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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코스피 3000’ 韓 증시 저평가 국면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 [세계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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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3-03 06:00:00 수정 : 2021-03-02 19: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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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참여 늘면서 활력 더해져
개인투자자의 참여 확대도 돋보여
장기적으로 미래가치에 집중해야

상승국면서 10∼15% 조정 늘 있어
산업 포트폴리오·실적 개선 긍정적
박스권 탈피 당분간 상승 이어질 듯

개미들에 공매도는 기울어진 운동장
정책 당국·기관의 엄중한 감시 중요
투자 실력체크 시스템 9월 개통 목표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장 집무실에서 열린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코스피 3000 시대’의 의미와 향후 전망 등을 설명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코스피 3000 시대에 대해 “대한민국 증시가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나타내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나 회장은 최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처럼 기업 포트폴리오가 잘 짜여 있는 나라는 드물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특히 “증시의 빠른 회복 국면에서 돋보이는 건 개인투자자의 참여 확대였고, 특히 20∼30대의 참여가 늘면서 시장의 활력이 더해진 측면이 있다”며 “스마트한 개인 투자자의 시대로 전환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나 회장은 이른바 ‘동학개미’들의 금융투자 역량 강화를 위해 일반인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금융투자 능력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금융투자 테스트’를 올 9월 안으로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나 회장은 증권가를 대표하는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대신증권에 공채로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지낸 골수 대신증권맨이다. 88년도 증시 호황,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신종 코로나감염증 바이러스(코로나19), 코스피 3000 시대 등 한국 증시의 산증인이다. 민간 출신 협회장으로 취임 초기 어수선하던 조직 분위기를 잘 추스르면서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나 회장과의 인터뷰는 지난달 18일 오후 2시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장 집무실에서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했다. 부족한 부분은 서면 인터뷰 형식으로 추가했다.

아래는 나회장과 일문일답.

―새해 코스피 3000시대를 열었는데.

“10년 동안 박스권에 있다가 돌파했다는 것으로 의미가 크다. 이전 매물들을 모두 소화하면서 최소한 이전에 샀던 사람은 수익이거나 본전 이상이라는 뜻이다. 증시의 빠른 회복 국면에서 돋보이는 건 개인투자자의 참여 확대다. 특히 20∼30대의 참여가 늘면서 시장의 활력이 더해진 측면이 있다. 새로 증시에 진입하는 상당수 투자자들은 이전과 다르게 적극적으로 투자 대상 기업과 관련한 산업 자료를 분석하는 등 ‘스마트 투자자’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증시의 장기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다만, 자본시장을 통한 투자는 해당 기업과 산업의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므로 지나치게 단기적 이익에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가져갔으면 좋겠다.”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나.

“우리나라처럼 기업 포트폴리오가 잘 짜여 있는 나라는 드물다. 산업화 과정에서는 중화학, 철강, 자동차 등 전통산업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혁신기업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에서는 자동차 분야의 전기차와 LG화학 배터리처럼 전통산업이 잘되고, 인터넷 기업도 많이 성장했다. 훌륭한 혁신기업도 많이 탄생한다. 그동안 (한국 시장에 대한) 저평가 시대가 지나고 제대로 평가를 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상승추세는 이어질까.

“박스권에서 상향돌파했기 때문에 웬만한 악재가 있지 않는 한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상승 국면에서 10∼15% 조정은 늘 있는 것이지만 유동성도 풍부할뿐더러 앞으로 산업 포트폴리오와 기업실적도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현 시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개인들이 융자를 과도하게 받아서, 즉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단기간의 시간으로 대응하는 것은 위험하다. 주가는 단기로는 예측할 수 없다. 늘 장기로 생각하고, 큰 레버리지 사용하지 말고, 자신이 갖고 있는 범위에서 해야 한다. 현재 증권사 신용융자가 20조원에 달한다. 자기자본 100%까지 융자할 수 있는데 이를 초과한 증권사도 있다. 분명 과열 신호다.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와 자산배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 경제의 흐름에 따라 각 자산군의 수익률이 달라지므로 부화뇌동하지 말고 위험이 한쪽에 쏠리지 않도록 적절한 자산배분이 필요하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 4000선으로 나아가려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가 그렇듯이 코스피 3000은 대한민국 증시가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나타내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아직 먼 목표처럼 여겨지지만 4000이라는 숫자는 선진 증시 혹은 코리아 프리미엄의 형성으로 평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금융투자협회 입장에서는 특정 지수를 목표로 삼기보다는 선진 증시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들을 살펴보고 지원하려고 한다. 스마트한 개인 투자자를 위한 대고객 서비스를 확대하고 시장 고도화에 필요한 제도 개선 지원 등을 해나가겠다.”

