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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영환 VIG얼터너티브크레딧 전무 "사모신용펀드, 성장성 큰 시장"

등록 2021.10.13 06:00:00수정 2021.10.13 09:5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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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자본으로 채워진 영역에 국내 자금 공급 늘어날 것"

골드만삭스 ASSG에서 10년간 스페셜시추에이션 투자

VIG파트너스 합류해 크레딧부문 출범

한영환 VIG얼터너티브크레딧 전무. (사진=VIG얼터너티브크레딧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영환 VIG얼터너티브크레딧 전무. (사진=VIG얼터너티브크레딧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사모신용펀드(PCF)가 21일부터 본격 도입되는데, 우리나라 자본시장에 사모펀드(PEF)가 출범했을 당시 PEF 시장의 모습과 비슷한 것 같다. PEF도 15년 이상을 거치면서 각각의 특성도 생기고 전략에 대한 시장의 이해도 높아졌는데, 그런 일이 PCF 시장에서도 10년, 15년에 걸쳐서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영환(38) VIG얼터너티브크레딧 전무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모신용펀드(Private Credit Fund·PCF) 시장의 성장성과 잠재력을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외국계 자본으로 채워졌던 영역에 국내 자금의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21일부터 시행되면서 사모펀드 분류가 '전문투자형'과 '경영참여형'에서 일반사모펀드와 기관전용 사모펀드로 나뉘게 된다. PEF 운용사의 대출형 펀드 조성 및 운용이 가능해지며 경영참여 없이 소수지분을 인수하거나 대출, 부동산 투자 등을 할 수 있다.

2012년부터 골드만삭스 아시안스페셜시추에이션스그룹(ASSG)에서 한국 투자를 담당해온 한영환 전무는 5월 VIG파트너스에 합류해 크레딧부문인 VIG얼터너티브크레딧(VAC)을 출범했다.

한 전무는 "PCF는 PEF보다 광범위한 영역을 다룬다"며 "원금보장장치가 있고 계약상으로 원금과 이자와 수익을 돌려받을 수 있게 약속이 되면 전부 크레딧 투자의 범주에 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에쿼티(보통주)를 다루는 PEF는 통상적으로 20~25% 이상의 기대수익률을 필요로하는 영역이고 은행이나 금융기관의 대출이나 채권이 5% 내외 고정수익을 받는다고 하면 5% 이상부터 약 20%까지가 PCF의 구간에 속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담보가 있는 선순위대출부터 중순위 메자닌, 우선주 등 다룰 수 있는 상품이 굉장히 많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주로 외국계 투자기관이 다뤄왔던 영역이다. 한 전무는 "우리나라의 경우 수요는 항상 있었으나 제도적인 제한 등으로 지난 20년 가까이 외국계 운용사들에 의해 소화되던 시장"이라며 "이제 법제화가 됐고 국내 PEF들이 크레딧펀드를 런칭하면서 국내 자금의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PEF들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크레딧부문을 신설하고 있다. VIG얼터너티브크레딧뿐만 아니라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IMM크레딧솔루션을 출범했으며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도 크레딧 부문을 신설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도 나서고 있다.

한 전무는 "세계적으로 PCF 시장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3~4%밖에 안된다"며 "그만큼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아직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자 집중하는 구간이 다르겠지만 VAC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추구하는 기회추구형 크레딧(opportunistic credit) 투자를 다룰 계획이며 제가 전공한 스페셜시추에이션 분야도 거기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한 전무는 골드만삭스 ASSG에서 10년간 약 12억달러, 1조5000억원 가량의 투자를 진행했다. 그중 카버코리아 소수지분 투자, 일산 아파트 담보 부실채권(NPL), 쿠팡 물류센터 담보대출 투자 등이 대표적 성공 사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쿠팡 물류센터 담보대출의 경우 대기업이었다면 제1금융권에서 2~3%대 금리로 대출이 집행됐겠지만 당시 쿠팡은 대규모 적자를 내며 제일 힘들던 시기였다"면서 "금융기관에서는 하지 못하지만 저희같은 기관은 담보자산가치 대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투자였다"고 설명했다.

일산 아파트 NPL은 전형적인 스페셜시추에이션 투자다. 한 전무는 "아파트 완공 후 미분양으로 인해 부도난 시행사, 중도금 대출을 한 은행, 수분양자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법적 분쟁을 정리할 수 없던 금융기관이 매각한 NPL을 인수한 것"이라며 "다행히 이해당사자들과의 협상으로 분쟁을 해결하고 할인분양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분석할 때 분양가가 100원이라 가정하면 시가가 70원까지 떨어졌고 이를 50원에 사서 시가에 팔 계획이었는데 매각 당시 80원, 85원까지 시가가 올랐다"며 "운이 좋게 매각 시기에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기대했던 것보다 수익이 높았던 딜"이라고 덧붙였다.

카버코리아는 "전형적인 프리IPO 단계의 소수지분 투자로 시작했으나 오너의 마음이 바뀌면서 경영권을 매각하게 돼 바이아웃이 가능한 베인캐피털과 함께하게 된, 제가 단행한 유일한 에쿼티 투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페셜시추에이션이나 기회추구형 크레딧 시장에서는 일반 PEF보다 다양하고 특이한 상황들을 보게 되더라"며 "비슷한 성격의 딜을 두 개 이상 해본 적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 전무는 올해 5월 골드만삭스를 떠나 보고펀드 시절 함께했던 VIG파트너스로 돌아왔다. 그는 VIG에 합류한 이유에 대해 "바이아웃 투자가 아니라 스페셜시추에이션을 전문적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했는데 10년쯤 지나니 마음속에 욕심이 생겼다"며 "큰 조직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에 한계를 느꼈고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그리워졌는데 마침 법제화가 진행되며 타이밍이 맞았다"고 말했다.

PCF 제도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VIG얼터너티브크레딧은 펀드레이징과 딜 소싱(투자건 발굴), 팀 구성을 진행하며 첫 딜 런칭에 힘쓰고 있다.

한 전무는 "제도 개편으로 그동안 사각지대였던 영역이 메인스트림에 들어오게 될 것"이라면서 "PEF 제도 도입 전에는 매각되는 국내 기업을 해외 펀드들이 인수했는데 국내 PEF가 생기면서 시장이 바뀐 것처럼 PCF 시장도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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