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27일 10:04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AHC'·'휴젤' 키운 베인캐피탈, 클래시스 성장에 '베팅'
화장품 브랜드 'AHC'로 알려진 카버코리아, 보툴리눔톡신 1위업체 휴젤에 이어 베인캐피탈이 클래시스 인수로 또 한번 'K뷰티'에 베팅했다. 베인 측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과 글로벌 진출을 통해 클래시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구상할 예정이다.

클래시스는 27일 최대주주인 정성재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주식 중 약 3941만주(총 발행주식의 60.84%)와 경영권을 베인캐피탈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전세계 60개국 판매망 갖춰…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베인캐피탈은 클래시스가 핵심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전성과 효과성을 인정받고 의료진과 환자들 사이에서 높은 신뢰와 만족도를 얻는 기업인 점에 주목했다. 개발부터, 생산, 임상, 허가, 마케팅 및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자체적인 인프라를 모두 갖췄다.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대리점을 구축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수출 비중이 가장 큰 브라질, 중국, 일본, 러시아를 비롯해 태국, 대만 등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러 국가들에서 뚜렷한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거래를 통해 의사 출신의 창업주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가 도입될 것이란 점도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클래시스는 국내외 경쟁사나 글로벌 브랜드와 비교해 안전성과 효과성 측면에서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갖고 있다”며, “세계 각국의 의료진과 환자들 또한 K-뷰티 브랜드에 높은 신뢰도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AHC'·'휴젤' 키운 베인캐피탈, 클래시스 성장에 '베팅'
◆AHC, 휴젤 이어 뷰티·헬스케어 성공사례 쓸까

베인캐피탈은 최근 글로벌 뷰티 시장을 겨냥한 컨슈머 헬스케어 기업 투자에서 성과를 거둬왔다. 2016년 5월 화장품 브랜드 AHC의 제조사인 카버코리아에 투자했으며, 2017년 4월엔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 업체인 휴젤을 인수했다.

두 기업 모두 내수시장에서의 큰 성공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판매채널을 확대해 기업가치를 크게 키운 공통점이 있다. 세계적으로 K-뷰티 산업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는 가운데, 최근 수년간 베인캐피탈은 세계 시장에서 쌓아온 글로벌 역량이 발휘됐을 때 더욱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준비된 우량 에스테틱 컨슈머 헬스케어 기업에 주력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헬스케어 기업이 해외시장에 순조롭게 진출하기 위해서는 각 국가별로 규제당국의 까다로운 심사와 인증을 통과하는 것도 최대 관건 중 하나다. 베인캐피탈의 글로벌 역량은 이 부분에서 크게 돋보였다. 휴젤의 예를 들면,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인 ‘보툴렉스’는 2020년 10월 세계에서 두 번째,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중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카버코리아는 2016년 6월 베인캐피탈에 인수된 후 젊은 고객층으로 고객군을 확장하기 위해 드럭스토어 및 온라인 채널 등으로 채널을 다각화하는 동시에 중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중국 시장 매출이 급성장하며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중국 기업 투자경험이 있는 베인캐피탈이 중국에서의 유통망, 인적 네트워크를 동원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기 때문에 가능했다.

휴젤 역시 2017년 4월 베인캐피탈에 인수된 후,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역량 강화에 주력했다. 베인캐피탈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정확히 짚고 국가별 정예팀을 구축해 전략적인 해외시장 확대에 나선 결과 해외시장 매출이 크게 증대되었다. 중국 및 미국 임상 시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유수의 컨설팅 업체를 선별해 미국과 중국에서의 제품 인허가도 빠르게 받을 수 있었다.

베인캐피탈은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풍부한 투자 경험을 쌓아왔다. 약 100여 건에 달하는 PE 투자경험과 바이오테크 분야를 중점으로 다양한 투자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헬스케어 산업 내 약 40여 건의 벤처 투자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