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22일 07:00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해외투자 확대하는 KB인베스트먼트, 글로벌플랫폼 후속 펀드 조성
KB금융 계열의 벤처캐피탈(VC) 회사인 KB인베스트먼트(이하 KB인베)가 인도 및 동남아시아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펀드를 대폭 확충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 스타트업에 대한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이뤄질 내년에 대비해 투자 자금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21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KB인베는 최근 인도 스타트업에 주력 투자하는 1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5월 KB금융그룹이 조성해 KB인베가 운용하는 2200억원 규모의 'KB글로벌플랫폼 펀드'의 후속펀드다. 최근 이 펀드가 전체 펀드의 60% 수준으로 설정한 인도·동남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마무리하면서 약 1년 만에 후속 펀드 결성에 나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인도네시아 최대 국영 통신기업 텔콤 산하 MDI벤처스와 공동 운용 중인 3000만 달러(약 360억원)센타우리 펀드를 1억 달러(약 1200억원)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KB글로벌플랫폼펀드가 펀드오브펀드(재간접투자) 방식으로 해외 투자분 일부를 출자해 만들었다. 모(母)펀드인 글로벌플랫폼펀드의 후속 펀드와 합하면 올해 하반기에만 2000억원에 육박하는 해외펀드를 새롭게 조성하는 셈이다.

KB인베가 인도, 동남아시아 등 해외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올해 연말과 내년이 아시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KB인베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 신흥국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이런 때 저평가된 우량 물건을 발굴할 수 있고 뻐르게 현지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펀드들은 코로나19 이후 성장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비대면 모바일 서비스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Software as a Service)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 가운데 추가적 자금 투자가 필요한 기업에 대한 후속투자에도 나설 계획이다.

KB글로벌플랫폼펀드는 베단투(온라인 교육), 팜이지(의약품 플랫폼), 파아이(물류소프트웨어)등 다수의 인도 스타트업과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 등 다양한 산업에 투자했다. 센타우리 펀드는 인도네시아 인슈어테크(보험) 스타트업 코알라 등 핀테크, 빅데이터 관련 기업에 투자했다.

KB인베 관계자는 "인도와 동남아 모두 본격적으론 처음 투자하는 시장들이었지만 현지 및 글로벌 운용사들과 함께 다수의 우량 투자건을 발굴하는 등 성과가 적지 않았다"며 "후속 펀드를 통해 해외 투자의 수익성과 역량을 함께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