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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 박현주, 자본금 100억원으로 미래에셋 몸집 ‘1700배’ 키워

‘승부사’ 박현주, 자본금 100억원으로 미래에셋 몸집 ‘1700배’ 키워

기사승인 2021. 03. 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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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창업 25년, 박현주의 빛과 그림자]
작년 3분기 기준 자기자본 17조원대
고객자산 540조원…재계 순위 19위
증권·운용·보험 계열사 자본시장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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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을 통한 성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이다. 1997년 자본금 100억원으로 자본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미래에셋의 몸집은 23년(작년 3분기 기준)이 흐른 지금 1700배 커졌다. 자기자본만 17조원대, 고객자산은 540조원에 이른다. 5년 전, 대우증권 인수로 재계순위 19위 금융그룹으로 우뚝 섰다. 제조업 기반이 아닌 순수 금융회사가 재벌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남이 가지 않는 길을 주목했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기에 가능했다. 박 회장은 증권맨에서 오너가 된 ‘자수성가형 CEO’다. 그의 승부사 기질과 자본시장의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 감각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의 작년 3분기 기준 자기자본(38개사, 특수목적법인 포함)은 17조5000억원이다. 1997년 자본금 100억원에서 시작한 미래에셋은 24년 새 1700배 대폭 성장했다. 9명이던 미래에셋 직원(국내외)은 1만명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은 IMF 위기 속에서 꽃을 피웠다. 박 회장은 코스피지수가 300포인트까지 고꾸라지자 도리어 집중적인 투자 시기로 봤다. 국내 1호 자산운용사(미래에셋투자자문)를 설립한 뒤 증권업에 진출했고, 보험사와 증권사를 인수해 사업을 확장했다. 박 회장은 공격적인 투자와 해외시장 개척으로 주요 계열사들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 시켰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해 3분기만에 세전이익 1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도 전체 수익 규모를 넘어선 수치로, 그룹 설립 후 최고 실적이다.

가장 괄목적인 성장을 한 곳은 미래에셋대우다. 전신인 미래에셋증권은 1999년 설립 후 16년간 자기자본 규모가 국내 5위권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5년, 박 회장의 ‘통 큰 베팅’으로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한 뒤 단숨에 국내 최대 규모의 증권사로 거듭났다.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작년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미래에셋그룹의 모태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998년 국내 최초 뮤추얼 펀드인 ‘박현주 1호’를 선보이며 간접 투자 시장의 개막을 알렸다. 적립식 투자문화를 내세우며 국내 자산운용업의 흐름을 주도했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 처음으로 홍콩에 해외법인을 설립해 인도, 싱가포르 등 해외영토를 적극적으로 넓혔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운용 중인 자산 202조원 중 절반이 넘는 규모가 해외 투자 자산이다. 작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96% 증가한 2564억을 기록했다.

박 회장의 도전사(史) 중 하나인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매출 증가에도 영업비용 탓에 당기순이익이 소폭 줄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 감소한 921억원을 거뒀다. 매출액은 3조5190억원으로 3.5% 늘었고, 영업이익은 1319억원으로 6.4% 증가했다. 박 회장은 2005년 SK생명을 1600억원에 인수하고 미래에셋생명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는 퇴직연금 시장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을 예견했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시장의 전통 강자다.

그는 아직 성장에 목마르다. 창업 당시 목표는 ‘아시아 1위’다. 이를 넘어 그룹 중심축인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2025년 ‘글로벌 톱티어 IB’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국내외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다. 또, 성장을 위해선 보다 수익성 있는 자기자본 활용을 통해 ROE(자기자본이익률)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의사결정 권한이 집중된 박현주 회장 1인 지배체제에서 비금융 자회사에 대한 내부거래 이슈가 불거지는 만큼, 박 회장이 향후 이 문제를 어떻게 풀지가 관건”이라면서 “그동안 쌓아온 투자전문가로서의 노하우와 업계를 선도하는 각 계열사들의 역량을 결합해 국내외 자본시장에서 어떤 새로운 동력을 구축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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