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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연태 농업정책보험금융원장 “농식품 분야 모태펀드 운용 ‘유니콘기업’ 탄생 도울 것” [세계 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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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1-17 18:53:21 수정 : 2020-11-17 22: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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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연태 농업정책보험금융원장
농식품·벤처업체 사이 징검다리 역할
농업정책보험 등 금융분야 전반 총괄
펀드액 1조3448억… 투자기업 441곳
기업 매출·고용증가 등 성장 큰 기여
농업보험 보상 다양화해 선택권 보장
손해평가 검증조사 도입 공공성 강화
지원센터도 첫 삽… 업무 효율성 높여
농업인 자부심 갖는 나라 밑거름될 것

“저희 조직은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조성한 농식품분야 모태펀드를 운용·관리하고 있습니다. 벤처업계의 소외분야인 농식품경영체와 벤처업체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시면 돼요. 농식품 펀드 투자기업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할 계획입니다.”

‘기업 투자’는 전혀 낯설지 않지만 ‘농식품분야에 투자한다’는 말은 어색하게 들린다. 농식품 하면 농촌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을 떠올리며 막연히 성장성이 낮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과연 그럴까.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은 모태펀드를 통해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유통 플랫폼 마켓컬리에 60억원을 투자했다. 마켓컬리는 농금원 투자를 바탕으로 지난해 매출액 374억원을 달성, 전년(157억원) 대비 138.2% 성장하는 쾌거를 이뤘다.

농금원은 모태펀드 운용 외에도 농업 관련 금융 전반을 총괄한다. 대표적으로 농업정책보험이 있다. 농업인들이 보험에 가입하면 피해를 입었을 때 보상해주는 제도로, 자연재해 피해를 보상해주는 농작물재해보험과 가축재해보험이 핵심이다. 올해처럼 태풍·장마 피해가 막대할 때 농민들이 기댈 든든한 언덕인 셈이다.

농금원은 농식품경영체에 지원된 25조6000억원의 대출금도 관리한다. 대출금이 정책 목적에 맞게 사용됐는지, 회수는 잘 이뤄지는지 등을 검사하는 역할이다. 검사 대상 기관은 농협·수협·산림조합에 농업정책자금을 취급하는 일부 시중은행까지 총 2000여곳이다.

지난 2월 제6대 농금원장으로 취임한 민연태 원장은 농림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27년간 농업 문제에 천착한 농업 전문가다. 2009년 ‘한국농업 성공의 길, 지식과 혁신’이라는 저서를 내놓았다. 취임 9개월째에 접어든 그는 농금원을 기술과 자본, 정책금융을 결합한 종합서비스 제공조직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매일 꼭두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한다. 지난 13일 민 원장을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만났다.
 

―올해 장마와 태풍으로 농업인들의 피해가 컸다. 농금원이 관리하는 농업정책보험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달라.

“농업정책보험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보상해주는 농작물재해보험과 가축재해보험, 농작업 중 재해로 인한 피해를 보상해주는 농업인안전보험과 농기계종합보험 네 가지로 나뉜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사과, 벼 등 67개 작물을, 가축재해보험은 소, 돼지 등 16개 축종을 대상으로 한다. 농업인안전보험은 농업인과 농작업 근로자가 보험 대상이며 농기계종합보험은 경운기, 콤바인 등 12종의 농기계 파손 등을 보장해준다.”

―가입률은 어떤가.

“농업정책보험에서 농업인이 부담하는 금액은 20% 정도다. 50%는 정부가, 30%는 지자체에서 지원한다. 가입률은 지난 9월 말 기준 42.2%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벼 가입률은 54.3%를 기록해 처음으로 50%를 넘었고 사과 가입률은 90.3%나 된다. 다만 재해위험이 낮은 경우, 소농 비중이 높은 경우 등 여러 이유로 가입률이 저조한 품목도 있다. 향후 보험 상품을 다양화해 가입률이 오를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나갈 계획이다.”

민연태 농업정책보험금융원장이 농식품 분야 유니콘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재문 기자

―향후 농업정책보험을 어떤 식으로 발전시킬 계획인지.

“크게 네 가지를 추진하고자 한다. 보상수준을 다양화해 농가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보험요율 산정을 읍면단위로 세분화하는 게 첫 번째다. 현재 시군단위로 요율 산정이 이뤄지고 있는데, 최종적으로는 농가 단위로 개편하는 게 목적이다. 두 번째로, 보험사업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보험인수와 손해평가에 대한 검증조사 업무도 올해부터 도입하려고 한다. 셋째, 내년부터 양식수산물재해보험 사업관리 업무도 새롭게 맡는다. 농업분야뿐 아니라 수산분야까지 맡게 된 만큼 농림수산분야 정책보험 종합관리기관으로 성장시키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재해피해 등 데이터를 지리정보로 구현한 통계자료를 만들어 농업정책보험을 빅데이터 기반의 보험으로 도약시킬 계획이다.”

