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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실탄 모으는 PEF…벤처캐피털 초긴장

박창영 기자
입력 : 
2021-11-24 17:43:42
수정 : 
2021-11-24 19: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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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 3조, 스틱인베 2조 등
기존 펀드보다 2배 늘려 조성
대출 활용땐 최대 20조 투자

성장기업 초기 투자도 가능
VC업계와 경쟁구도 펼칠듯
◆ 레이더 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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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한국을 중심으로 투자 활동을 펼치는 대형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도합 10조원 규모 신규 펀드를 조성한다. 직전에 모았던 펀드에 비해 2배 안팎씩 규모가 늘어났다. 지난달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에 따라 PEF 운용사의 소수 지분 투자가 보다 자유로워지면서 기존에 벤처캐피털(VC) 영역으로 여겼던 성장 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도 확대될 전망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투자금을 상당 부분 소진한 IMM PE, 스틱인베스트먼트, 스카이레이크 등은 내년 하반기께 신규 펀드 모금에 나선다. IMM PE는 블라인드 펀드(일단 모금을 먼저 한 뒤 투자 대상을 발굴해 자금을 집행하는 펀드)인 로즈골드 5호 모집에 나서며 총 규모는 2조~3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총 모금액 1조9000억원이었던 로즈골드 4호에 비해 최대 1조원 이상 커진 규모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내년 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SSF) 3호를 조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1조2200억원 규모였던 SSF 2호에 비해 2배 이상으로 키운 2조원 후반대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SSF는 구조조정 등 특수한 상황에 놓인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SSF를 활용해 주차장 관리 전문업체 하이파킹, 2차전지용 동박 소재기업 일진머티리얼즈 말레이시아 자회사 등에 투자했다.

스카이레이크는 내년 하반기에 마케팅을 시작해 내후년 1조원 안팎으로 12호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액 7000억원이었던 11호 블라인드 펀드에 비해 3000억원 상당 키운 것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연말까지 블라인드 펀드 페트라 8호의 추가 펀드레이징(모금)을 한다. 최근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며 펀드 조성액은 초기 목표였던 8000억원을 넘어 9160억원까지 늘었다. 연말까지 1조원을 모을 예정이며 이는 4500억원 규모였던 페트라 7호에 비해 2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글랜우드는 최근 9000억원 규모로 2호 블라인드 펀드인 '글랜우드코리아 제2호'를 결성했다. 코인베스트먼트(공동투자)에 특화한 이 운용사 특징상 해당 펀드를 활용한 투자 규모는 3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4500억원 규모였던 1호 블라인드 펀드는 코인베스트먼트 전략을 통해 1조7000억원가량 투자를 집행했다. 동북아시아 최대 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도 최근 2조1200억원 규모로 SSF 2호 출자 약정을 마쳤다. 9400억원 규모였던 SSF 1호보다 약 2.3배 커졌다.

이처럼 대형 PEF 운용사가 신규로 조성하는 펀드 총액은 10조원 안팎으로 확인된다. 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바이아웃(LBO·차입 매매) 등 인수 전략을 적극 펼쳤을 때, 총 투자 규모는 2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펀드 규모를 키운 PEF 운용사는 지난달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에 따라 투자 영역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경영참여형 PEF는 이른바 10%룰을 적용받았다. 투자 대상 기업 주식을 10% 이상 취득해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하는 의무다. 그러나 이제 10%룰이 폐지됨에 따라 국내 PEF 운용사들은 다양한 소수 지분에 투자가 가능해진다. 이에 과거 VC 전유물로 여겨졌던 고성장 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에 PEF 운용사가 적극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상업용 부동산 플랫폼 기업 알스퀘어의 시리즈C 라운드에 85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H&Q는 국내 P2P 금융업체(온라인 투자연계 금융업체) 렌딧에 504억원을 투자하며 기업가치 1000억원을 인정하기도 했다.

한 대형 PEF 운용사 관계자는 "신규로 모집하는 블라인드 펀드를 홍보할 때는 정보기술(IT) 업체 등 혁신 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강조하고 정관에도 이와 관련한 문구를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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