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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교보증권 신기술사업금융업 가세...벤처투자 본격 시동


입력 2021.03.03 06:00 수정 2021.03.02 15:15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중소·벤처기업 투자 위해 잇딴 라이선스 취득...세제혜택 가능

교보증권 올 상반기 등록 예정...당국도 벤처투자 활성화 지원

증권사들이 올해 들어 금융감독원에 신기술사업금융업을 연이어 신청하며 벤처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교보증권·삼성증권 증권사들이 올해 들어 금융감독원에 신기술사업금융업을 연이어 신청하며 벤처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교보증권·삼성증권

증권사들이 벤처투자를 새 먹거리로 점찍고 금융당국에 신기술사업금융업을 잇따라 신청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올해부터 비상장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단순 투자를 넘어 체계적인 투자를 진행해 수익원을 다각화할 전망이다. 금융당국도 증권사의 벤처 투자 활성화를 지원하는 등 모험자본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올해 상반기 금융감독원에 신기술사업금융업을 등록할 예정이다. 신기술사업금융업은 신기술 기반의 중소·벤처기업에 투자와 융자를 지원해주는 여신전문금융업을 뜻한다. 증권사가 이 라이선스를 등록하면 벤처캐피탈(VC) 자격으로 투자를 할 수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연간 기준 순이익이 전년보다 24.6% 증가한 104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하며 호조를 보인 만큼 올해 VC 투자와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에 진출해 영업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앞서 업계에는 이달 안에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초 목표였던 상반기 안으로 등록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지난 1월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완료했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미 계열사인 삼성벤처투자가 신기술사업금융업자로 등록돼 있었지만 삼성증권도 뒤늦게 자체적으로 라이선스를 얻었다. 벤처투자에 있어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예고한 것이다. 삼성증권은 그동안 국내 주요 VC를 대상으로 기업공개(IPO) 포럼을 개최하는 등 유망 중소기업 발굴에 힘써왔다.


흥국증권도 지난달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 절차를 마무리했다. 흥국증권은 작년부터 사업 확장 계획에 따라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추진해왔다. 지난 2017년 특허 전문가를 영업해 업계 최초로 지적재산권(IP) 투자팀을 설립하는 등 관련 사업 강화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일환에서 비롯됐다. 이번 라이선스 취득에 따라 흥국증권은 IP 분야와 벤처사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할 전망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016년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확대를 위해 금융투자업자에도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허용했다. 현재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등록을 마친 상태다.


증권사들은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받지 않아도 벤처투자가 가능하다. 다만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을 결성한 뒤 조합원을 모집해 직접 운용할 수 있다. 이 조합은 정부의 정책자금을 출자 받을 수 있고 투자지분의 수익에 대해 세제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창업투자전문회사는 7년 이내 중소기업에만 투자할 수 있는 반면 신기술사업금융사는 관련 제한이 없다.


특히 증권사들이 올해 연이어 신기술금융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과열되는 업계 경쟁 속에서 벤처투자가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증권사 입장에선 투자은행(IB) 부문 비중이 높아진 가운데 유망한 VC와 일찍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 선점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금융위원회도 지난 1일 증권사의 기업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해 기업금융업무와 중소기업 대출 범위를 확대하기로 하는 등 증권사의 벤처 투자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반면, 중소·혁신에 대한 자금 공급은 많이 부족한 수준이라서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관련 정책을 손질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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