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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랩·크레디보·라인게임즈 투자…‘결정적 시간’ 놓치지 않는다 [증권 플러스-PEF 릴레이 분석 18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
투자사 나스닥 상장 등 탁월한 실적
상장전 지분투자서 경영권인수로
동남아에서 시작 미국까지 확대
美 전기차배터리 충전기업 탐색 중
모빌리티 분야 집중…ESG도 주목
서울 강남구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 사무실에서 윤건중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설립 5년차를 맞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는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한국, 미국 등으로 투자 영토를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상장 전 지분 투자(Pre-IPO)에 집중했다면 향후 경영권 인수(Buy-Out), 벤처투자(VC) 등으로 투자 방식도 다양화한다는 전략이다.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의 첫 투자처는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싱가포르 차량 공유·호출 서비스 업체 그랩이다. 국내보다 해외에 인맥이 많던 윤건중 대표이사는 싱가포르의 지인을 통해 그랩의 상장 전 지분 투자 소식을 듣게 됐고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던 터라 곧바로 이를 추진했다.

윤건중 대표는 “현재는 스틱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캐피탈 등 다양한 투자자들이 그랩의 투자에 참여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현대자동차, SK㈜ 등 전략적투자자(SI)만 투자를 검토하는 상황이었다”며 “SK㈜를 통해 그랩의 담당자를 알게 됐고 그랩에 적극적으로 투자 의지를 밝히면서 250억원을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회사 설립 다음해인 2019년 또 다른 PEF 운용사 이엠피벨스타(EMP Belstar)와 공동GP를 꾸려 25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를 설립, 그랩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하면서 첫 투자에 성공했다. 그랩의 성장성을 예감하고 한국투자증권, KDB캐피탈이 출자자(LP)로 참여했다.

그랩은 지난해 12월 미국 나스닥 입성했다. 이에 카이로스는 올해 그랩의 주가 추이를 보고 투자금 회수(exit)에 나설 계획이다. 그랩은 최근 다소 부진한 주가를 보이고 있으나, 스팩 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등 충분히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해 엑시트 시점을 잘 찾겠다는 것이다.

같은 해 두 번째 투자도 단행했다. 인도네시아의 핀테크 업체 크레디보(Kredivo)다. 한 국내 증권사가 크레디보에 자기자본 투자(Pricipal Investment·PI)에 나서면서 카이로스도 참여하게 됐다. 카이로스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크레디보가 새로 발행한 전환우선주(CPS)를 약 50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출자자로는 유진투자증권, 동양이 참여했다. 카이로스의 투자 이후 미래에셋그룹, CJ대한통운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며 크레디보의 성장성을 인정받았다. 카이로스는 현재 일부 엑시트를 성사해 68%의 내부수익률(IRR)을 거뒀다. 크레디보 또한 나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상장 성공 시 투자금 대비 5~6배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는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라인게임즈에 투자를 성사하는 등 국내에서도 첫 포문을 열었다. 라인게임즈 핵심 인력과 교류가 있던 최원준 파트너가 투자의 물꼬를 텄다. 라인게임즈에 5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투자를 완료했다. 라인게임즈가 새로 발행하는 RCPS를 매입하는 구조다. 출자자자로는 친환경 농자재 전문업체 대유와 산업용 특수자동밸브 제조업체 조광아이엘아이(조광ILI)가 참여했다.

윤 대표는 “올 초 3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투자로 라인게임즈에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며 “라인게임즈는 게임을 직접 개발도 하고 퍼블리싱도 같이 하고 있는데다 현재 12개의 새 게임 개발을 진행하는 등 향후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해 투자를 단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2개의 게임이 출시될 예정이고, 게임을 넘어 콘텐츠 관련 사업 등 사업 영역도 확대할 것”이라며 “라인게임즈 또한 향후 상장 등으로 엑시트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투자에는 IBK캐피탈 등이 출자자로 나섰다.

카이로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 충전 관련 회사 투자를 앞두고 있는 등 동남아, 한국을 넘어 미국까지 투자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카이로스가 꾸준히 관심을 둔 모빌리티 분야 투자로, 미국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유망 투자처로 점찍은 모습이다.

그는 “전기차, 전기차 배터리 등은 물론 혁신 기술을 보유한 디스럽티브(disruptive)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며 “침체된 시장 또는 누군가 독재하고 있는 시장에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회사 경영 목표에 따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분야 투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세컨더리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이사회에 한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며 “프리 IPO 중심이던 투자 방식도 벤처투자, 바이아웃 등으로 확대하며 회사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미 기자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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