―우리 금융투자업계 강점과 약점, 잠재력은.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지 이제 13년째를 맞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제 막 전환점을 돌아 새로운 도약을 앞에 두고 있는 것 같다. 증권사의 수익구조가 다변화하고 있고 영업이익의 규모도 크게 증가하였다. 특히 대형 투자은행(IB)의 성장에 따라 글로벌 경쟁력도 성장하고 있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빅딜’의 경험 부족에 대한 부분도 곧 불식될 것으로 생각된다. 직접 투자가 늘어나면서 주식형 공모펀드의 인기가 줄었다고는 하나 펀드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도 특징적인 상품 등을 출시하고 있다. 당장은 어렵지만 최근 펀드들의 성과가 주목받으면서 공모펀드의 인기도 다시 회복되리라 기대한다.”

―공매도 5월 부분 재개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공매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시장참여자별로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 외국계는 공매도 길게 금지하는 것에 불만이 많다. 다른 나라는 재개하거나 아예 공매도를 그대로 유지한 곳이 많다. 외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평가 된 걸 ‘숏’하려 하는데 막는다고 생각하면서 수요가 줄 수 있다. 결국 글로벌로 봐서는 우리 증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셈이다. 그렇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생각하기에 공매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투자자 간 형평성이 중요한 만큼 글로벌 정합성도 중요하기에 시장 참여자간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입장 차이를 좁혀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책 당국과 관련 기관도 불법 공매도에 대한 엄중한 감시에 나서기로 했고 처벌도 강화하는 한편 개인 투자자의 참여 방안도 마련하였으니 좀더 차분한 마음으로 지켜보았으면 한다.”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예를 보면 수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시가 성장했다. 주가지수 그래프가 계속 우상향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므로 굳이 직접 투자하지 않더라도 펀드에 장기 투자하면 성공적인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다. 401k와 같은 연금의 성공도 그에 기반을 둔 바가 크다. 국내에서는 현재 퇴직연금제도가 운영되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낮은 수익률이다. 확정급여형(DB)뿐만 아니라 본인이 직접 운용해야 하는 확정기여형(DC) 가입자의 경우도 대부분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선택하여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있다. 가입자의 별도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연금상품을 편입하도록 한 디폴트옵션이 도입된다면 이 문제가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퇴직연금 운용대상을 좀 더 넓히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퇴직연금 운용상품에 ETF가 허용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노후대비를 위한 제도인 만큼 신중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운용 상품의 폭을 정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증권거래세와 주식 양도소득세는 어떻게 개선돼야 하나.

“자본시장의 과세체계에 대한 접근은 투자자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 조세 중립성과 형평성, 국제적 정합성 등에 부합할 수 있도록 하고 복잡한 체계를 일원화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금융투자소득 개념이 도입되면서 그 단초가 마련됐다. 손익통산과 이월공제가 허용되었고 상품별로 부과되던 과세 체계가 일원화되면서 상당부분 투자자에게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증권거래세의 완전 폐지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 시행시기가 남았으므로 지속적으로 건의할 생각이다. 아울러 장기 보유에 따른 세제 혜택 등이 부여된다면 장기 투자 문화 정착과 시장 건전화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 역점 사업은.

“개인들이 스마트폰으로 투자 상품에 대해 본인이 투자에 적합한 사람인지, 실력은 어느 정도 되는지를 체크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투자 테스트’ 시스템을 올 9월 개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담=이천종 경제부장

정리=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1960년 전남 나주 출생 ●조선대 기계공학과 졸업 ●1985년 대신증권 공채 12기 입사 ●1997년 대신증권 강남지점장 ●2008년 대신증권 리테일사업본부장 ●2010년 대신증권 부사장 ●2012년 대신증권 대표이사  ●2020년 제5대 금융투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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