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벤처기업 자금 조달의 '뉴노멀'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2 18:26

수정 2020.08.12 18:26

[특별기고] 벤처기업 자금 조달의 '뉴노멀'
코로나19가 저성장·저물가 뉴노멀과 결합하면서 현 세대는 글로벌 경제성장률 마이너스라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지금의 상황을 미국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가 언급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에 비유,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당분간 그 여파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는 기업들에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영역 한계를 극복하고 언택트 플랫폼이라는 혁신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해 주고 있다.

언택트 플랫폼은 네이버, 카카오, 넷플릭스 등 이미 우리 생활 속에서 자리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들이 주는 편리성과 가치를 체험하면서 살고 있다. 언택트 플랫폼 분야 성장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1·4분기 신규 벤처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했다. 반면 언택트 분야 벤처투자는 21.7% 증가했다고 중소·벤처업계는 전하고 있다. 이러한 언택트 플랫폼으로의 전환이 기업의 사업영역에만 해당되겠는가. 기업들의 사업 영위를 위한 자금조달 분야에서도 언택트 플랫폼의 적용과 확장이 필요하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해서 죽음의 계곡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는 플랫폼이라는 만남의 광장을 통해 투자자와 만나는 것이 더더욱 절실하다. 자금이 필요한 회사든 자금 공급자든 모든 참여자들은 플랫폼을 잘 활용하면 각개전투로 상대방을 탐색할 때보다 비용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상대방과 만날 수 있고 나에게 가장 적합한 상대방을 고를 수도 있다. 참여자가 많을수록 누릴 수 있는 비용절감 효과는 더 커지기 마련이다.

부산시와 금융투자협회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공동으로 자금수요자(기업)와 공급자(투자자)의 탐색비용을 줄여주고 적합한 투자 파트너를 만날 수 있도록 투자기반 플랫폼 MUST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 언택트 IR을 병행하고 있다.

MUST가 다른 자금조달 플랫폼과 가장 차별되는 요소는 투자 파트너로 증권회사와 자산운용회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창업(Start-up), 성장(Scale-up), 성숙(IPO) 등 성장단계별 맞춤형 자금조달이 가능할 뿐 아니라 회사가 가진 기술력과 성장속도에 따라서는 IPO로 직행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위원회도 올해 3월 자본시장이 기업 성장단계별로 맞춤형 자금조달 기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증권회사 액셀러레이터 겸업 허용, 증권회사 벤처대출 겸영 허용 등을 포함하는 혁신금융 활성화 정책과제를 발표함으로써 MUST 활동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더불어 협회는 상장 전에 초기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도록 제도화된 장외시장인 K-OTC 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이 K-OTC에 지정될 경우 투자자들은 원하면 언제든지 시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그야말로 초기투자와 IPO 사이에 투자금 회수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역할이 투자활성화에 상승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넥스트 뉴노멀 시대에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이 효율적이면서 원활하게 자금을 공급받기 위한 자금조달 혁신의 출발점이 바로 투자기반 플랫폼 MUST와 K-OTC 시장 활용이 아닐까 단언해 본다.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은 자금조달 고민을 협회와 함께 함으로써 자금줄을 뛰어넘는 금줄을 잡기를 희망한다.

이승정 한국금융투자협회 부산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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