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M&A 핵심 키워드는 'ESG·플랫폼'

올해 우리나라 M&A(인수합병) 시장의 키워드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플랫폼'이 꼽힌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비대면 서비가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올해에도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ESG 경영이 기업의 필수 덕목으로 자리 잡으면서 환경기업에 대한 M&A 바람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가 바꾼 소비행태…플랫폼 M&A로 신성장동력 확보 코로나19 이후 M&A 사례들을 보면 온라인 플랫폼 매물에 대한 인기가 대단했다.


지난해 1분기 PEF(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가 온라인 채용 플랫폼인 잡코리아를 9000억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분기에는 신세계가 3조4000억원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다.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는 지난해 8월 국내 2위 배달 플랫폼 요기요를 어피너티·퍼미라·GS리테일 컨소시엄에 약 8000억원의 가격으로 매각을 완료했다.

또 올초에는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11월 1세대 이커머스 기업 다나와를 인수한 코리아센터의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O2O(온·오프연계) 플랫폼'을 강화해 2018년 인수한 홈플러스와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MBK는 홈플러스의 온라인 플랫폼 강화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었다.


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도 지난해 10월 한샘을 1조4500억원에 인수했다. IMM PE는 한샘을 온·오프라인 가구·인테리어 시장의 압도적 1위 사업자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기존 오프라인 부문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온라인 부문 역량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 기업 뿐 아니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빅테이더 기업에 대한 M&A 바람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기업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미래 잠재 성장을 고려하면 '지금이 사야할 때'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수천억원의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 온라인 플랫폼의 가치가 향후 더 불어날 것"이라며 "올해에도 같은 성격의 매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SG, M&A 투자 테마로 자리매김 ESG가 세계적인 투자 테마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올해에도 M&A 시장을 달굴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에서는 지난 연말까지 신재생에너지와 폐기물 처리 등 ESG 관련 기업에 대한 M&A가 줄을 이었다. 여기에 주요 기업들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만큼 관련 M&A가 늘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는 EMK(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가는 적게는 7000억원, 많게는 1조원에 달한다.

EMK는 국내 최대 규모의 폐수처리장과 최다 폐기물 소각장을 보유한 업체다. IMM인베스트먼트가 2017년 인수해 5년째 보유하고 있다. 인수당시 가격은 4000억원으로, 시장에서 1조원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2배 가량의 투자회수 성과를 거두게 될 전망이다.

폐기물 처리업은 ESG 투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M&A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신규 인허가가 까다롭다는 점도 몸값이 높아지는 배경이다.

아울러 바이오 디젤 업체 대경오엔티, 폐기물 처리업체 KG ETS 등도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대경오엔티의 매각가는 5000억원 가량으로, KG ETS는 최대 7000억원까지도 거론된다.

또 M&A를 통해 친환경에너지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린 SK에코플랜트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3조원을 투입해 친환경 기업 인수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이 회사는 폐기물 소각기업 6곳에 이어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기업인 삼강이엔티도 함께 인수했다. 기존 폐기물 처리뿐 아니라 친환경 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해상풍력 발전시장도 선점하겠다는 포부가 엿보인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몸값이 높게 책정된 매물들의 공통점은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기업들이라는 점"이라며 "이미 해외에서는 임팩트 펀드(수익 및 환경·사회적 성과도 함께 달성하는 목적으로 조성된 펀드) 등을 이용한 환경 관련 기업 투자가 일반화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기업들이 발빠르게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ESG 테마로 바꾸고 있다"며 "넷제로(탄소중립)를 선언하는 기업도 늘어나는 만큼 ESG 관련 M&A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