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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미국 VC들은 올해 들어 128억달러(약 15조3686억원) 규모의 벤처펀드 15개를 조성했다. 지난 2009년과 2010년 미국 VC들이 조성한 연간 벤처펀드 규모가 각각 164억달러(약 19조6668억원)와 177억달러(약 21조2258억원)였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미국 VC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으로 펀드 조성에 나선 곳은 앤드리슨호로위츠(a16z)로 꼽힌다. 이 회사는 바이오테크와 성장 단계의 초기 스타트업 등에 투자할 목적으로 최근 90억달러 규모의 펀드 세 개를 조성했다. 특히 신산업 분야에 몸을 담은 초기 스타트업(시리즈A 이후 단계)에 5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앤드리슨호로위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로 펀드 자금의 대부분을 웹 3.0과 가상자산 등 신산업에 몸 담은 스타트업들에 투자해왔다. 지난해에는 22억달러 규모의 가상자산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美 VC들 “위기가 기회를…올해도 달린다”
괄목할 만한 것은 미국 VC들이 ‘무조건 안정적 투자’를 외치기 보다는 미래 기술을 다루는 신생 스타트업 투자도 서서히 단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극복 차원에서 미국 정부가 시장에 막대한 돈을 풀면서 위험성이 짙다고 평가되던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 관련 부담감이 소폭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VC들은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미래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경제 침체 위기로 주춤할 것 같은 일반 시장 외에 팬데믹이 불러온 새로운 질서에 맞는, 혁신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갈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이러한 투자 동향은 2025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카일 스탠포드 피치북 애널리스트는 “미국은 신산업을 비롯한 모든 산업에 폭 넓게 투자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서는 라틴아메리카와 동남아시아 지역을 타깃으로 둘 정도로 지리적 제약 또한 두지 않고 있는 만큼, 최소 2025년까지는 관련 행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