가 큰 펀드다.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운용사)를 비롯해 산재보험기금, 과학기술공제회, 노란우산공제, 건설근로자공제회 등이 주요 출자자(LP)로 합류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도 운용사 출자금(GP 커밋)으로 펀드 결성 총액의 4.63%인 68억원 정도를 출자했다.


천보는 이번 투자로 확보한 자금을 자회사인 천보BLS에 투입할 계획이다. 천보BLS는 지난해 7월 천보가 자금을 출자해 설립 한 2차전지 전해질 첨가제 제조 판매업을 하는 기업이다. 천보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천보가 발행하는 메자닌 매입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천보BLS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점쳐진다. 천보가 발행한 CB와 BW의 전환가액은 현 천보 주가(18일 종가기준 28만8000원) 보다 높은 31만8150원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천보의 미래성장 동력이 천보BLS라고 판단한 셈이다.


천보 관계자는 "이번 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은 자회사인 천보BLS에 투입할 예정"이라며 "정관 상에 있는 한도 조건으로 인해 CB와 BW를 나눠서 발행했다"고 말했다.


투자에 참여한 관계자는 "현 주가에서 반영된 천보의 기업가치 보다 향후 미래가치가 높을 것이라 판단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