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스타트업 투자 허용 ‘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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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스타트업 투자 허용 ‘유명무실’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1.11.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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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현대카드 제외하곤 사실상 벤처투자 ‘전무’
벤처투자 규모 5조원 넘었지만, 카드사 870억원 그쳐
‘불투명한 수익성·리스크’ 등 이유로 ‘위험 회피’ 뚜렷
카드사들이 신기술금융을 겸업하고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지나치게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카드사들이 신기술금융을 겸업하고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지나치게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카드사 전반적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캐피털(VC) 영역인 ‘신기술금융’은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겸업하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이 불투명하고 벤처 특성상 리스크 때문에, 실제 투자에 나서는 회사는 드문 현실이다.

23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현재 8개 전업카드사 가운데 삼성카드를 제외한 신한·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 등 7개 카드사가 모두 신기술금융을 겸업하고 있다. 신기술금융은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사업화하는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는 회사다. 현재 신기술금융을 할 수 있는 회사는 카드사와 증권사 등을 모두 합쳐 118개사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부 카드사를 제외하면 투자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7개 카드사의 신기술금융자산은 총 872억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가 전체 투자금액의 71%인 626억4400만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았다. 다만 직접 출자하기보다는 대부분이 주식투자였다.

현대카드는 직접 출자한 금액만 197억1100만원에 달해 두 번째로 투자가 많았다. 이밖에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가 각각 30억원, 18억원에 그쳤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 BC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들은 수년째 투자 내역이 없었다. 삼성카드의 경우 그룹 내 삼성벤처투자라는 회사가 신기술금융을 대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기술금융 영역인 벤처투자는 최근 ICT서비스와 인공지능(AI), 신약개발, 메타버스, 디지털헬스케어 등의 성장으로 각광 받고 있지만, 카드사 참여는 저조하다. 실제 국내 VC들이 올해 신규로 투자한 규모만 5조원을 돌파하며 작년 연간 투자 규모를 훌쩍 넘었다. ICT서비스에 대한 투자금액이 가장 많았으며, 지난 3분기 단일 벤처투자 실적으로 2조678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초 2조원을 돌파했다.

전망도 긍정적이다. VC 10개사 중 4개사는 내년 벤처투자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날 한국벤처투자가 총 401명의 VC 심사역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VC트렌드리포트’를 보면 응답자의 41%는 내년 시장이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풍부한 자금 유동성, 회수시장 활성화로 인한 빠른 엑시트(Exit) 기회, 스타트업 기업들의 질적 성장 등이 긍정 전망의 주된 이유로 꼽혔다.

물론 최근까지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 일부 카드사를 중심으로 직간접적인 투자 활동도 있었다. 그러나 전체 VC시장에서 카드사의 참여 비중은 여전히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카드업계에서는 금융지주사의 적극적인 지원이 부족과 단기 리스크를 고려했을 때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기가 부담스럽다고 설명한다.

벤처기업이 기술을 취득하고 수익을 내기까지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 등 불투명한 수익성 역시 투자에 발목을 잡는다. 이밖에 2~3년을 임기로 수장이 바뀌는 카드사의 경우 중장기적 관점에서 신기술금융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라는 게 중장기적인 인사이트를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데 CEO 임기가 짧은 업계 특성상 결단을 내리기가 쉽진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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