―농식품 모태펀드 운용·관리 업무도 맡고 있다.

“모태펀드는 농식품경영체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2010년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에서 조성했다. 우리가 관리하는 모태펀드는 모(母)펀드로, 경영체에 직접 투자하는 자(子)펀드에 출자를 진행한다. 펀드 조성 업무 외에도 농식품경영체가 사업설명회 등을 개최해 투자유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경영·기술 분야에 대한 전문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 투자유치 및 수익창출에 필요한 사항들을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모태펀드 운용 10년의 성과가 궁금하다.

“현재 농식품 모태펀드 조성액은 1조3448억원이다. 이 중 441개 기업에 8821억원을 투자했고 19개 회사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최근 청산한 9개 펀드는 평균 수익률이 48%나 된다. 타 산업 분야 대비 우수한 실적이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건 농식품 펀드가 농식품경영체 성장에도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농식품 펀드 투자기업의 평균 매출증가율과 고용인원 증가율은 각 24.4%, 17.7%인데 이는 동 산업 과거 연평균 매출증가율(13.3%)과 고용인원 증가율(0.1%)을 크게 상회한다.”

―최근 모태펀드 투자지원센터도 설립했다고 들었다.

“지난 5일 첫발을 뗐다. 지금까진 업체별, 지원 단계별로 투자지원 업무가 분리돼 있었는데 이를 원스톱으로, 또 맞춤형으로 지원하고자 투자지원업무를 총괄하는 투자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센터 이름은 국민 참여제안을 통해 ‘가온누리 인베지움’으로 지었다. ‘세상의 중심’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 가온누리에 투자(Investment)와 박물관(Museum)을 더했다. 투자에 관한 모든 것이 모여 있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가온누리 인베지움은 어떤 역할을 하는 건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투자를 받는 농식품경영체를 발굴하고 이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둘째, 이미 투자받은 경영체에는 성장단계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실시한다. 이때 추가 자금이 필요하면 펀딩도 해줄 계획이다. 셋째, 센터 내에 ‘영파머스지원단’을 조직해 청년농업인을 발굴한다.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있어야 청년이 농식품 분야에 유입될 수 있기에 유능한 청년농업인을 성장 단계에 맞게 지원해줄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농식품 분야 유니콘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겠다.”

―올해 코로나19로 투자환경이 녹록지 않은데 농식품 분야는 어떤가.

“당연히 타격이 있다. 지난해 모태펀드 총 투자액이 1161억원이었는데, 올해는 910억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내년에 지원할 펀드 규모를 역대 최대인 1807억원으로 편성했다. 연평균 결성액이 1164억원인데, 이보다 600억원 이상 많은 수치다. 내년에는 세컨더리 펀드(이미 투자한 벤처의 주식을 매입해 수익을 창출하는 펀드)도 조성해 농식품 분야 회수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려고 한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뒷받침하면서 농식품경영체의 성장도 견인하는 것이다.”

―향후 농금원을 어떤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인지.

“정책자금 관리 업무의 핵심은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정책자금이 목적에 맞게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에 현장검사를 더 강화하려고 한다. 현재 검사 대상기관 약 2000개소에 대한 1회전 현장검사 주기가 5.7년인데 내년까지 5년 이내로 단축할 것이다. 또 대출기관이 스스로 정책자금 관리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자율점검제도와 모니터링 시스템을 고도화해 부정수급이 이뤄질 때 즉각 조치할 수 있게 하겠다. 마지막으로 농림부의 공공데이터 정보가 대출기관의 대출심사시스템에 자동 연결되도록 해 수기입력의 허점으로 발생하는 부당대출을 원천 차단하겠다.”

―마지막으로 농업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올해 장마와 태풍, 그리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공급해주신 농어업인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지면으로나마 전한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농어업에 달려 있다’는 각오로 농어촌이 잘사는 나라, 농어업인이 자부심을 갖는 나라를 만드는 데 농금원이 제 역할을 다하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민연태 농업정책보험금융원장은 ●전남 영암(59) ●고려대 경영학과(학사) ●서강대 경제학과(석사) ●행정고시 37회 ●농림부 행정사무관 ●농림부 경영인력·축산정책·식량정책과장 ●농림부 대변인 ●농림부 축산정책국장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 ●농업정책보험금융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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