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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파티 계속...코스닥벤처펀드도 ‘축포’


입력 2020.08.18 05:00 수정 2020.08.15 07:29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3개월간 876억원 순유입, 1년 수익률 35.32%...국내 주식형보다 높아

하반기 대형주 장세 가능성 솔솔...“흐름 짧을 것, 조정을 매수 기회로”

앞서 국내 증시는 지난 3월 19일 개장 이후 장중 동반 8%대 폭락(코스피 1500선, 코스닥 500선 붕괴)하자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코스피, 코스닥 동시 발동됐다. 코스닥지수는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이날보다 약 100% 상승했다.ⓒ뉴시스 앞서 국내 증시는 지난 3월 19일 개장 이후 장중 동반 8%대 폭락(코스피 1500선, 코스닥 500선 붕괴)하자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코스피, 코스닥 동시 발동됐다. 코스닥지수는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이날보다 약 100% 상승했다.ⓒ뉴시스

코스피·코스닥 시장이 유동성 랠리를 펼치면서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폭발적인 매수세가 성장성으로 대표되는 코스닥시장에 유입된 덕분이다. 다만 가치주가 반등하는 등 변화의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하반기 대형주 장세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성장주가 유망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코스닥벤처펀드 13개에는 최근 3개월 동안 876억원이 흘러들어왔다. 최근 1주일 간 44개 테마별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잇따랐지만 코스닥벤처펀드에는 274억원이 유입됐다. 공모주펀드(1100억원), ETF(국내주식) (723억원), 금펀드(314억원) 다음으로 설정액이 늘었다.


이러한 자금 유입은 최근의 수익률 호조세에 따른 것이다. 코스닥벤처펀드 13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35.3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 32.03%를 웃도는 수준이다. 코스닥벤처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23.83%로, 역시 국내 주식형펀드(10.39%)를 훌쩍 뛰어넘는다.


상품별로 보면 1년 간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증권투자신탁 1[주식]A’가 가장 높은 67.7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KB코스닥벤처기업소득공제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A-E’(55.56%), ‘KB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 2(주식혼합)A’(55.30%), ‘미래에셋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54.53%) 등도 50%가 넘는 수익을 거뒀다.


코스닥벤처펀드의 수익률 상승에는 코스닥 활황이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증시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며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코스닥의 경우 코로나 최저점(419pt) 대비 약 100% 상승했다. 미국 나스닥을 웃돌며 전 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다.


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동학개미운동’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낸 개인투자자들이다.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5조7518억원, 1조8325억원 순매도했다. 반면에 개인투자자는 10조2370억원 순매수했다. 특히 올해 코로나 사태로 헬스케어 산업 등 성장주가 부각되며 개인들이 관련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코스닥150헬스케어지수는 연초 대비 83% 이상 치솟은 상태다.


정부는 지난 2018년 4월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의 하나로 코스닥벤처펀드를 출시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전체 투자금 중 50% 이상을 코스닥 및 벤처기업에 투자하면 세제 혜택과 함께 코스닥 신규 상장 기업의 공모주 물량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SK바이오팜 효과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코스닥벤처펀드 투자에도 활기를 불어넣었다.


또 정부의 정책 지원에 따라 추가 상승 여력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정부는 앞서 경기 침체 극복과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한국판 뉴딜의 민간 참여 촉진과 벤처·스타트업 활성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책 모멘텀이 또 다른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최근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으로 인한 금리 반등에 소외받아온 가치주가 반등하면서 성장주 등 중소형주의 상대적 랠리가 끝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앞서 금융위기 이후인 지난 2009년 3월에도 중소형주 싸이클은 3개월이었다. 2009년 6월 이후 연말까지는 대형주 장세가 이어졌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와 가장 유사한 국면은 2009년 3월로, 코스피 저점 형성 후 중소형주 랠리가 왔고 이후 대형주로 바톤터치가 나타났다”며 “바톤터치 주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순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증가 속도가 코스닥보다 빠르고, 3분기부터 반도체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증가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하반기는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의 반등이 추세적인 변화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가치주나 경기민감주의 강세가 계속될 가능성은 있지만 그 흐름은 짧을 것이란 예상이다. 시장의 색깔과 흐름을 완전히 바꾸기엔 무리로,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성장주가 매력적이란 평가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막대한 유동성의 영향으로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주식시장이 전개되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지만 추세적인 변화는 아닌 만큼, 배트를 짧게 잡고 단기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 연구원은 “성장주의 조정이 나타나면 중장기적인 관점에선 오히려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결국 향후 주도주는 우량한 성장주”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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